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수님, 부탁드리겠습니다!”…심사위원에 ‘현금 쇼핑백’ 건넸다

김소영 2024. 3. 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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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H 아파트 감리 입찰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돈을 준 감리업체들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이 업체들은 서로 역할을 나눠서 심사위원들과 접촉했는데, 이 과정에서 현금 수천만 원이 심사위원들에게 전달된 정황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소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LH와 조달청이 발주한 아파트 공사 감리 입찰에서 심사위원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 감리업체 대표 김 모 씨.

지난해 4월 붕괴된 인천 검단의 LH 아파트 주차장과 철근이 누락됐던 남양주 아파트 공사를 감리했던 업체입니다.

이 사건을 발단으로 수사가 시작됐고, 검찰은 지난해 감리업체 17곳을 압수수색해 뇌물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 등을 확보했습니다.

김 씨 등 감리업체 관계자들의 로비는 조직적이었습니다.

2022년 가스안전공사의 건설 감리 용역 입찰에 참여하며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김 씨는 심사위원 후보들을 회사별로 할당하고 부서장급이 직접 접촉했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조달청 자문위원이던 국립대 건축공학과 A교수의 연구실을 찾아 "우리에게 1등 점수를 주면 나중에 인사비를 주겠다"며 청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A교수는 입찰 심사에서 김 씨의 컨소시엄에 1등 점수를 줬고, 이후 약속대로 현금 5백만 원이 든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같은 해 국립소방병원 건물 건설 감리 용역 입찰에서는 '인사비'가 더 커졌습니다.

검찰은 A교수가 업체 측에 "자신이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고 연락하자 같은 관계자가 연구실을 찾아 "교수님 부탁드리겠습니다"라면서 현금 2천만 원이 든 쇼핑백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어제(20일)부터 이틀에 걸쳐 또 다른 감리업체들과 직원들을 압수수색하는 등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유현우/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여현수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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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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