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도 쿠세 들통났나?' 日 야마모토 충격의 1회 5실점 강판... 심상치 않은 우려→결국 데뷔전부터 현실이 됐다 [고척 현장]
야마모토는 21일(한국시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 1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야마모토의 평균자책점은 45.00으로 폭등했다. 이날 야마모토의 총 투구수는 43개. 그 중 스트라이크는 절반이 조금 넘는 23개였다.
이날 다저스는 무키 베츠(유격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개빈 럭스(2루수) 순으로 타순을 꾸렸다. 개막전과 동일했다. 선발 투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이에 맞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잭슨 메릴(중견수) 순으로 타선을 짰다. 선발 투수는 조 머스그로브였다. 샌디에이고 역시 개막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활용했다.
야마모토는 1회초부터 그야말로 난타를 당했다. 선두타자 잰더 보가츠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어렵게 출발한 야마모토. 다음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상대로 몸쪽으로 붙인다는 게 그만 몸을 맞히고 말았다. 순식간에 무사 1, 2루 위기에 몰린 야마모토. 이어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우측 담장으로 굴러가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작렬시키며 2-0을 만들었다.
다음 타자는 4번 타자 매니 마차도였다. 야마모토는 초구와 2구째 모두 볼을 뿌린 뒤 3구째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하나 꽂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게임데이 중계에 따르면 스트라이크 존에서 공 반 개 정도 빠졌다고 나왔으나,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4구째는 바운드되는 볼. 5구째 파울로 풀카운트가 된 가운데, 6구째 재차 낮은 바운드 볼을 던지며 볼넷을 허용했다. 계속해서 제구가 말을 듣지 않은 채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후속 주릭슨 프로파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야마모토는 폭투를 범했다. 이 사이 1루 주자 매니 마차도는 2루까지 갔다. 일단 그래도 야마모토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2아웃. 하지만 루이스 캄푸사노에게 좌익수 방면 적시 2루타를 허용, 점수는 4-0까지 벌어졌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타일러 웨이드에게 우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점수는 5-0이 됐다. 이후 잭슨 메릴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1회를 겨우 마무리 지은 야마모토였다. 이후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야마모토의 가슴을 두들기면서 긴장을 풀어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더 이상 야마모토의 투구 기회는 없었다. 2회부터 마운드를 마이클 그로브에게 넘기며 이날 자신의 투구를 모두 마쳤다.
사실 야마모토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있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치른 시범경기 등판부터 심상치 않았다. 꽤 기복있는 투구를 펼쳤기 때문이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야마모토는 지난달 29일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첫 시범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빅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지난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세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1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도 야마모토는 4⅔이닝 8피안타 1볼넷 7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진 것이다.
결국 야마모토의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에 출장해 9⅔이닝 동안 15피안타 4볼넷 14탈삼진 9실점(9자책)이 됐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8.38에 달했다. 시범경기 내내 불안한 제구력과 함께 피안타율 0.357,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97의 성적을 냈다.
야마모토는 전날(20일) 선발 출격을 하루 앞두고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식 기자회견에 임했다. 야마모토는 "저의 시범경기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시범경기였기에, 다양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확실하게 그런 부분들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전이라 물론 기대되는 마음도 있고, 긴장되는 마음도 있다. 일단 승리만 생각하겠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야마모토를 향해 질문이 쏟아졌으니, 바로 투구 습관에 관한 질문이었다. 야마모토는 와인드업 투구 시, 투구 동작 조정에 관한 부분에 "조정할 부분은 확실하게 바꿨다. 개막전을 위해 준비가 확실하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야마모토는 "초구에 던질 구종은 비밀이라면서 승리하기 위해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고척돔에서 처음 공을 던지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던지면서 느끼는 점이 있을 것이다. 샌디에이고에는 훌륭한 타자들이 많다. 확실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재차 마음을 다졌다.
