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감] 반도체 패권전쟁, 삼성전자는 왜 HBM을 놓쳤을까 – 서영민 기자(KBS)

KBS 2024. 3. 2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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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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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2013년 이후 지난 10년간 달러 매출 기준 역성장해
- 삼성전자 매출의 40%는 스마트폰으로, 반도체보다 커
- 파운드리 투자는 늘렸지만 1위와의 격차 더 벌어져
- 갤럭시 시리즈의 최고 모델에는 TSMC가 제조한 퀄컴의 메인칩을 사용해
- 엔비디아 CEO인 젠슨황은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해
- HBM이 메모리의 미래가 된다면 삼성전자는 위험할 수 있어
- 메모리 부문에선 삼성전자가 계속 1등할 가능성 높아
- 한국 GDP 2,000조 원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1.5%
- 리더십의 문제 풀고, 신성장 동력 만들어 나아가야
- TSMC, 인텔, 삼성전자의 경쟁 더 치열해질 듯
- 삼성전자의 이사회 구성 등도 글로벌/기술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 방송시간 : 3월 20일(수) 09:05-10:53 KBS1R FM 97.3MHz
■ 진행 : 이대호
■ 출연 : 서영민 기자(KBS)


◇이대호>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2부가 시작됐습니다. 삼성, 잃어버린 10년. 이런 도발적인 제목의 다큐멘터리가 최근 나와서 화제가 됐습니다. 서영민 기자, KBS 서영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서영민> 안녕하세요.

◇이대호> 우리나라에 반도체는 설명이 더 필요 없을 정도로 중요한 산업인데 그중에 최고 선수 대장주 삼성전자가 많은 분들에게 또 고민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시사기획 창이었죠. 최근에 다큐멘터리가.

◆서영민> 그렇습니다. 제가 삼성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는 처음부터 그렇게 지으려고 했던 건 아니고요. 삼성의 기술적인 한계를 보여주는 지점들이 있었고 저는 이걸 가지고 우리나라 칩 산업이 어떻게 발전해 왔고 어떤 도전을 맡고 있나 한 이 정도 취재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실적을 보는데 다양한 영업이익도 보고 매출도 보고 변화의 추이도 보고 분야별로도 보고 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은 매출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전체 판 돈. 이게 2013년을 기점으로 확연히 다르더라. 2013년이면 딱 10년 전이거든요. 작년까지 실적을 기준으로 하니까. 굉장히 정체돼 있다. 여러 가지 잣대를 가지고 매출을 분석해 봤는데 특히 달러를 기준으로 보면, 왜냐하면 삼성전자는 매출의 한 90%를 해외에서 내거든요. 그러니까 달러를 기준으로 보는 게 실제로 성장을 했느냐, 안 했느냐를 보는 좋은 지표입니다. 그런데 달러를 기준으로 봤더니 역성장을 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2013년이 좀 좋은 해이긴 했어요. 스마트폰이 피크를 쳤거든요. 가장 잘 팔리던 때입니다. 그 이후로 10년 동안 2013년을 넘어선 것이 달러 기준으로는 딱 3년이 있었습니다. 나머지 7년은 2013년만 못했습니다. 굉장히 충격적이었거든요. 저는 기업이라는 게 늘 인플레이션을 고려해도 그렇고 기업이라는 건 성장하지 않으면 존속하기 어려워진다는 게 정설이니까. 성장은 커녕 역성장을 하고 있더라. 그리고 또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 그 이 충격적인, 제게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던 이 메시지를 전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어떤 제목이 좋을까, 어떤 제목이 좋을까. 잃어버린 10년 이건 어찌 보면 굉장히 식상하거든요. 잃어버린이라고 네이밍이 된 건 많았습니다. 일본도 잃어버린 나라고, 경제적으로. 우리도 다양한 의미에서 잃어버린 10년, 20년, 30년 얘기하는데 삼성 앞에다가 붙이면 느낌이 다를 수 있다라는 생각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습니다.

◇이대호> 한규복 님이 그 프로가 서영민 기자님이 만드신 겁니까? 재미있게 봤습니다라고. 서영민 기자가 취재도 많이 했고.

◆서영민> 취재기자는 저 그리고 촬영 기자는 신봉승 촬영기자, 성동혁 편집 감독 등등 많은 분들이 함께 만들었습니다.

◇이대호> 고생 많이 하셨겠더라고요. 아니, 그런데 진짜 대단한 분들이 인터뷰를 정말 많이 해서 저희 별책부록에서도 다뤘습니다만 칩워라는 글로벌 베스트셀러 책을 쓴. 글로벌 베스트셀러 책을 쓴 크리스 밀러하고도 인터뷰를 하셨고 반도체 설계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사람 있죠. 짐 켈러 이분도 인터뷰를 했고. 아니, 이분들을 어떻게 섭외한 거예요?

◆서영민> 열심히 섭외했습니다. 어떻게요? 이메일로요. 이메일을 어떻게 썼냐 하면 챗GPT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챗GPT로 한글로 쓰고 아니면 제가 영어로 쓴 것을 이게 문법에 맞는지 물어보는 AI에게 물어봤더니. 사실은 번역을 이메일로 한번 해보신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네이버의 파파고도 구글의 번역기도 다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그런데 아주 많은 번역기를 써봤는데 챗GPT 만은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이대호> 그래요?

◆서영민> 정말 놀랍습니다. 그래서 이게 챗GPT구나 저는 번역을 하다가 느꼈거든요. 조금 부족한 게 있으면 그 표현은 너무 가벼운 것 같아, 아니면 이 표현을 약간만 더 유머러스하게 해줄래라고 하면 다 알아듣고 다 해줘요. 그러니까 그게 좀 놀라웠고 정말 손 안에 든 비서 같았고 이 친구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대호> 유머러스한 번역까지도 가능했다. 그런데 또 직접 만나서 또 인터뷰도 하셨잖아요.

