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패션 경계를 허물다 [아웃도어 장비점 Gray Shop]

조경훈 2024. 3. 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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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은 이상한 동네다. 오래된 철공소와 세련된 식당과 카페가 공존한다. 요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동네에 딱 어울리는 미스터리한 외관을 가진 가게가 있다. 이곳은 최근 아웃도어 업계에서 눈길을 끄는 가게다. 전 세계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들을 취급한다. 아주 독특하다. 이름이 그레이샵GRAY SHOP이다.

스포츠와 패션의 경계를 넘다

그레이샵은 아웃도어 업계에서 또 다른 '개척자'다. 아웃도어 시장이 다시 꿈틀대는 이때 이들이 한국에서 내는 '길'은 독특하다고 할 만하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동시에 "와!" 감탄을 내뱉게도 한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6명의 팀원이 시선을 끄는 작업의 주인공들이다. 이들 작업의 핵심은 '화보'다.

자칫하면 브랜드 카탈로그 수준으로 보여 줄 수 있는 화보가 그레이샵의 손을 거치면 재미난 사진으로 변한다. 스카르파 같은 전통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부터 ARC, 산산기어 등 아웃도어를 기반으로 한 신생 브랜드의 색깔을 덧입히거나 재창조한다. 유행을 새로 만드는 중이라 할 수 있다.

편견을 깨부수다

그레이샵은 '개성 있는' 집단이다. 대중성이 중요한 아웃도어 업계에서 이들의 행보는 독특함을 넘어 신선함 마저 자아낸다. 그들이 만든 작업물 하나하나는 파닥파닥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레이샵은 주로 '자연의 스포츠'와 '도시의 패션'을 다룬다. 과거의 나는 스포츠와 패션을 물과 기름 같은 관계라 여겼다.

스포츠 패션에 대한 나의 생각은 '슈퍼갈 때 입는 츄리닝', '기능성과 실용성만 좋은 후줄근한 옷'…등, '촌스럽다!'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레이샵은 이러한 나의 편견을 멋지게 깨부쉈다.

그들이 보여 주는 스포츠 패션은 무언가 남달랐다. 마치 '야! 스포츠 용품도 충분히 멋질 수 있어!'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그레이샵은 잠재력 있는 '멋진' 스포츠 브랜드들을 발굴한다. 해당 브랜드의 아이템을 활용해 색다른 스타일링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독특한 콘셉트의 화보도 촬영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스포츠 문화는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까? 기대감에 자연스레 눈길이 가게 된다.

자연과 도시의 색, GRAY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노출 콘크리트로 된 회색빛 매장이 나타났다. 후각적으로 표현하면 '따스한 쇠냄새'가 나는 독특한 인상이었다. 공사 현장에서 사용되는 아시바가 디스플레이 도구로 쓰이고 있었고, 벽면에는 돌과 이끼, 전선 같은 조형물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알트라, ARC, 요헤미티 같은 다양한 브랜드의 아이템들이 눈에 띄었다. 의류, 신발, 배낭, 에너지젤 등 카테고리별로 잘 분류되어 있었다.

한 선반은 깔끔한 무채색 계열로, 다른 선반은 알록달록한 색상의 제품들로 채워져 있었다. 선반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한가득이었다. 탈의실 옆, 러닝머신이 인상적이었다. 신발을 신고 러닝머신을 뛰며 착화감을 느껴볼 수 있도록 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EDITOR'S PICK

그레이샵에서 만난 멋진 제품들

SOAR RUNNING

Long Sleeve Printed Tech T

봄철에 활용하기 좋은 러닝용 상의. 독특한 프린팅 방식으로 만들어진 주름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TETON BROS

Dulle Cargo Pant

간절기 및 초겨울 산행용으로 적합하다. 기존 티톤브로스의 하의들보다 넉넉한 핏으로 제작되었다.

FREKER

RIP-STOP STRING DAYPACK 18L

패션 브랜드 프리커와 등산 배낭을 만드는 마운틴로버의 콜라보 제품. 18L 용량으로 산행 및 일상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ryaw

LEAF VEIN BAG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 랴우의 가방. 독특한 열 가공 처리 방식으로 인간의 정맥을 형상화했다. MINT GRAY 색상은 그레이샵 한정 상품이다. 양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리버서블 제품.

Dilio

Little Lonely Diffuser Mt Haze

산 지형의 이미지를 본떠 만든 디퓨저 세트. 왼쪽의 모형에 향수를 뿌리거나 오일을 부어 사용한다. 좋아하는 브랜드의 향수나 오일을 사용해 취향껏 사용할 수 있다.

그레이샵 송효진 공동 대표

Mini Interview

그레이샵 송효진 공동 대표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에 주력

그레이샵Gray Shop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 자연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돌'과 도시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콘크리트'의 색인 회색Gray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Gray라는 단어를 통해 자연과 도시, 모든 영역의 '스포츠'를 다루는 곳이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왜 문래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게 되었나요?

▶ 어릴 때부터 문래동을 좋아했어요. 대학생 시절, 강현영 공동 대표와 자주 이곳에서 놀았죠. 저는 문래동 특유의 인더스트리얼한 분위기가 좋았어요. 쇠냄새 나는 철공소 사이사이로 세련된 음식점, 카페가 뒤죽박죽 섞여있는 독특함이 신선했죠.

그레이샵에서 취급하는 브랜드와 제품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 독특함과 개성입니다. 아직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브랜드뿐만 아니라, 특이한 디자인의 제품도 많죠. 편집샵으로서 우리는 생소한 브랜드를 발굴하고, 소개하는데 주력하고 있어요. 요즘 말로 디깅Digging한다고 하죠. 이러한 브랜드들은 기존에 쓰이지 않던 소재를 사용하거나, 특별한 봉제 기법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이러한 것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생각보다 쏠쏠해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 이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은 명확합니다. 바로 '스포츠 문화를 선도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어요. 우선, 온라인 홈페이지의 활용성을 넓히고자 합니다. 온라인 홈페이지를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고 끝나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스포츠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우리가 다루는 스포츠의 영역도 확장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러닝, 하이킹과 같은 액티비티가 우리의 주된 콘텐츠지만, 앞으로는 테니스, 농구 같은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도 관심을 기울이려고 해요.

GRAY SHOP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도림로133길 9 그레이샵

전화번호

0507-1397-1592

영업시간

수요일~토요일 13:00~20:00(매주 일, 월, 화 휴무)

홈페이지

www.grayshop.co.kr

그레이샵이 연출을 맡은 스포츠 브랜드 ARC의 화보.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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