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도 한체대 출신끼리 따로”... 황대헌 팀킬 논란에 ‘학연 파벌’ 재소환

박선민 기자 2024. 3. 21. 20: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황대헌(강원도청)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쇼트트랙 황대헌(25·강원도청)이 세계선수권 대회 결승에서 박지원(28‧서울시청)을 상대로 두 차례 반칙을 범해 ‘팀킬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황대헌과 박지원이 각각 한체대‧비(非)한체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빙상계의 학연 파벌 논란이 온라인상에서 재소환됐다. 특히 쇼트트랙 ‘전설’로 알려진 진선유 전 선수가 과거 비한체대 출신으로서 겪었던 차별을 언급했던 방송이 재조명됐다.

2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금메달리스트가 밝히는 한국 쇼트트랙 팀킬 고의 반칙이 나오는 이유’ 등을 제목으로 한 글이 다수 올라왔다. 여기에는 진선유 전 쇼트트랙 선수가 2022년 1월 방영된 E채널 ‘노는언니2′에서 한체대 파벌 논란을 언급한 내용이 담겼다.

이를 보면, 진선유는 ‘쇼트트랙 하면 한체대와 비한체대 문제가 있지 않느냐. 그래서 진선유가 우승하면 안 된다는 얘기도 했었다고 하던데’라는 한 출연진의 질문에 “나도 뉴스로 봤다. 중국 선수에게는 져도 진선유에겐 지지 말라더라”라고 답하며 씁쓸해했다.

진선유는 방송에서 한체대 출신 선수들과는 아예 분리된 공간에서 생활했다고도 털어놨다. 진선유는 “그 당시에 한체대 언니들이랑 같은 팀인데 선수촌에서 다른 층을 썼다. 혼자 한체대가 아니어가지고”라고 했다. 다른 비한체대 출신 선수 조해리가 “일부는 한체대, 비한체대 파벌대로 따로 연습을 했다”고 거들자, 진선유는 “계주할 때만 뭉쳤다가 해체했었다. 밥도 같이 안 먹고”라고 덧붙였다.

2022년 한 방송에서 비한체대 출신으로 겪었던 고충을 털어놓고 있는 전 쇼트트랙 선수 진선유. /온라인 커뮤니티

이 같은 발언이 재소환된 건 최근 황대헌에게 불거진 팀킬 논란 때문이다. 앞서 황대헌은 지난 15일 네덜란드에서 치러진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같은 한국 선수인 박지원을 상대로 두 차례 반칙을 저질렀다. 이에 박지원은 금메달 기회를 놓쳤고, 다음 계주 결승마저 뛰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도 날아갔다.

일부 네티즌들은 진선유가 2년전 방송에서 언급한것처럼 한체대 출신인 황대헌이 비한체대 출신인 박지원(단국대)을 고의로 견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네티즌들은 진선유의 과거 비한체대 출신 차별 발언이 나온 게시물 댓글 등을 통해 “박지원이 한체대 나왔다면 이 정도 반칙은 나오지 않았을 것” “방송에서 대놓고 학연 파벌을 언급할 정도면 실제론 얼마나 심한 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빙상계의 학연 파벌은 지속해서 불거진 문제 중 하나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건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다. 당시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한체대와 비한체대로 나뉘어 훈련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이어 4년 뒤 밴쿠버 동계올림픽 땐 대회를 앞두고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같은 파벌의 선수들끼리 경기를 조작하는 ‘짬짜미’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었다.

박지원(왼쪽)과 황대헌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스1

한편 황대헌은 지난 19일 귀국 당시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황대헌은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다”며 “시합을 하다보면 충분히 많은 상황이 나온다. 변수가 많다”고 했다. 이어 “(반칙) 대상이 대한민국 선수고 지원이 형이어서 되게 마음도 안 좋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절대 고의로 그런 건 아니니 너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쟁하다 그런 것”이라고 했다.

다만 목 보호대를 한 채 취재진 앞에 선 박지원은 이번 팀킬 논란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그는 황대헌에게 직접 사과받았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