◆서영민> 사실 짐 켈러 같은 경우는 시도는 하지만 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그런데 흔쾌히 응했는데 아마도 한국과의 비즈니스가 좀 요즘 많기 때문일 겁니다.

◇이대호> 요즘 그분이 창업을 했다고 그래야 할까요? CEO를 맡고 있다 보니까.

◆서영민> 그렇습니다.

◇이대호> 또 투자도 받으려고 하고.

◆서영민> AI 설계하는 회사인데 그래서 팹리스 성격이 있기 때문에 삼성이라는 파운더리 업체와의 계약도 있고. 그리고 현대자동차나 LG전자 같은 곳이 펀딩의 주체 혹은 이 사업에 같이 참여하는 주체로 지금 논의가 되고 있거든요. 그게 짐 켈러가 그리는 그림에 있기 때문에.

◇이대호> 짐 켈러를 모르시는 분들에 대해서 설명을 좀 드리면 애플, AMD, 테슬라, 인텔 등등에서 반도체의 핵심 설계를 맡았었고 이 사람이 한 번 왔다 가면은 그 회사의 반도체 설계 능력이 껑충 뛰었던.

◆서영민> 죽어가던 회사가 살아난다. 특히 AMD는 정말 죽어가던 회사였습니다. 인텔에 치여서 CPU 경쟁을 했는데요. 점점 어렸을 때 기억나실 거예요. 정말 돈이 없으면 AMD CPU를 쓰고 어지간하면 인텔 CPU를 썼습니다.

◇이대호> 인텔 CPU 너무 비싼데 그냥 저거 AMD 싼 거 쓰자, 막 이랬던.

◆서영민> 어느 순간 역전됐죠. 젠이라는 상품이 나오면서 역전을 했는데 그러면서 인텔의 침체가 더 심해졌는데 그걸 만든 사람이 리사 수라는 지금 CEO이기도 하지만 그 실제 설계를 한 분은 이분입니다. 애플에서 맞춤 칩, M1 칩,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칩. 설계 이 시원이 되는 사람도 짐 켈러. 테슬라에서 오토파일럿의 시원이 되는 시스템을 만든 사람도 짐 켈러. 뭐만 하면 다 짐 켈러입니다.

◇이대호> 외계인 갈아넣어서 만들었다는 그 외계인이 짐 켈러예요.

◆서영민> 시작은 다, 아버지는 짐 켈러입니다.

◇이대호> 지금 그런데 그런 분들을 총망라해서 인터뷰를 한 다큐멘터리였다라는 거고요. 그런데 앞에서 잠깐 잃어버린 10년 제목 이름 좀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만 스마트폰은 또 최근에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판매량 1위였다가 그 1위 자리를 애플에게 내줬고 파운드리 그러니까 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는 1등하고 점점 더 멀어지고 있고 어떻게 또 이렇게 되고 있을까요?

◆서영민> 이게 사실은 삼성전자라는 기업을 어떻게 볼 것이냐 분야별로 보면 뭐는 잘하고 메모리는 잘한다는데, 주력 산업 잘하니까 괜찮지 않느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방금 말씀하신 두 부문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삼성전자 매출의 가장 많은 부분은 스마트폰입니다. 모바일 부분. 작년 기준으로 한 40% 매출의. 그러니까 스마트폰이 깔아주고 그 위에 메모리가 올라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매출 비중으로 보자면 반도체보다 스마트폰이 훨씬 큽니다.

◇이대호> 매출로 보면.

◆서영민>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이 13년을 정점으로 이익을 증가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13년에서 14년 가면서 확 떨어졌고요. 그 뒤로는 그냥 고만고만한 수준입니다.

◇이대호>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좀 정체된 것도 있고요.

◆서영민> 맞습니다. 다만 애플은 그 정체된 가운데서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었죠. 그래서 2~3년 전까지는 정말 애플은 눈부신데 삼성은 너무 안 좋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었고 그런데 최근에는 또 애플도 안 좋으니까. 애플이 뭐 이상향도 아닌 것 같긴 하지만. 여튼 스마트폰이라는 삼성의 가장 큰 매출이 달린 시장에서 삼성이 고전하고 있다. 이 하나가 스마트폰 시장이고 파운드리라는 거는 사실 삼성이 파운드리에서 굉장히 잘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 우리가 잘할 거야라고 선언했던 신성장 동력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삼성은 신성장 동력이야라고 찍어서 안 된 게 자동차 말고는 처음입니다. 그러니까 삼성이 이게 신성장 동력이야. 반도체 처음 투자했을 때 D램 성공했고 플래시 성공했고 디스플레이 성공했고 스마트폰 성공했고 다 성공했어요. 다 성공하면서 쭉쭉쭉쭉 올라왔는데, 파운드리 하겠다 했는데 사실 파운더리는 어찌 보면 삼성이 제일 잘할 법한 비즈니스입니다.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건 잘 못하잖아요, 삼성이. 소프트웨어도 잘 못하고. 그런데 파운더리는 그런 거 하고는 관계없이 위탁 제조. 남이 설계한 걸 받아서 만들면 되는 거거든요. 만드는 건 삼성이 제일 잘하는 거 아닙니까? 전 세계에서. 그래서 삼성이 잘할 거라고도 믿었고 삼성도 엄청 투자했고 지금도 거의 메모리에 버금갈 정도로 매년. 이익은 큰 격차로 메모리가 훨씬 많이 벌지만 파운드리에는 열심히 투자를 했거든요. 아직까지 한 5년이 지났는데도 크게 투자한다고 한 지 5년이 지났는데도 성과가 없고 오히려 점점 더 1위와의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5년 전에 삼성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한 17%가 조금 안 됐습니다. 그런데 5년 전에 나 갈 거야 하고 2019년에. 2030년에 1등 할 건데 그거 하기 위해서 133조 원을 투자할 거야라고 발표한 그 시점. 딱 그 시점부터 쭉 점유율이 떨어집니다.