계속된 2사 2, 3루 위기에서 야마모토는 도미닉 플레처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타구가 다소 깊숙한 방향으로 흘렀고, 어깨가 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럭스가 1루 쪽으로 역동작에서 송구했으나 원바운드로 들어가며 세이프가 됐다. 이 사이 몬카다가 득점하며 승부를 2-1로 뒤집었다. 이어 야마모토는 폴 데용을 상대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불운이 겹쳤다. 폴 데용이 친 타구가 야마모토의 몸을 때린 뒤 3루 쪽으로 굴절된 것. 이 공을 다저스 3루수 먼시가 잡은 뒤 1루로 잽싸게 뿌렸으나 역시 세이프가 됐다. 이때 엘로이 히메네즈가 홈을 밟으며 점수는 3-1로 벌어졌다. 이어 폴 데용에게 2루 도루까지 허용했으나, 맥스 스태시를 좌익수 직선타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1회에만 투구수는 24개에 달했다.
야마모토는 2회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이닝을 무사히 마쳤다. 2회까지 투구수는 38개. 하지만 야마모토는 3회말 또 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야마모토는 선두타자 엘로이 히메네즈를 유격수 방면 깊숙한 땅볼로 유도했다. 이 타구를 다저스 유격수 럭스가 가까스로 슬라이딩 캐치에 성공했으나, 송구가 투 바운드로 1루수 글러브에 들어가면서 세이프가 됐다. 야마모토는 후속 앤드류 본을 3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했으나, 후속 도미닉 플레처에게 3루 방면 기습 번트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는 폴 데용. 야마모토는 또 흔들리기 시작했다. 폴 데용이 친 공이 3루수 쪽으로 향했는데, 먼시가 바운드 캐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뒤로 빠트리고 말았다. 공식 기록은 실책이 아닌 안타로 기록됐다. 이 사이 엘로이 히메네스와 도미닉 플레처가 모두 득점에 성공했고, 타자 주자는 2루까지 진루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다시 5-3 리드를 잡은 순간이. 이후 야마모토는 맥스 스태시를 3-0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고서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닉키 로페즈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무리 지었다.
야마모토가 LA 다저스에서 부여받은 등번호는 18번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최고의 선발 중 한 명인 그는 2017년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처음에는 등번호 43번을 달고 뛰었으나, 2020시즌부터 지금의 등번호인 18번으로 변경했다. 이후 그는 승승장구했다. 2018년 4승 2패, 2019년과 2020년 8승을 각각 거둔 뒤 2021년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 승률 0.783을 기록하며 개인 첫 4관왕에 성공했다. 이어 2022시즌엔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 승률 0.750을 마크하며 2시즌 연속 4관왕에 등극했다. 2023시즌 23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해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을 마크했다. 승률은 0.727. 총 164이닝을 던지는 동안 636타자를 상대하면서 117피안타(2피홈런) 169탈삼진 28볼넷 6몸에 맞는 볼 27실점(22자책) 피안타율 0.19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8의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 비율은 91.3%에 달했다. 야마모토의 맹활약과 함께 소속 팀 오릭스는 퍼시픽리그에서 86승 53패(승률 0.619)를 기록, 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야마모토는 다저스 입단 전, 미국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돈보다는 자신이 진정 뛰고 싶어 하는 팀을 고르겠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7차례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특히 최근 11시즌 동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10회, 월드시리즈 3회 진출 및 1차례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아울러 노모 히데오, 구로다 히로키, 마에다 겐타, 다르빗슈 유 등 일본 야구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선배들이 줄줄이 다녀갔다. 다저스는 2023시즌 100승 62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치르고 온 같은 지구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3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리고 절치부심, 북미는 물론, 전 세계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금액인 7억 달러를 오타니에게 투자하며 최고의 슈퍼스타를 영입했다. 이어 오타니와 같은 나라, 일본의 국가대표 투수인 야마모토까지 품에 안았다. 그러나 야마모토는 시범경기의 부진을 털어내지 못한 채 정규시즌 데뷔전에서도 무너지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고척=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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