[시선집중][사이시옷] 마약사범들만 모아 놓은 구치소 '뽕방'의 충격적 실태는?

2024. 3. 2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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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형 변호사>
- 마약 재발 방지 교육, 민방위 훈련 같아.. 전혀 도움 안 돼
- 구치소, 다른 사람 오염 방지 위해 마약사범들만 따로 수용
- '뽕방'에 수용된 마약사범들, 오히려 마약 배우고 나와
- 책에 마약을 적셔서 구치소에 반입했던 사례도.. 현재는 외부 책 반입 금지
- 마약사범들, 수감돼 있는 동안 마약 치료는 전혀 안 돼
- 경찰, 마약 사건 증거 얻기 위해 자백 강요하는 경우도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안준형 변호사


◎ 진행자 > 각을 틀어가지고 저희가 저번에 모셔서 쭉 이야기를 하면서 여쭤보고 싶었는데 사실 시간 문제 이런 것 때문에 여쭤보지 못한 게 몇 가지가 있는데 보통 단속을 하고 검거를 하고 처벌을 한다, 좋죠. 근데 그거 말고 사실은 그 뒤에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가 또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안준형 > 그렇죠.

◎ 진행자 > 그래서 바로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검거가 되고 법원의 어떤 판결을 받은 마약사범들은 그 뒤에 주로 어떤 식으로 관리라는 표현을 써야 될지 어떨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고 있는 겁니까?

◎ 안준형 > 정부도 관리를 완전히 안 하는 것은 아닌데요. 흔히 마약 재발 방지 교육 이라는 게 있고요.

◎ 진행자 > 교육.

◎ 안준형 > 교육이라는 게 굉장히 좀 효과가 없어요. 그냥 사람들 모아놓고 마약 관련 이런 영상 같은 거 틀어놓는 거예요. 우리가 흔히 민방위 훈련같이

◎ 진행자 > 마약하면 이렇게 위험하고 한 번 빠지면 헤어나가기 어려우니까 경각심을 일깨운다.

◎ 안준형 > 사실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교육이고요. 또 하나 하고 있는 건 보호 관찰, 마약사범이 재범을 하지 않기 위해서 보호해 주고 관찰한다. 그래서 보호관찰인데요. 이름은 보호관찰인데 사실은 관찰만 이루어지고 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불러서 소변 검사를 해요.

◎ 진행자 > 또 했는지 안 했는지.

◎ 안준형 > 그렇죠. 마약을 다시 투약하는 걸 억제하는 방식으로는 지금 어느 정도 제도가 있긴 하지만 우리가 흔히 중독이라는 말을 굉장히 흔하게 쓰잖아요. 근데 중독이라는 말은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거든요. 그런데 마약사범에 대한 치료나 관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마약을 억제하는 이런 보호 관찰 정도만 이루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 진행자 > 예를 들어서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감된 마약사범들 같은 경우는 치료가 일체 없습니까?

◎ 안준형 > 사실상 거의 거의 없다고 봅니다.

◎ 진행자 > 뽕방이라는 게 있습니까?

◎ 안준형 > 맞아요.

◎ 진행자 > 뽕방이 뭡니까?

◎ 안준형 > 마약 사건 같은 경우는 좀 특별한 게 영화나 드라마를 보셔서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마약사범들은 일단 파란명찰을 달고 다닙니다.

◎ 진행자 > 명찰 색깔이 다릅니까?

◎ 안준형 > 수번이 적혀 있는 명찰이 파란색이에요. 그래서 마약사범이라는 걸 딱 표시를 해주고요. 향방 혹은 약방이라 그래가지고 우리가 흔히들 뽕방이라고 하는 마약사범들끼리 모아놓는 방에서 수용이 되죠.

◎ 진행자 > 마약사범들만 따로 모아놨습니까?

◎ 안준형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왜요?

◎ 안준형 > 표면적인 이유는 구치소에 마약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마약사범들로부터 마약에 대해서 오염될까봐 격리수용을 하는 건데요. 이게 부작용이 또 엄청 많아요.

◎ 진행자 > 어떤 부작용이 있습니까?

◎ 안준형 > 예를 들면 처음 마약을 걸린 초범들 같은 경우에는 뽕방이라는 곳에 들어가면 여태까지 몰랐던 마약 정보에 대해서 너무 많이 배우게 되죠. 그리고 그 안에서 마약 판매자도 만나게 되고 투약자도 만나게 되고 친구도 사귀게 되고.

◎ 진행자 > 그러면 속칭 뽕방에서 만난 인연을 갖고 출소한 다음에 다시 재투약을 하거나 이럴 때 그 인연이 가동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까?

◎ 안준형 > 너무 많아요. 그래서 흔히 구치소에 은어가 되게 많은데요. 그중에 재밌는 은어 중에 출소뽕이라는 은어가 있어요.

◎ 진행자 > 그건 또 뭐예요?

◎ 안준형 > 출소한 날을 기념해서 출소한 날에 다시 마약을 투약하는 거예요. 그런 문화가 있는데 그런 경우도 구치소 뽕방에서 친해진 사람한테 마약을 다시 공급을 받거나 그렇게 이뤄지죠.