◇이대호> 오히려.

◆서영민> 네.

◇이대호> 10년 뒤에 1등을 따라잡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오히려 1등과의 격차가 더 멀어지고 있나요?

◆서영민> 그래서 지금 10% 초반대입니다. 예측치로는 한 11%래요, 작년이. 그러면 5% 포인트 정도 이상 잃은 거거든요. 시장을. 돈은 돈대로 썼는데. 굉장한 실패죠. 그 과정에 스토리도 있습니다. GOS라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인데 2년 전에.

◇이대호> 갤럭시S22 시리즈였을 거예요.

◆서영민> 맞습니다. 거기에 너무 발열이 심한데 이 집에서 고성능 게임을 돌리면 너무 발열이 심해서 좀 불이 나거나 부작용이 있을 것 같으니 삼성이 GOS라는 소프트웨어로 성능을 강제로 내려서 발열이 좀 덜하게 만들었는데 그걸 허락을 안 받은 거죠. 소비자의.

◇이대호> 그렇죠.

◆서영민> 네, 그냥 설치해놓고 나중에 문제가 되니까 죄송합니다 했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그게 허락을 안 받았다는 이슈보다는 삼성이 만든 칩이 그 삼성 갤럭시S22에 달렸는데 그 칩의 성능에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에서 발열은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본질적인 문제고 배터리 소모뿐만 아니라 과열되면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이대호> 성능 자체가 더 떨어져서.

◆서영민> 더 떨어지고 악순환에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왜 발생했느냐, 삼성이 파운더리 못해서 그런 거 아니냐라는 의심이 일었는데 삼성은 대답을 못했고 퀄컴이라는 그 핵심 칩을 삼성 파운더리에 의뢰했던 회사는 GOS 파동이 난 뒤로 삼성을 떠나서 갑니다. TSMC로. 그러고 나서 올해 나온 집은 아주 좋다고 합니다.

◇이대호> TSMC가 만들어준 거는 더 좋네, 막 이런 거예요.

◆서영민> 그렇죠. 사실은 2년 전이 애플의 칩 성능 반도체를 만드는 역량에 있어서는 애플이 절정이었어요. 그때는 애플 칩과 삼성 갤럭시 S22에 들어간 그 반도체 칩의 핵심 칩의 심장에 해당하는 AP라는 칩의 성능은 현격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사실은 애플 디자인을 잘하는 회사 그래서 디자인이랑 소프트웨어로 먹고 사는 회사라고 생각하셨겠지만, 아닙니다. 애플이 지난 한 5~6년간 점유율을 넓혔던 건 칩을 너무 잘 만들어서입니다. 너무나도 하드웨어가 우수해서입니다. 그랬던 하드웨어를 2년 만에 퀄컴이 따라 잡았어요. 삼성을 떠난 뒤 2년 만에. 그래서 올해 나온 그 훌륭한 칩, 스냅드래곤 젠3라는 칩을 TSMC가 만들었고.

◇이대호> 퀄컴 거요.

◆서영민> 네, 그 칩을 삼성이 스마트폰에 넣습니다. 제일 좋은 모델에는 그 칩을 넣습니다. 넣을 수밖에 없죠.

◇이대호> 그렇죠. 이번에 S24 시리즈에도 울트라에는 삼성 게 아니라 퀄컴 거를 탑재를 했죠.

◆서영민> 맞습니다. 제일 좋은 폰은 제일 좋은 칩을 넣어야 하니까 남이, 특히 TSMC라는 넘어야 할 산이 만든 칩이지만 넣죠. 그래서 어찌 보면 갤럭시S24 울트라는 파운드리에서 정체해 있는 삼성의 모습. 동시에 스마트폰에서 점점점점 애플의 자리를 잃어가고 프리미엄 모델에서 존재감이 없어져가는 그 모습을 어찌 보면 좀 상징하는 모델이다. 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렵습니다.

◇이대호> 갤럭시S24 울트라 모델, 가장 값비싼 모델의 퀄컴의 칩을 쓰는 것. 뿐만 아니라 그 퀄컴의 칩이 경쟁사인 TSMC에서 제조된 것. 조금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앞에서 매출 이야기도 좀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사실 반도체 산업이라는 게 좀 사이클이 있는 산업 아닙니까?

◆서영민> 맞습니다.

◇이대호> 경기가 좋을 때 또 투자들이 많이 일어나니까 또 아니면 폰이나 PC가 많이 팔리기도 하고 서버 투자가 늘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건 어쩔 수없이 경기 사이클 때문이야라고 또 지적을 할 수도 있잖아요.

◆서영민> 네. 사실 삼성전자는 메모리가 대표인 기업이고 사이클이 당연한 거 아니냐라고 하실 수 있고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 한 10년 치 데이터를 보고는 사이클이 있길래 삼성전자니까 당연히 사이클이 있지 했는데 2013년이 기점이라고 했잖아요. 2013년 이전은 전혀 다른 회사입니다. 그러니까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23년까지 10년 동안 우리나라 돈 기준으로는 13% 성장했어요. 그러니까 10년 동안 13% 성장했으니까 1년에 한 1.2% 정도 계속 연평균 성장한 겁니다. 그런데 그전 2013년 이전 15년 98년부터 데이터가 있거든요. 한 번도 사이클을 그리지 않습니다. 쭉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그때도 삼성전자는 주력이 반도체였어요. 그런데 사이클 없습니다. 전체 매출에는. 그 이유는 삼성전자가 혁신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와서 D램 사이클이 밑으로 쳐져도 그때 신제품이 밀어주면서 기업 전체의 그래프는 계속해서 우상향하기만 했던 겁니다. 실제로.

