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가려고 벌써…“초등 5학년인데 지방 유학” 학원가 과열

심우삼 기자 2024. 3. 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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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분 2천명 중 82%를 비수도권에 배정하고 지역인재 전형 비율 또한 늘리기로 하면서 서울·수도권 학부모들이 술렁이고 있다.

한편에선 지역 중심 의대 증원 및 지역인재 전형 확대가 서울·수도권 역차별이란 학부모 반발이 구체화 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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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의대에 증원 82% 배분
“수도권 역차별”이라며 소송 불사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앞. 연합뉴스

“초등학교 5, 6학년 자녀를 둔 대치동 학부모들로부터 지방 유학을 고민하고 있다는 전화가 하루에도 대여섯통씩 옵니다.” (의대 입시 컨설팅 업체 관계자)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분 2천명 중 82%를 비수도권에 배정하고 지역인재 전형 비율 또한 늘리기로 하면서 서울·수도권 학부모들이 술렁이고 있다. 일단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 ‘지방 유학’도 불사하겠다는 초등학생 학부모 움직임이 감지되는가 하면, 수도권 학생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정부를 상대로 한 학부모 소송도 제기됐다. 무분별한 ‘의대 선호’ 분위기가 선발 방식이나 졸업 뒤 지역정착 방안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의대 증원 배분 발표와 만나, 강남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띠는 모양새다.

정부가 비중을 늘리기로 한 지역인재 전형은 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에게만 지원 자격을 주는 전형이다. 현재 중학교 2학년생이 수능을 치르는 2028학년도부터는 대학 소재 지역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전부 나와야 하고 거주 의무까지 주어진다.

중·고교 6년을 지역에서 보내야 지역 의대의 지역인재전형과 서울·수도권 의대 입시를 함께 노려볼 수 있는만큼, 일부 초등학생 학부모들 사이에 지역 유학을 고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의대 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한 20일부터 학부모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는 “지역인재 전형으로 심란해 지방으로 이사하고 싶다” “대치동에서 공부시키면 뭐하나” “진짜 아이 데리고 지방 가야 하는 거냐”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의대 입시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21일 한겨레에 “의대 준비를 했던 강남, 서초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지방 유학을 고민하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며 “강남권이나 동탄 같은 곳에선 의대 증원을 미리 내다보고 중학교 때부터 지역에 간 아이들이 이미 꽤 있는데, 그들도 이렇게까지 인원이 늘어날 줄은 몰랐기 때문에 정부 발표에 표정 관리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에선 구체적인 유학 지역을 짚기까지 한다. 가령 충청권은 지역거점 대학교인 충남대(90명 증원)와 충북대(151명 증원) 등의 의대 정원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학원가가 몰린 강남과 에스알티(SRT) 등으로 이어져 유망한 ‘유학 지역’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특히 지역 학군이 갖춰져 있고 서울과 교통이 편한 세종시를 두고선 “의사 되려면 세종시로” “세종시 열집 중 한집은 의사 자녀”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한편에선 지역 중심 의대 증원 및 지역인재 전형 확대가 서울·수도권 역차별이란 학부모 반발이 구체화 되는 모습이다. 서울지역 의대생 및 학부모, 수험생들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20일 서울행정법원에 의대 입학 증원과 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지역 대학 중심의 의대 증원이 서울 학생들에 불리한 만큼 이를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소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서울 수도권 학부모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어 앞으로 집단소송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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