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1건당 8000만원짜리 국회의원 해외 출장, 22%는 경비 비공개”

김예랑 기자 2024. 3. 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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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제21대 국회의원 해외 출장 실태 분석 결과 발표

제21대 국회의원이 다녀온 해외출장의 22%가 경비가 공개되지 않는 ‘깜깜이 출장’이었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1건당 평균 8000만원의 혈세가 드는 국회의원 출장이 제대로 심사 받고 있지 못하단 지적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국회 사무처·상임위 및 열린국회 홈페이지를 참고해 분석한 제21대 국회의원 해외 출장 실태를 21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중 총 257명이 임기 동안 총 995회, 총 6330일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국회사무처 예산으로 243명이 740회를, 국회 상임위 예산으로 91명이 12회를 다녀왔다. 나머지 81명은 기타 경비로 132회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 219건에 쓰인 경비는 173억 9628만원에 이르렀다. 1건당 7944만원이 쓰인 셈이다. 해외 출장 64건은 비공개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사무처 예산이 쓰인 해외출장 중 2건,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경비를 지원 받아 간 출장은 62건 등 64건(22.6%)이 깜깜이 출장인 것이다. 경실련은 “지원 경비 비공개 등으로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한편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원 257명 중 181명(70.4%)은 국회 본회의 또는 상임위 회의에 결석하고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실련은 “국회의원의 주요 임무를 저버리고 갈 정도로 중요한 해외출장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했다.

해외출장을 많이 다녀온 상위 10명의 국회의원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고르게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이 1위를 차지했고, 이어 개혁신당 양정숙 의원(비례대표), 민주당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시을),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이 상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경실련은 국회의원 해외 출장 투명성 강화를 위해 국회의장 직속 관리 기구에서 해외 출장을 통합 관리하고, 결과보고서에 해외출장 목적·경비, 본회의 상임위, 소위에의 의사진행 지장 여부 등을 예외 없이 표기할 것 등을 제안했다.

경실련 정치개혁위원회 위원장인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원들이 의회 외교나 제도 개선을 위해 현장방문을 해야 할 필요는 분명히 있지만 해외 출장에서 얻은 성과를 책임 있게 의정활동에 반영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출장 내역을 공개하고 있는지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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