◇이대호> 사업 부문 하나가 좀 사이클을 타더라도 다른 것들이 또 보충을 해 주고 이랬었는데.

◆서영민> 맞습니다.

◇이대호> 지금은 그게 다 안 된다는 거죠.

◆서영민> 그러니까 13년이 기점입니다. 스마트폰이 정점을 찍었던 그 뒤로 새로운 스타가 나오지 않는다. 그것이 문제고. 거기에 파운드리는 새로운 스타로 지목을 했는데 보통 삼성이 이렇게 지목을 하면 성과가 나기 마련인데 돈은 엄청 썼는데 성과는 안 나는. 그래서 98년부터 13년까지는 삼성전자 덩치가, 매출 덩치가 10배 넘게 큽니다. 15년 동안 10배 이상 크죠. 그런데 그다음 10년 동안은 13% 큰 겁니다. 이게 가혹하다. 2022년은 매출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때 기준으로 삼으면 좀 다르지 않느냐. 너무 안 좋았던 작년 기준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제일 좋을 때 기준으로도 해 봤어요. 그래봐야 연평균 3% 정도 성장하는 거에 그칩니다. 실제로 삼성은 2013년 이후 성장이 거의 없는 회사입니다. 달러 기준으로 역성장했고요.

◇이대호> 이렇게 사이클을 좀 타면서 전년 대비로는 큰 폭의 성장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그걸 장기 시계열로 놓고 보면 연평균 성장률은 좀 미미해졌다. 이런 이야기고요. 이게 좀 HBM 이야기로 들어가다 보면 또 삼성의 아픈 부분이 드러납니다. HBM이라고 해서 인공지능에 많이 쓰이는 그래픽 카드. 지금 엔비디아가 만들고 있는데. 거기에 붙는 D램 같은 거죠. 또 수직으로 적증이 되어 있는 D램인데. 일단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HBM과 CPU, GPU. 이 용어 좀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갈까요?

◆서영민> 알겠습니다. 오늘 사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는 이유도 이거하고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주총과 비슷한 중요한 행사를 했는데 이건 신제품 발표 행사였습니다. GTC라고 부르는. 여기서 질문을 받았어요. HBM, 삼성 거 쓸 거예요라고 질문을 받았는데 거기에 대한 답이. 쓰지 않는다는 답이었는데. 퀄리파잉, 그러니까 테스트를 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대호> 현재까지는 쓰고 있지는 않지만 검증 중이다.

◆서영민> 그리고 삼성의 기술을 높게 평가하는 말도 했습니다. 인사치레일 수도 있지만.

◇이대호> 기대가 된다고 했어요. 젠슨 황이.

◆서영민> 왜냐하면 지금 SK가 주는 양만 가지고는 세계가 원하는 GPU를 만들 수가 없거든요. 지금 어떤 일각에서 얘기하기로는 엔비디아 칩은 H100, A100 같은 칩은 수요가 공급의 10배다. 그래서 10배로 만들어도 팔릴 텐데 못 만들어서 못 판다고 하는 거고. 그 못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는 HBM의 공급에도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엔비디아는 삼성이 만들기만 하면 안 살 이유가 없어요. 만족시켜 주는. 그런데 그걸 만족 못 시키는 게 문제였는데. 지금 일단 오늘 좀 긍정적인 언급이 나왔기 때문에 주가에 조금 반영이 되는 건데. HBM이라는 거는 그러니까 CPU와 메모리의 관계, 컴퓨터, 이 관계를 이해하시면 좋은데. 사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는 모두 거의 대부분 기본적으로는 계산을 담당하는 부분과 계산하는 이 CPU의 손발이 되어서 데이터를 날라다주는 주는 메모리, 그러니까 이건 D램입니다. 저장은 아니고. 이 두 부분이 핵심 축입니다. 컴퓨터는. 그러니까 계산을 열심히 하는 CPU와 그 CPU의 손발이 되어서 그 데이터를 날라다주는 역할을 메모리가 하는 이 구조는 컴퓨터가 어떻게 바뀌든 변하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 존속돼 왔습니다. 그게 삼성전자의 큰 성장의 이유기도 하죠.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장악하고 있는데 이 메모리 산업에는 불황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사이클은 있지만 안 팔리는 일은 없는 겁니다. 컴퓨터가 팔린다면 메모리는 팔리는 거죠. 그런데 AI 시대가 되면서 이 CPU의 지각 변동이 일어납니다. 사실 CPU 자체는 있긴 하지만. 이 CPU가 AI 시대에 좀 적합하지 않은 계산기다라는 기술자들의 그리고 실제로 이 AI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있는 거고. 그 이유는 CPU라는 건 굉장히 고도의 계산을. 이를테면 곱하기, 더하기, 나누기, 빼기뿐만 아니라 루트를 씌우고 인테그라를 붙이고 적분을 하고 미분을 하고 이 모든 기능을 다 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복잡한 기능까지 다 하는데. 그러니까 대학 교수님 같은 거죠. 그런데 AI 시대에는 그렇게 복잡한 계산은 필요가 없던 겁니다. 그냥 암호화폐 채굴할 때도 마찬가지고. 단순한 계산을 동시에 많이 해 주는 게 중요한데. CPU는 똑똑하긴 한데 한 계산만 할 수 있는 겁니다. 순차적으로 계산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GPU라는, 동시에 많은 계산을 할 수 있는,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밖에 못할지언정 단순할지언정 동시에 계산할 수 있는 이 GPU가 AI 시대에는 더 좋은 건데. 그런데 동시에 계산한다는 말을 들으시면 아시겠지만 동시에 계산하려면 많은 데이터가 동시에 이 GPU 안으로 들어와 줘야 됩니다.