◎ 진행자 > 딜레마인 게 그렇다고 일반 사범하고 섞어놓자니 지금 변호사님이 전해주신 대로 다른 사람에게도 연결이 되면 안 되는, 오염되면 안 되는 거니까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그러면.

◎ 안준형 > 사실은 지금 정부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대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현실적인 대안은 구치소에 마약 수용 인원 혹은 그 인력을 늘려서 단순 투약범들 또 초범들 또 개선의 의지가 강한 사람들을 분리해서 따로 수용을 하고.

◎ 진행자 > 똑같은 마약사범이라 하더라도 정도가 다르니까.

◎ 안준형 > 그리고 수용된 과정에서도 구치소 수용 과정에서도 치료 교육 이런 것들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죠.

◎ 진행자 > 혹시, 혹시나 해서 여쭤보는 건데요. 예를 들어서 수감된 마약사범에게 은밀하게 다시 반입이 되거나 혹시 이런 사례가 있습니까?

◎ 안준형 > 그런 사례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어요.

◎ 진행자 > 잠깐만요. 종종입니까?

◎ 안준형 > 우리나라 교정시설이 보안 이런 게 잘 돼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마약이 외국처럼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구조는 아닌데요. 가끔씩 구치소 안에서 외부 사람을 통해서 마약을 팔다 걸리는 케이스들도 있고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몇 년 전에는 책 있잖아요. 책 같은 게 반입될 때 그 책에다 마약을 물에 적셔가지고 말려서 반입해서 문제가 된 적도 있어요.

◎ 진행자 > 무슨 말씀이세요? 그 얘기가. 마약을 푼 물에다가 책을 적셔가지고 그 책을 반입한다.

◎ 안준형 > 네, 그래서 책을 말려서. 그래서 그 책을 한 장 한 장씩 찢어서 먹었던.

◎ 진행자 > 그러면 거기에 마약이 묻어 있으니까.

◎ 안준형 > 네.

◎ 진행자 > 실제 사례입니까? 그게.

◎ 안준형 > 실제 사례고요. 그래서 지금은 마약사범들은 외부에서 책 반입이 아예 금지가 되어 있어요.

◎ 진행자 > 그 사건 이후로.

◎ 안준형 > 네, 그래서 본인이 안에서 출판사에 직접 책을 시켜서는 반입할 수가 있는데 가족이나 친구들 변호사들이 책을 넣어줄 수가 없어요.

◎ 진행자 > 그렇군요.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 안준형 > 그런 일도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수감돼 있는 동안에 마약 치료라고 하는 건 거의 없다.

◎ 안준형 > 전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출소 후 재범률이 상당히 높습니까?

◎ 안준형 > 예, 재범률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 정도까지 보고 있는데요. 특히 필로폰 사범의 경우에 재범률이 되게 많죠. 그런데 이 재범률이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다시 투약하는 비율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다시 투약해서 잡히는 경우만 의미해요.

◎ 진행자 > 그렇죠. 안 잡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까.

◎ 안준형 > 그래서 잡히지 않은 경우까지 감안을 하면 우리나라 교정 시설이 지금 마약 단약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있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렇다. 마지막으로 지금 마약 수사 있잖아요. 이 기법이나 접근 방식은 어떻게 평가를 하세요?

◎ 안준형 > 우리나라 마약 수사도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에요. 이번에 오재원 씨 사건 같은 경우에도 결정적인 증거가 숨겨놓은 필로폰 주사기랑 안경집에서 DNA가 나와서 그 DNA를 오재원 선수랑 일치해서 수사가 된 거거든요. 근데 여전히 과거 방식대로 구태하게 수사를 하는 관행이 남아 있어요.

◎ 진행자 > 구태라면 어떤 겁니까?

◎ 안준형 > 예를 들면 제가 정말 최근에 한 사건인데도 경찰이 피의자를 욕을 한다거나 소리를 지르고

◎ 진행자 > 강압 수사.

◎ 안준형 > 그렇죠. 굉장히 수치심을 주고 협박을 하고 이런 것들을 제 눈으로 목도한 것도,

◎ 진행자 > 왜 자백 안 하냐고.

◎ 안준형 > 그렇죠.

◎ 진행자 > 과학적인 수사 방식으로 많은 증거를 수집해서 수사를 해야 되는데

◎ 진행자 > 자백 내용은 어차피 증거로 채택 안 되지 않습니까?

◎ 안준형 > 그렇지만 마약 사건 같은 경우는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이 조금 어렵고 까다로울 수 있어요.

◎ 진행자 > 증거 수집을 위한 자백.

◎ 안준형 > 그렇죠. 자백을 얻어서 또 그 자백을 통해서 다른 공범이나 증거를 수집하면 수사가 쉬워지죠.

◎ 진행자 > 그렇다. 알겠습니다. 검거를 해서 처벌을 하는 것도 좋지만 문제는 재범률이 높다면 재범을 하지 않도록 치료를 하는 게 사실은 더 근본적인 접근법이잖아요.

◎ 안준형 > 그렇죠. 처벌과 치료는 동시에 가야 됩니다.

◎ 진행자 > 이게 지금 구멍이 너무 뻥 뚫려 있다.

◎ 안준형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결론은 이런 거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변호사님.

◎ 안준형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안준형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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