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점호 후 보고받던 중 쾅”…피격 상황 회고

2024. 3. 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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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서 서해수호의 날 맞아 특강
오세훈 “부상 제대군인과 함께 하겠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서해수호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함정의 바다-천안함 함장에게 듣는 그날의 이야기’ 주제의 특강에 나서 당시를 회고했다.[사진=김수한 기자]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천안한 폭침 당일 상황에 대해 “점호가 끝나고 보고를 받던 오후 9시15분경 쾅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최 전 함장은 서해수호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함정의 바다-천안함 함장에게 듣는 그날의 이야기’ 주제의 특강에 나서 당시를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 이후 밖에서 ‘함장실이 잠겼습니다’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밖에서 소화기로 문을 부숴 문이 열렸다. 문 쪽을 바라보니 (배가 기울어져) 문이 저 위에 있었다”면서 “소방 호스에 의지해 함장실에서 빠져나왔고, 나와 보니 갑작스런 상황에 모두 당황해 있었다. 전기가 모두 나갔기 때문에 구명조끼와 플래쉬를 챙기라고 지시했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구조선이 왔는데 한 명이 바다로 뛰어들어 구조받으려 했지만, 구조선에 오르기가 어려웠다”며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빨리 구조받으려면 고무 재질의 구명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구명정을 요청해 구조가 이루어졌다”고 했다.

휴대폰은 기지국이 멀어 배터리가 빨리 닳아 군용 무전기로 이런 상황을 교신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시청 앞 서울도서관의 꿈새김판이 천안함 피격으로 희생된 해군, 해병대, UDT 장병 명찰로 꾸며져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며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준 서울시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2002년 제2연평해전과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연평도 포격전으로 희생된 우리 군인 55명을 기리고자 2016년에 제정한 정부 법정기념일이다.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로 정해져 있다. 올해는 3월22일이다.

최 전 함장은 “(당시 희생된) 장병들의 나이는 1970년생부터 1991년생까지로, 19살부터 40살의 나이였다”며 “이들은 침몰하는 순간 10초를 다 살고 싶었을 것이다. 그 시간 동안 부모님께 가족에게 전화해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말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그렇게 살고 싶었던 10초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다”며 “매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특강 대상이 서울시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 듯 “공무원은 홍수나 화재와 같은 재난재해 현장에 밤낮 없이 달려가야 한다. 군인도 마찬가지”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공무원과 군인이 제대로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연을 들은 오세훈 시장은 “내일이 서해수호의 날”이라며 이를 기념하고 고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서울도서관 꿈새김판에 55명 용사들 이름을 올린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어 오 시장은 “우리가 역사를 되새기는 것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날 특강에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군 복무 중 부상자들도 참여했다.

1991년생 이한씨는 2010년 11월23일 연평도 포격전에서 양쪽 볼과 다리 4곳에 파편을 맞았고, 1993년생 이주은씨는 2019년 8월29일 김포 전방경계작전 중 지뢰를 밟아 좌측발이 절단됐다.

오 시장은 이날 특강에 참여한 청년부상제대군인들을 언급하면서 부상 전역 장병에 대해서도 계속 지원하면서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는 오는 25일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 개소 2주년을 맞이해 청년부상제대군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이날 밝혔다.

국가유공자 신청·선정·등급결정까지 맞춤형 법률 지원을 제공하고, 유공자 미등록자가 공공일자리 지원 시 가산점을 부여해 청년부상제대군인의 건강한 삶과 사회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우선 청년부상제대군인의 국가유공자 등록을 본격 지원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청년부상제대군인이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정당한 지원과 혜택을 누리도록 할 계획이다.

보훈심사 기준과 법률 상식 부족, 인과관계 입증 미흡 등의 이유로 등록신청에 탈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대한변호사협회 법률구조재단과 협력해 요건심사, 의료자문, 행정심판, 행정소송까지 맞춤형 법률 지원을 통해 유공자 신청부터 선정, 등급 결정까지 적극 돕는다.

한편, 앞서 19일 시는 제9회 서해수호의 날을 기념해 서울도서관 외벽 대형 글판인 서울꿈새김판을 서해수호의 날 희생 용사들의 이름을 새겨 제작했다.

‘55용사의 희생이 서해를 수호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용사들이 현재 군복을 입었다면 가슴에 달았을 이름표를 액자 이미지 안에 배치했다.

‘그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가슴에 새겨봅니다’라는 오른쪽 상단 문구처럼, 시민들이 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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