◇이대호> 그렇죠.

◆서영민> 그런데 지금 CPU 메모리 구조의 문제는 메모리에서 CPU로 가는 이 통로, 도로가 좁아요. 그래서 이 도로를 확 넓혀줘야 되는데. 그리고 도로가 짧아야 합니다. 메모리와 CPU 사이의 거리가 물리적으로도 좁아야 하고.

◇이대호> 그렇죠. 물리적 거리도 좁아야 되고요.

◆서영민> 그러니까 좀 다른 설계가 필요해지는 겁니다. 다른 종류의 계산기인 GPU에 붙을 메모리는 좀 달라야 되는 겁니다. 그게 HBM입니다. 이렇게 쌓아서. 그러니까 기존의 메모리 위에 메모리 위에 메모리를 계속해서 본드를 써서 쌓아가면서 그 사이에 구멍을 뚫어서 고속도로를 만들어서 메모리가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훨씬 더 빨리 GPU에 전달해 줄 수 있게 만드는. 그러니까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특수한 메모리, 이게 HBM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특수한 손발. 손이 한 10개, 20개 달린 메모리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이걸 SK는 했는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그 조건에 맞춰서 계속 납품을 했는데 삼성은 2019년 이후 연구개발을 중단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삼성이 뒤떨어집니다. 메모리를 가장 잘하는 기업이지만 이 특수한 메모리는 잘 못 만든 겁니다. 사실은 작년에 이 HBM이 각광받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왜 SK만 하고 삼성은 못하지라고 물었고 그때마다 삼성은 우리가 못해서 안 한 거 아닙니다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도 엔비디아에 납품을 못하고 있으니까 지금쯤 되면 못해서 안 한 게 맞은 거죠. 그러다 보니 삼성전자가 점점 더 앞으로 좀 전에 말씀드렸던 스마트폰과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심장 같은 사업은 아닙니다. 삼성전자의 심장은 메모리죠. 메모리 사업인데. 이 메모리 사업에서 차세대 사업이라고 하는 이 HBM, 특수 메모리를 만드는 데까지 뒤졌으니. 그러니까 본진에 들어온 겁니다. 위기가 본진에 들어온 거죠, HBM은. 이 위기는 차원이 다릅니다. 만약에 정말 HBM이 메모리의 미래가 된다면 아직까지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보지만 진짜 HBM이 메모리의 미래가 된다면 삼성전자는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죠. 지금 빨리 기술적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이대호> 그렇죠. 사실 이게 D램이라는 게 범용 상품이잖아요, 범용.

◆서영민> 상품이라고 합니다.

◇이대호> 똑같은 규격으로 대량으로 만들어 놓고 대량으로 경쟁자보다 더 싸게 팔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그걸 이제 삼성전자가 굉장히 잘했던 건데. HBM으로 갈수록 더 고부가가치 제품이 되는 거고 고객사가 원하는 스펙에 맞춰줘야 하는 거고. 그런데 결과적으로 SK하이닉스가 이제 HBM의 세계 선두가 되어 있고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3위로 꼽히는 D램에서 3위로 꼽히는 마이크론, 미국의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다음으로 최근에 치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여기도 엔비디아에 납품을 한다고 하죠. 그런데 삼성은 아직까지도 검증 단계에 있다, 엔비디아로부터. 왜 이렇게 뒤처졌을까요?

◆서영민> 제가 다큐에서 제 이야기를 끌어가는 축은 크게 3개입니다. 삼성이 어떻게 성공했는지에 대한 이유도 3개, 삼성이 어떻게 지금 좀 위기를 겪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도 세 가지 정도 됩니다. 하나가 기술입니다. 기술적으로 잘했고 기술적으로 지금 좀 못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삼성이 들어가 있던 이 메모리라는 산업이 컴퓨터가 계속 발전하고 인터넷이 보급되고 점점 더 많은 컴퓨터가 필요로 하는 시대가 되면서 삼성이 속해 있던 이 사업이 한 30년 넘게 지속적으로 팽창만 했다라는 행운, 산업적인 행운 하나, 그리고 지정학적인 행운. 미국이 삼성이 커갈 시점에 최대 경쟁자였던 일본을 눌러줍니다. 왜냐하면 지금 중국을 누르는 이유와 같습니다. 당시에는 일본이 겁이 났거든요. 그래서 이 세 가지 종류의 큰 이유가 있었는데. 삼성을 크게 만든 가장 큰 이유도 기술, 삼성을 지금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도 기술인데 이거를 무어의 법칙이라는 하나의 용어로 설명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무어의 법칙이라는 건 반도체 칩은 일정 기간이 지날 때마다 2배 빨라진다. 그러니까 이 집적도에 대한 얘기인데 그냥 빨라진다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더 좋아진다. 두 배 좋아진다는 건 기하급수적으로 좋아진다는 겁니다. 한 기간에 2배, 그다음에 4배, 그다음에 8배, 그다음에 16배. 점점점 좋아집니다. 아주 좋아집니다. 그러니까 아주 좋아지는 이 집을 빨리 만들 수 있는 기업이 시장을 다 먹을 수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한 걸음 빨리 나가면 나중에는 8배, 16배 차이가 나는 회사가 되거든요. 속도도 가격도. 그래서 삼성이 이긴 겁니다. 메모리 시장에서.

◇이대호> 그렇죠.

