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가현초등학교, 디지털 미래 인재 ‘쑥쑥’ [꿈꾸는 경기교육]

김경희 기자 2024. 3. 2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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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 활용… 개인 맞춤 교육
신도시 과밀학급 문제 해소… 학생 학습 능력 끌어올려
미래형 학습 환경 조성… 디지털 교육혁신 선도학교 ‘앞장’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김포 '가현초등학교' 

2011년 문을 연 김포 가현초등학교는 ‘큰 꿈을 키워가는 DESIGN 가현교육’을 목표로 1천102명의 학생들이 꿈을 키워가고 있다. 바른 인성과 더불어 지혜를 갖춘 ‘도덕인’, 자기주도적학습 능력을 갖춘 ‘자주인’, 탐구하고 창의적인 능력을 갖춘 ‘창의인’, 기초체력과 건강 관리 능력을 갖춘 ‘건강인’을 키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가현초는 ‘DESIGN’을 주제로 6개 방향을 설정해둔 상태다. 그러나 학생들의 꿈이 커가는 가현초는 한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신도시 지역에 있어 급당 평균 학생 수가 27명에 달하는 과밀학급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가현초는 경기도교육청의 인공지능(AI)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을 적용하기 가장 좋은 학교 중 하나였다. 교사 한 명이 모든 학생을 꼼꼼하게 살피기 어려운 만큼 하이러닝이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러닝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혁신적인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가현초, 이곳을 찾아 현장을 살펴봤다.

가현초 제공

■ ‘DESIGN’ 가현교육, 6개 목표 속 커간다

가현초등학교는 ‘DESIGN’이라는 자체적인 교육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꾸준히 실천해 나가고 있다.

D는 ‘Dedication’, 헌신적인 학교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기초 기본학력의 체계적 관리, 독서교육 내실화, 의사소통중심의 영어교육 활성화, 체육교육의 내실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E는 ‘Exciting’, 역동적인 학교로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체험 중심의 현장학습 활성화, 문화예술교육의 강화, 배움과 가르침이 하나되는 교사문화를 목표로 한다. S는 ‘Safe’, 안전한 학교로 실천위주의 인성교육, 학생인권 및 생명존중 교육 강화, 머무르고 싶은 행복한 학교환경 조성, 보건·영양교육 내실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I는 ‘Innovation’, 혁신적인 학교로 교육과정의 특색화, 과학·정보교육활성화,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 더하기와 빼기, 행정업무의 효율화를 뜻한다. G는 ‘Guide’, 안내자의 역할을 하는 학교로 맞춤형 진로교육 강화, 창의성신장교육 강화, 청소년 단체 활동의 활성화, 방과후 특기적성교육 활동의 활성화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N은 ‘Network’, 함께하는 학교라는 의미로 학교 홈페이지 운영 활성화를 통한 정보 제공, 민주시민 교육 강화, 나눔의 실천교육, 개방과 참여의 학교문화 조성을 목표로 한다.

가현초는 이러한 6개의 큰 목표를 기반으로 4가지 특색활동도 펼치고 있다.

우선 아바고우, ‘아름답고 바르고 고운 우리말쓰기’가 있다. 학생들의 언어 사용 문화 개선을 통해 바르고 고운 마음 기르기를 목표로 하는 아바고우는 학기 중 국어시간을 통해 학생 상호간 존대어 사용하기, 바른말·고운말 쓰기, 따뜻한 인사로 아침 맞이하기 등 학생들이 학교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바른 언어를 사용해 정서 순화와 민주적 의사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돕고 있다. 또한 언어오남용사례를 직접 찾아보게 하거나 ‘나를 행복하게 하는 말 조사하기’, 칭찬 선플 달기 등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바른 언어 사용 습관을 체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아바고우는 학교폭력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는 게 가현초의 설명이다.

두 번째 특색 활동은 북(Book)-소-리, ‘Book으로 소통하는 우리’ 활동이다. 체계적인 독서교육을 통해 바른 독서 습관을 형성하고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북소리에는 도서관에서의 다양한 독서 관련 행사를 비롯해 학년 및 학급특색이나 창의적 체험활동에 독서 관련 프로그램을 반영하고, 독서관련 동아리반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교육 내용이 담겨 있다.

세 번째 특색 활동은 ‘1인 1악기를 통한 아름다운 심성 기르기’로 1~2학년은 오카리나, 3~4학년은 리코더, 5~6학년은 하모니카를 배우게 된다. 전 학년으로 이어지는 이 같은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음악을 익히게 되면 학급 학예회를 통해 이를 발표하는 장도 마련돼 있다.

