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안전한 고속도로 휴게소를 만들자

이재영 건양사이버대학교 산업안전소방학과 교수 2024. 3.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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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건양사이버대학교 산업안전소방학과 교수

한국 최초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1971년에 개장한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이며, 이후로 70년대에 3개의 간이휴게소가 설치되었다.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는 약 41㎞마다 1개의 휴게소가 분포되어 있으며, 전국적으로 205곳이 운영되고 있다.

고속도로 이용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하루 평균 5.1만 대를 넘어서고 있으며, 고속도로 휴게소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130만 명 이상으로 많은 수의 국민이 고속도로 시설물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고속도로 휴게소는 단순한 휴게 공간이 아닌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나가는 추세다. 그러나 화재 등 위험성 노출에 대한 안전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화재 취약 사각지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은 2018년 4월 한 달간에 걸쳐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93곳을 대상으로 화재안전관리 실태조사를 했다. 점검 결과 절반에 달하는 곳에서 휴게시설 내 증축된 건축물의 외벽이나 칸막이 마감재로 연소 시 유독가스를 발생시키는 스티로폼 등을 활용한 EPS(Expanded Polystyrene)를 건축 마감재로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무단 증축을 한 후 소방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것도 밝혀졌다. 2010년 이후 10년 동안 고속도로 휴게소 관련 화재는 15건 정도로 파악되었다. 가장 최근에는 2021년 9월, 수도권 제1 순환 고속도로 시흥휴게소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화재가 발생한 일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특성상 초기 진압 실패 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21년 1월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에서는 정차해 있던 11t 택배 트럭에 화재가 발생했고, 2020년 9월에는 중앙고속도로 안동휴게소에 있는 주유소에서 LPG 운반 탱크로리 차량이 건물과 추돌하여 불이 나기도 했다. 2019년 4월에는 강원도 고성·속초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동해고속도로 옥계·동해휴게소 매장으로 옮아 붙어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고속도로 휴게소는 휴게소 내·외적으로 다양한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안전성 증대 방안에 대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시설 및 장비 유지 보수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휴게소 시설과 장비의 정기적인 점검과 유지 보수를 수행하여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둘째, 안전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휴게소 직원들에게 적절한 안전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여 사고 예방과 대응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안전한 휴게소 문화를 만들 수 있다. 셋째, 안전시설을 강화시켜야 한다. 휴게소 내에 소화기, 비상 출구, 비상 전력 공급 장치 등의 안전시설을 적절히 배치하고 유지하여 응급 상황에 대비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넷째, 화재 감지 및 경보 시스템 설비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겠다. 휴게소에 화재 감지 및 경보 시스템을 설치하여 조기에 화재를 감지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주기적 점검으로 작동여부를 확인하는 등 철저한 관리감독이 있어야겠다. 다섯째, 안전사고 분석과 개선이 필요하겠다. 발생한 안전사고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개선 조치를 적용함으로써 똑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안전성을 향상시켜야 하겠다. 여섯째, 휴게소 내부의 적절한 통풍 시설을 유지하고 개선하여 환기를 개선하고 유해 물질의 농도를 낮춤으로써 휴게소에서 일하는 근로자 및 이용객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이용할 수 있게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휴게소를 이용하는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필요가 있다. 휴게소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여 안전성을 개선하는 데 활용함으로써 빠른 안전문화 정착이 이루어져야 한다.

안전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사고나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사고 발생 후 대처하고 수습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이재영 건양사이버대학교 산업안전소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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