◆서영민> 일본 기업들 다 없애고. 한때 메모리 시장에 전 세계 플레이어가 50명이 있었답니다. 50개 기업이 있었대요. 지금은 딱 3개만 남았습니다.

◇이대호> 20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반도체 기사에서 빠지지 않는 게 치킨 게임이었어요. 치킨 게임. 그러니까 그냥 양쪽이 마주보고 달려오는 건데. 그중에 살아남을 사람들만 셋이 딱 남은 거죠.

◆서영민> 가장 기술이 좋은 셋만 살아남은 겁니다. 그래서 살아남았는데. 사실 이 메모리 시장 자체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삼성이 여전히 1등이고.

◇이대호> 그럼요.

◆서영민> 앞으로도 1등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이 본진이 털릴 가능성, 완전히 털릴 가능성, 완전히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아무도 그렇게 보고 있지 않고요. 그런데 문제는 삼성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이 메모리 비즈니스가 성장은 하지만 전체 AI 시장의 성장 속도와 같이 가는 부문은 아니거든요. 같이 가는 부문은 따로 있습니다. 파운드리라는 부분이거나 아니면 좀 특수한 메모리를 잘한다거나. 이러면 성장 속도가 지금 빨라지는 컴퓨터 업계의 속도, 엔비디아의 속도에 버금가게 아니면 조금 못 미치게 따라갈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이 분야의 특징은 뭐냐. 점점점점 더 작아진 이 무어의 법칙에 따라서 점점 빨라지면서 점점 작아지거든요, 칩은. 너무너무너무너무 작아져서 만들기가 너무너무 어렵습니다.

◇이대호> 한계에 이제 다다랐다라는 거죠.

◆서영민> 네, 물리적으로 만들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전 세계에서 이걸 제대로 잘 할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어요. 딱 하나 있습니다. TSMC가 있고. 그러니까 어느 정도로 적냐면 최신 AP 칩 같은 곳에 들어가는 그 반도체 칩 안에 가장 작은 트랜지스터 하나의 단위, 크기가 코로나 바이러스 아십니까?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절반 정도 크기밖에 안 됩니다. 바이러스보다 작은 걸 인간이 만들어내고 있는 거예요. 그 정도로 작은 걸 만드는데 TSMC는 이걸 불량률이 낮게 그리고 고객의 요구에 맞춰서 잘 만들어내는데 삼성은 이걸 잘 못하고 있는 측면이 하나 있는 겁니다. 못하는 이유는 기술적으로,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는 측면도 있고 아까 말씀해 주셨다시피 메모리라는 게 너무 성공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메모리하고 지금 이 파운드리를 해야 되는 계산기에 해당하는 반도체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설계 구조가 달라요. 메모리는 똑같은 구조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아파트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면 파운드리의 대상이 되는 이 계산기에 해당하는 칩들은 여수 산단에 있는 플랜트 같은 것, 석유 화학 플랜트 같은 거 생각하면 좋으신데 파이프라인도 있고 굴뚝도 있고 공장도 있고 그 옆에 물 공급하는 호스도 있고 굉장히 복잡합니다. 복잡하면서 아주 세밀하고 작아야 되니까 이걸 삼성이 잘 못한 겁니다.

◇이대호> 그리고 또 뭐 여러 가지 경영권 공백 사태를 또 지적하시는 분들도 있고 이거는 분석하는 포인트마다 또 다르기는 합니다만 어찌 됐든 간에 이제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앞으로 더 잘 나아가야 할 텐데 희망적인 부분은 없을지 한번 또 살펴볼게요. 일단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일단 삼성의 HBM도 현재 테스트하고 있다. 큰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를 했고 앞으로 HBM이 제대로 GPU에 반영이 되면서 삼성이 뭔가 좀 따라갈 수 있을 것이냐 이 부분도 좀 봐야죠.

◆서영민> 따라갈 수 있다고 기대하고 믿어야 되는 부분이 우리나라에서는 어쩔 수 없이 좀 있는 것 같아요. 메모리에 일단 빅3 플레이어 중에 가장 큰 회사이고 그리고 저는 사실은 반도체 산업을 보던 사람은 아니고 우리나라 거시경제 차원에서의 구조를 좀 관심 있게 지켜봐 왔는데 그런데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GDP가 2000조 원이 좀 넘는데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1.5%입니다. 이게 많이 낮아진 거예요. 과거에는 한 20% 된다고 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11.5%. 우리나라 경제의 9분의 1이 삼성전자에 달려 있습니다. 이 기업이 안 되기를 바라기는 너무나도 무서운 일이고 그럴 수는 없는 겁니다. 잘 해야 되는데 방금 말씀하셨던 여러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여러분들한테 여쭤보면 일단 하나는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된다.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된다. 삼성전자는 큰 기업입니다. 이렇게 큰 기업들은 컸기 때문에 생로병사가 있다면 어쩌면 병사 전의 단계 그러니까 기승전이 있다면 절정 정도 와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떨어지는 일이 남는 건데 그건 너무 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기업은 보통 그렇습니다. 좋은 시절이 있고 덩치가 충분히 크면 작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작아지지 않는 기업들은 특징이 있습니다. 그 아주 큰 상태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한때 휘청대다가 지금 왜 떠오를까요? 오픈 AI에 투자했기 때문이죠.

◇이대호> 그렇죠, 새로운 비즈니스로.

◆서영민> 새로운 비즈니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만 했다면 지금 같은 회사가 아닙니다.

◇이대호> 그럼요.

◆서영민> AWS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고 그 뒤에 칩도 스스로 만드는 회사가 됐기 때문에. 애플은 애플도 디자인으로 먹고 사는 회사가 아닙니다.

◇이대호> 그렇죠.