마지막 네 번째는 ‘내가 그린(GREEN) 지구 생활 프로젝트’로 친환경 생태교육이 있다. 각 학년별로 반려 식물 가꾸기부터 곤충-식물과의 교감,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친환경 생활습관 기르기, 탄소중립 챌린지 참여를 통한 지구지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민주시민으로서의 행동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가현초 제공

■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나선 가현초, 학생 맞춤형 수업 박차

가현초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교수·학습 혁신을 통해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과 문제해결력, 협업 능력을 키우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디지털 역량에 따라 학습 결손이 생기는 문제들이 있는 만큼 개별화된 디지털 학습을 지원하면서 태블릿PC 등을 학습 도구로 인지하게 하겠다는 목표였다.

이에 가현초는 올해 도교육청이 본격적으로 하이러닝을 도입하기 전인 2022~2023학년도에도 학교 내에서 디지털 교육 클래스를 운영해 왔다. 3~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사회교과에서 ‘우리가 알아보는 고장 이야기’, ‘환경에 따라 다른 삶의 모습’, ‘시대마다 다른 삶의 모습’, ‘옛사람들의 삶과 문화’,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세계 여러 나라의 자연과 문화’를 교육했고 과학교과에서는 ‘지표의 변화’를 주제로 지표의 생성과 특징을 알아보는 수업과 ‘용해와 용액’ 수업이 진행됐다. 영어교과에서는 지시하는 말이나 가격을 묻고 답하는 교육이 이뤄지기도 했다.

가현초 제공

또한 지난해에는 보다 본격적으로 AI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을 진행했다. 수학 전단원에 걸쳐 매쓰홀릭을 활용한 단원 평가 및 진단평가가 이뤄지도록 했고, 국어와 사회·과학 등의 교과에서는 클래스팅AI를 활용한 개인 맞춤 학습을 진행했다. 또 창체 과목에서는 AI투닝을 활용한 PBL 수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AI활용 교육이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학생들에게는 디지털 튜터를 활용해 대응했다. 담임교사와 디지털튜터가 협력하면서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지도에 나선 것. 그 결과 가현초는 다양한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수업으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과 문제 해결력, 협업능력을 키우게 됐고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 교수·학습 환경도 조성됐다. 이 뿐 아니라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교육혁신 모델을 개발, 다른 학교에 전파하면서 선도학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포 ‘가현초등학교’ 하이러닝 수업

가현초 제공

■  ‘AI만 있다면 나도 과학자’... 흥미•교육 多 잡았다

가현초 5층 끝에 있는 6학년1반 교실. 책상 위에 올려져 있어야 할 교과서는 찾아볼 수 없었고, 학생들의 눈은 태블릿PC에 향해 있었다.

하이러닝을 활용한 이번 교육의 목표는 학생 스스로 과학자가 돼 가설을 증명해보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원기둥, 사각기둥, 오각기둥 등 각 도형 기둥 위로 책을 쌓는다면, 어떤 기둥이 가장 튼튼한 지지대가 될 것인지에 대한 가설을 세웠다. 각자가 생각했던 순위를 정해보는 것. 그렇게 실험은 시작됐고, 담임인 박전 교사가 학생들의 태블릿으로 같은 과제를 송출했다.

이 화면을 통해 학생들은 실제로 각 기둥 위로 책을 쌓아보는 활동을 시작했다. 내가 생각했던 결과가 일치하는 학생도, 일치하지 않았던 학생도 있었고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그렇게 실험을 마친 학생들은 다음 단계인 실험 결과 그래프로 그리기를 학습했다. 박 교사가 다음 문제를 학생들에게 보내면 접속한 학생과 아직 해당 문제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이 누구인지가 고스란히 화면에 보여졌다. 그래프를 그리기 전 종류별 그래프가 어떤 결과 값 표현에 적합한지를 학습하며 앞선 실험의 그래프 종류를 막대그래프로 정한 학생들은 또한번 다음 단계인 그래프 그리기에 접속했다.

그렇게 학생들은 저마다 손에 쥔 터치펜을 이용해 그래프를 그렸다. 그래프의 이름도 직접 적어 넣었다. 어떤 학생은 직접 그린 그래프를 형형색색으로 채워 넣기도 했고, 어떤 학생은 도형 그리기 기능을 이용해 도형으로 그래프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 눈을 파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박 교사에게 궁금한 게 있으면 즉석에서 질문하면서 그래프 완성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학생들의 그래프가 그려졌고, 이러한 과정은 박 교사의 화면에 고스란히 보였다. 한눈에 누가 잘 그린 그래프인지, 학생들이 수업 과정을 잘 따라오고 있는지가 모니터링 되는 셈이었다.

