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드레스 입은 블핑 지수 눈 찡긋하자... 킴 카다시안도 제쳤다

유재인 기자 2024. 3. 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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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Biz Pick]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 영향력 높은 K팝 스타를 앰배서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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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디올(Human Dior)’ ‘디올의 보물(Dior’s Treasure)’ ‘아프로디테 여신(Aphrodite Goddess)’.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이자 디올(DIOR)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지수가 디올 의상을 입고 2022 S/S(봄·여름) 쇼에 참석한 모습/디올 제공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가 디올 드레스를 차려입고 눈을 찡긋하며 인사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 하나에 전 세계 팬들이 이렇게 댓글을 달며, 하트 23만7000개를 날린다. 팬들의 아프로디테이고 보물이 된 그의 몸짓에 디올의 브랜드 가치도 날아오른다.

오죽하면 피에트로 베카리 당시 디올 CEO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디올 2022 S/S 컬렉션 패션쇼에서 말했다. “YG(지수의 소속사)가 지수를 해고하면 내게 메시지를 보내라. 내가 데려갈 것(If YG fires her, message me. I’ll take her).” 브랜드 앰배서더가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가 치솟고 있다. 외교 용어로 ‘대사’를 뜻하던 앰배서더는 특정 제품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 모델과는 달리, 브랜드 이미지 전반을 대표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를 높이고 매출까지 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그들이 뜨면 완판 행렬

디올은 2021년 지수를 앰배서더로 영입한 이래 매출이 급격히 상승했다. 2020년 3255억원이었던 매출은 2022년엔 9305억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상급’ 매출을 기록했다. 이른바 ‘지수 효과’란 단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빅데이터 분석 기업 론치매트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지수가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디올 관련 게시물 하나를 올려 얻은 미디어 영향 가치(MIV)는 174만달러(약 23억원)에 달했다.

이뿐 아니다. 블랭핑크 멤버 제니 또한 지난해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190만달러(약 25억원) 수준의 MIV를 창출했다. 2022년 축구 스타 손흥민을 앰배서더로 기용한 캘빈 클라인(CK)이나 BTS를 앰배서더로 발탁한 루이비통 역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이다.

루이비통의 AW21(가을·겨울) 남성 패션쇼에 출연한 BTS. /루이비통

이는 패션과 명품에 관심 있는 젊은 세대가 늘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컨설팅 업체 베인 앤드 컴퍼니는 “MZ세대(1981~2010년생)의 명품 소비액은 2019년 1230억유로(약 178조원)에서 2022년 2290억유로(약 332조원)로 80% 이상 급증했다”고 전했다. 명품 브랜드 생로랑의 매출에서 25~34세의 비율은 전체의 39%일 정도다.

◇킴 카다시안을 능가하는 K셀럽

명품 브랜드 앰배서더가 미국·유럽 배우에서 한류 스타로 옮겨가는 것도 앰배서더 마케팅의 달라진 기류다. 한류 스타를 통한 마케팅 효과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마케팅 플랫폼 레프티는 지난해 봄에 열린 파리 패션위크에서 가장 화제가 된 스타 열 명 중 다섯 명이 K팝 스타였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2022년 9월 미국의 유명 방송인 킴 카다시안과 돌체 앤드 가바나의 파트너십이 창출한 EMV(Earned Media Value·미디어 가치)는 460만달러였으나, 그해 파리에서 열린 디올 쇼에 등장한 지수의 EMV는 700만달러에 이르렀다는 론치매트릭스 분석도 있다.

다만 앰배서더가 고급스러운 명품 이미지에 되레 손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명품은 희소성을 중심으로 가격이 설정되는데, 앰배서더들의 활동이 명품에 대한 친숙하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앰배서더와 브랜드 이미지가 과도하게 동일시될 경우 앰배서더의 말이나 행동 하나에 브랜드 가치가 휘청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연예인들의 앰배서더 활동이 늘어나는 것은 자칫 청소년 과소비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성인보다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앰배서더를 통해 명품에 친숙해지면서 지나친 ‘명품 소비주의’에 물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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