◆서영민> 애플도 뛰어난 반도체 칩을 만들어서 아이폰이 전 세계의 그 어떤 폰과 비교해도 넘사벽의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에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합해서 최고의 회사가 된 거거든요.

◇이대호> 직접 제조만 하지 않을 뿐.

◆서영민> 새로운 신성장, 모멘텀, 동력을 만들어내야 되는데 그걸 만드는 게 중요할 텐데 무엇이냐라고 이거 어떻게 만듭니까라고 물어보면 엔지니어죠. 뭐예요라고 말합니다.

◇이대호> 결국 사람이죠. 반도체 설계도 다 컴퓨터 앞에서 하는 거다 보니까 오늘 삼성전자가 현재 주가 이게 다 모든 걸 말하는 건 아닙니다만 삼성전자 주가가 3.3% 올라서 7만 5000원대까지 올라섰습니다. 그런데 반면에 SK하이닉스는 1.8% 하락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게 기존에는 하이닉스는 바닥 대비 2배 이상 올랐거든요.

◆서영민> 맞습니다.

◇이대호> 작년 대비. 그런데 삼성전자는 사실 거의 오른 게 물론 오르긴 올랐습니다만 작년에도 한 40% 오르기는 했습니다만 HBM에서 성과를 먼저 보여준 기업과 아직 보여주지 못한 기업이 좀 엇갈렸었는데 이제부터는 만약에 삼성이 따라붙으면 하이닉스의 1등이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네라고 하면서 이제 증시에서는 이런 아이디어들, 투자 아이디어들을 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서영민> 독점하던 시장을 여러 회사들이 나눠 가지게 되면 당연히 독점하던 회사는 좀 힘이 떨어지는 그런 상황을 기대하기 쉽겠죠.

◇이대호> 또 일각에서는 그런 분석도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가장 할 수 있는 게 규모의 경제다 보니까 HBM에 진입을 하게 되면 정말로 싸게 공급할 거다.

◆서영민> 바로 그게 무어의 법칙이고 치킨 게임이고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이 시장에서 1등으로 군림해 온 비결이긴 하죠. 그런데 이게 거듭해서 말씀드리면 삼성전자가 조금 늦었어도 따라가면 됩니다. 그런데 이 따라간다는 것이 아까 설명드렸듯이 따라가지 못하게 되는 상황으로 갈 가능성도 아주 높습니다. 기업 역사에는 비일비재합니다. 인텔이 대표적인 예예요. 인텔이 CPU 시장에서 황제로 군림할 때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었을 때 그 아이폰에 들어가는 AP라는 칩도 사실은 CPU와 똑같은 거고 더 복잡한 거거든요. 이걸 인텔이 당시에 도전했으면 돼요. 그런데 당시에 인텔은 이 시장을 작은 시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대호> 늦었죠.

◆서영민> 마치 삼성이 HBM이 HBM에 대해서 저거 조그마한 시장인데 저걸 우리가 굳이 해야 돼라고 생각한 거랑 그때 당시에 인텔의 생각이 똑같습니다. 그런데 작은 시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애플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이 시장이 오히려 PC 시장보다 훨씬 커져버렸습니다. 모두가 가지는 거니까요. 스마트폰은. 가격도 PC와 똑같고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삼성에게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 있지만 빨리 쫓아가고 더 이상 같은 종류의 그러니까 지금 현재 돈이 잘 벌리고 있으니 돈이 잘 안 벌릴 새로운 작은 것 하기 싫다라는 종류의 모험을 회피하는 경영이 아니면 되는 겁니다. 이게 리더십의 문제와도 관계가 있죠.

◇이대호> 인텔도 그렇고 경영 판단 하나가 정말로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거고 그 뼈 아픈 이야기입니다만 한 2017년쯤 이게 HBM2, HBM2E 버전까지는 삼성전자가 잘 했다고 해요. 그런데 그때 이게 많이 쓰이겠나라고 하면서 팀도 좀 줄이고 인력도 줄이고 했었는데 그때 하이닉스는 계속해서 투자를 했었고 그러면서 현재 이런 격차로 나타나는 건데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또 복병이 등장한 게 인텔이 과거에 파운더리를 좀 하다가 위탁 생산을 좀 하다가 많이 축소를 시켰었는데 다시 파운더리도 확장을 하겠다라고 하고 미국의 대단한 또 반도체 기업들이 인텔에도 같이 붙고 미국 정부까지도 또 어마어마한 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서영민> 그게 반도체, 삼성의 반도체를 이끌어왔던 기술력과 IT 산업이 계속 성장한다는 점, 그리고 세계 정세 세 가지 중에 세계 정세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더 이상 반도체 제조 설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늘 미국이 앞서가 있었고 제조는 아시아에 줬었거든요. 더 이상 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인텔이 과거에 삼성과 아주 유사한 태도로 우리 CPU 만들고 우리가 CPU 만들면 다 써야 되는데 우리가 굳이 다른 거 만들 필요 있어 남의 거 허드렛일 하는 파운더리 할 필요 있어 하고 파운더리를 좀 도외시한 측면이 있었는데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지난달 부로 우리 파운더리를 가장 중요한 모멘텀 중의 하나로 삼고 2등이 되겠다, 2030년까지. 그러니까 그 말은 2030년까지 삼성을 제치겠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미 미국 회사들이 엔비디아도 그렇고 인텔의 파운더리에 주문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 뉴스들이 계속 나옵니다. 미국 회사들이. 그 이유는 미국 안에서 미국이 필요로 하는 집을 만드는 것. 이게 국가 안보 사안이라고 미국이 여기게 됐기 때문이고, 가장 중요하게는 지금 현재 TSMC만이 유일하게 이 바운더리라는 삼성이 신성장 동력으로 보는 이 부분에서 유일한 존재감이 있는 플레이어다, 하나다 그랬는데 실제로도 그런 것이 가장 좋은, 가장 미세한 공정의 반도체는 거의 100% 전 세계에서 TSMC만 만듭니다. 삼성전자는 3나노, 4나노에서 빅테크 회사의 주문을 받지 못했어요, 아직. 이 주문은 전부 TSMC. 가장 좋은 칩은 TSMC가 만드는데 미국이 이게 걱정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가장 좋은 칩을 타이완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거의 100%. 그런데 타이완은 중국이 침략할 수도 있는 나라인데라는 종류의 걱정을 하고 그러면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느냐. 일단 국내에서 많이 만들어야 돼, 미국 영토 안에서.