하이러닝이 갖는 장점 중 하나인 저장 기능도 힘을 발휘했다. 이 기능은 학생들이 학습한 결과물들이 아이디별로 그대로 저장돼 방과 후 학부모들도 이 같은 수업 과정을 열람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하나둘 과제를 마치자 곧 수업 종료 종이 울렸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교사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이날의 수업을 되돌아보는 학생이 더 많은 모습이었다.

■  놀이처럼 재밌는 수업… 선생님도 학생도 집중 ‘UP’

“예전에는 수업하면 화면 쳐다보느라 고개 돌리기 바빴는데, 훨씬 더 집중이 잘되는 것 같아요.”

가현초 6학년 학생인 조윤서양과 김시연양은 하이러닝의 가장 큰 강점을 꼽아달라는 말에 입을 모아 ‘집중할 수 있는 학습환경’을 지목했다. 과거 교사가 교실 안 TV나 스크린 화면을 이용해 자료나 영상을 보여주던 게 코앞에 있는 태블릿 PC로 송출되니 오히려 더 잘 보이고, 집중력도 높아졌다는 얘기다. 하이러닝을 하면서는 각자에게 과제가 주어지는 덕에 다른 행동을 하거나 떠드는 학생도 줄었다고 했다.

김양은 “하이러닝 프로그램 안에 국어부터 과학, 수학 과목까지 필요한 내용이 한곳에 다 모여있는데 그게 가장 편한 것 같다”며 “오히려 개인에게 과제가 주어지다 보니 다들 더 집중해서 문제를 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가현초 조윤서, 김시연양

조양 역시 같은 얘기를 했다. 그는 “선생님이 과제가 진행되는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딴짓을 해도 찾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바로 찾아낼 수 있는 것 같다”며 “서로 (성과가 보여지다 보니) 경쟁하는 마음도 생겨 더 열심히 하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김양과 조양은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하이러닝이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양은 “사회 과목을 하이러닝으로 배워보고 싶다”며 “역사 과목을 배우면서 과거를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와 그를 기반으로 한 역사퀴즈를 풀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하며 흥미로운 표정을 보였다. 조양 역시 OX퀴즈 형태로 학습을 하게 된다면, 태블릿PC가 문제 읽기에 용이해 학습에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선생님과 소통하는 수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전 가현초 교사

두 학생의 담임이자 가현초에 하이러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노력해온 박전 교사도 하이러닝을 쓰면서 교육현장의 혁신적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박 교사는 가현초에 부임하기 전부터 디지털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만큼 하이러닝의 강점도 정확하게 파악한 모습이었다. 박 교사가 꼽은 하이러닝의 강점은 ‘교사 주도성’. 다른 디지털 교육 플랫폼의 경우 교사가 주도해 교육과정을 구성한다기보다는 해당 플랫폼에 구성돼 있는 교육과정을 그대로 받아들여 학습했다면, 하이러닝의 경우 교사가 만들어진 문제를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자체적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해 선보일 수 있는 형태기 때문이다.

박 교사는 “지난해 하이러닝이 오픈하면서 4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적용해 봤고, 교원연수도 하고 주요 교과 외에도 독서교육에도 활용해 봤었다”며 “하이러닝 전에 디지털 교과서 사업부터 해오다 보니 하이러닝에 적응하는 것도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교사는 하이러닝이 지금 세대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교육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라는 커다란 사건을 겪으면서 태블릿PC에 대한 학생들의 견해가 조금씩 달라진 면이 있었다”며 “특히 하이러닝을 도입하게 되면서는 학생들이 태블릿PC를 노는 도구가 아닌 학습 도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인 변화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태블릿PC를 주면 학생들이 다른 걸 보거나 딴짓을 하지 않느냐 이런 걱정들도 많이 하시는데, 서책형으로 학습할 때보다 오히려 더 집중도가 높다는 걸 여실히 느끼고 있다”며 “아무래도 아이들이 태블릿PC나 온라인 환경이 익숙하다 보니 더욱 수월하게 수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이러닝을 ‘시대에 맞는 교육’으로 규정한 박 교사는 이러한 교육과정이 익숙해진다면 가정에서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교실을 넘어 교실 밖에서의 학습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학부모들이 계정을 다 만드셨기 때문에 학생들이 한 필기나 수업 진행 내용을 가정에서도 다 보실 수 있다”며 “학교 생활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교사는 끝으로 “하이러닝의 가장 특별한 기능은 통합학습창 및 AI진단”이라며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알맞은 학습자료를 제공할 수 있고, 교사들이 수업의 주도권을 갖고 맞춤형 수업을 실현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 플랫폼”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가현초와 같은 과밀학급 학교에서는 이러한 맞춤형 수업과 분석 결과 제공이 일대일 수업에 버금가는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업계획이나 운영을 위해 모든 교사들과 함께 지금처럼 연구해 나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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