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르셀로나의 교훈, 혁신기술이 미래다

2024. 3. 21. 23: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통신·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 다녀왔다.

차세대 통신·모바일 기술부터 인공지능(AI)을 융합한 혁신 기술의 향연이 펼쳐졌다.

최근 정부는 R&D를 퍼스트무버형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혁신선도형R&D' 협의체를 구성하고 AI 반도체, 첨단바이오 등 5대 주요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통신·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 다녀왔다. 차세대 통신·모바일 기술부터 인공지능(AI)을 융합한 혁신 기술의 향연이 펼쳐졌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이어 MWC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역시 AI였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 우리 기업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화웨이 등 글로벌 빅테크 대부분이 AI를 중심으로 부스를 구성했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링’과 같은 온디바이스 AI도 눈길을 끌었다. 이제는 AI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4YFN(4 Years From Now)’ 행사장의 열기가 대단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전 세계 스타트업이 혁신 기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에어비앤비, 왓츠앱 등이 MWC에서 배출한 스타트업들이다.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이들의 성장을 기대하면서, MWC와 같은 기회를 발판 삼아 글로벌시장에서의 성공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우리 젊은 연구자들이 창업으로 성공하는 사례가 지속하면 궁극적으로는 지금 이공계가 겪는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중국 기업의 약진이다. 그간 숫자와 규모로 경쟁했던 중국 기업들이 이제는 기술력까지 갖춘 제품과 서비스로 세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참가 기업 중 최대 규모의 전시관으로 기술력을 과시했다. 화웨이를 비롯한 테크기업들의 고속 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중국은 전략기술 육성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면서 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풀었다.

이 같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더 이상 ‘추격’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게 됐다. 한 수 아래로 여기던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오히려 역전당하는 상황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2022년도 주요 5개국 과학기술 수준 평가 결과에 따르면,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을 100%로 보았을 때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한국 순으로, 중국이 처음으로 한국을 앞섰다.

글로벌 기술경쟁이 국가 간 패권 경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뛰어넘는 투자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보다 세밀한 전략으로 우리 산업을 견고화하고 기술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이에 걸맞은 혁신 연구개발(R&D)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다행히도 대통령실에 최근 신설된 과학기술수석실을 컨트롤타워로 R&D 혁신의 물꼬를 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R&D를 퍼스트무버형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혁신선도형R&D’ 협의체를 구성하고 AI 반도체, 첨단바이오 등 5대 주요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오랜 기간 지적돼 온 R&D 운영의 비효율을 제대로 걷어내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할 혁신 생태계 구축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후발주자로 시작했음에도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추게 된 이유는 혁신 기술에 과감히 투자했던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넘어 안보까지 좌우하는 지금,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위기감을 가지고 핵심기술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