◇이대호> 미국으로 들여와라.

◆서영민> 네, 그래서 한국의 삼성전자도, 타이완의 TSMC도 미국에 공장을 짓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둘 다 좀 저합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생산성도 낮고 비용도 많이 들고 불량이 나올 가능성도 높고 초미세 공정을 해 본 경험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이게 잘 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표가 붙어요. 삼성도, TSMC도 인지하고 있는데 그런데 인텔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내가 내 나라에서 만드는 것이고 내 나라 정부가 지원하고 실제로 미국 정부가 가장 많은 반도체 지원금을 주는 곳이 인텔입니다. 삼성하고 TSMC 합친 거 비슷한 정도로 인텔한테 줍니다. 그렇게 되니까 인텔이 쫓아올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기술적인 한계만 극복한다면. 그러니까 삼성은 본인이 닥쳐 있는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동시에 인텔보다 앞서 나가야 되는 겁니다, 앞으로.

◇이대호> 1등을 따라잡는 것도 힘든데 저 3등이 또 치고 올라오고 그 뒤에는 쟁쟁한 빅테크 기업과 미국 정부가 또 있고.

◆서영민> 그리고 그 3등이 자기의 본업인 CPU와 서버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PC용 두뇌, 심장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여전히, 여전히 아주 강력한 회사이기 때문에 잘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습니다.

◇이대호> 예전에 이건희 회장이 제가 지금 정확히 몇 년도인지 기억이 안 납니다만 생전에 샌드위치 위기. 넛 크래커. 중간에 끼어 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있는 위기다 엄청 강조했었는데 지금의 삼성도 역시 TSMC와 인텔 사이에 그리고 미국과 대만 사이에 끼어 있는 또 엄청난 위기 상황이기도 합니다.

◆서영민> 이 세 기업을 비교할 때 삼성이 가장 약한 점을 만약에 리더십이라고 꼽는다면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세 기업 사이에는요.

◇이대호> 그렇죠. 임미정 님이 취재한 기자 입장에서 어떤 개선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나요라고 우리 삼성에 대한 컨설팅을 좀.

◆서영민> 제가 이 기사를 내고 나니까 반응들이 기사도 있고 좀 저명하신 테크 칼럼리스트들이 페이스북 같은 데 쓰는 글도 있는데 읽어보면 지배구조를 보라고 합니다. 일단 이건 오너십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사실은 TSMC와 인텔은 CEO, 최고경영자가 엔지니어입니다. 공학을 아주 잘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대호> 지금 경계현 사장도 엔지니어 출신이고 그렇기는 합니다만 물론 이게 중요한 게 의사결정 하나가 기업의 방향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우리가 또 앞에서도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서영민> 특히 M&A 같은 경우는 그 큰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M&A인데 이 M&A는 제일 위에 있는 한 사람 말고는 결정 못한답니다. M&A라는 것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바꿔놓을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이건 굳이 반도체 산업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이마트의 경우에도 비슷한 얘기들을 할 수 있어요. M&A는 매우 중요한 일인데 이 결정은 의사결정은 최고 경영자만 할 수 있는데 우리 최고경영자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자가 지난 한 3~4년 동안 삼성의 핵심 동력을 외부에서 가져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성과를 거두었느냐 물음표가 붙는 부분이 있다는 거 하나 그리고 지배구조 가운데 사외 이사 부분 이건 사실은 저평가 부분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라는 주식의. TSMC 사외이사를 보면 과거에 무슨 자일링스라는 지금 AMD에 흡수된 회사의 대표나 MIT 총장 같은 사람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대호> 글로벌 인재들.

◆서영민> 네, 정말로 TSMC의 경영에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들. 인텔도 마찬가지입니다. 굉장히 저명한 사람들이 자기 경력을 기반으로 들어가 있는데 삼성의 사외이사분들은 이번에도 새 사외이사가 임명되시기는 했고 어떤 이 분야 전문가라고 하는데 교수님입니다.

◇이대호> 교수님, 장관 출신 이런 분들 들어가 있고.

◆서영민> 네, 그러니까 제대로 된 그 역할을 회사의 경영에 관련된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좀 아니라는 거죠. 특히 TSMC는 4명이 미국인입니다. 한 명은 영국인이고 그런데 우리는 어떻냐는 거죠. 실제로 회사 경영의 보드, 이사회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느냐. 혹은 최고 경영자 1인이 엔지니어 혹은 이 분야에 해박한 사람이어서 그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느냐라는 차원에서 삼성전자를 되돌아봐야 되는 측면 이건 삼성전자가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되는 이유하고도 직결돼 있죠.

◇이대호> 그러니까 이사회 멤버들이 이재용 회장이 반대하더라도 10조 원짜리 M&A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인가.

◆서영민> 절대 못합니다.

◇이대호> 그거를 이제 봐야 하는데 그런 글로벌 결정을 또 할 수 있는 그런 이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고요. KBS 서영민 기자 함께했고요. 그 유튜브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 잃어버린 10년 시사기획창 검색하시면 나올 겁니다. 고맙습니다.

◆서영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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