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로 걸어가던 노인... 신고한 목격자는 울컥했다

이혜진 기자 2024. 3. 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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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네티즌이 고속도로 갓길을 홀로 걷던 70세 여성을 목격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만약 그 어르신이 내 부모님이었다고 생각하면... 상상만 해도 울컥해진다.” 한 고속도로 갓길을 홀로 걷던 70대 할머니를 목격한 한 네티즌이 전한 말이다. 이 할머니는 휴게소 환승센터에서 환승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돈이 없어 목적지까지 60여km를 걸어갈 생각이었는데, 목격자의 신고로 무사히 경찰 도움을 받아 버스를 탔다고 한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고속도로 갓길을 홀로 걸어가시던 할머니’라는 제목의 이같은 사연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난 3일 지방 출장을 가던 길에 천안논산고속도로의 정안알밤휴게소를 빠져나오면서 뜻밖의 장면을 목격했다. 휴게소와 고속도로 합류 지점의 우측 갓길에 한 할머니가 배낭을 메고 지팡이를 짚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A씨는 차를 세워 할머니에게 사연을 물어보려다 업무상 미팅 시간이 촉박해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그러나 A씨는 할머니가 신경 쓰여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고속도로순찰대에 출동을 요청했다고 한다.

A씨는 미팅 후 순찰대원에게 다시 연락해 자초지종을 물었다. 고속버스를 타고 정안알밤휴게소에서 환승을 하려던 할머니는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고속도로를 걸어가려고 했다고 한다. 이에 순찰대는 할머니가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가도록 조치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만약 고속도로 순찰대가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 어르신은 어디까지 걸어가셨을지 그때 생각이 계속 난다. 시간이 지나고 며칠 동안 계속 생각이 났다”며 “처음 할머니를 목격했을 때 바로 차를 세우고 여쭤보지 못한 나 자신이 원망스럽고 실망스럽다”고 했다.

고속도로 순찰대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 32분 “정안알밤휴게소를 지난 지점에 할머니 한 분이 혼자 걸어가신다”는 신고를 받고 순찰대가 출동했다. 현장에 출동한 당시 할머니를 먼저 발견한 한국도로공사 순찰팀에서 할머니를 휴게소로 데려간 상황이었고, 순찰대는 휴게소에서 할머니의 신병을 인계받았다고 한다.

이 할머니의 목적지는 논산이었다. 정안알밤휴게소에서 논산고속버스터미널까지는 총 63km로, 버스로 1시간 4분이 걸리며 걸어서는 12시간 20분이 걸리는 거리다.

고속도로 순찰대 제2지구대 관계자는 “할머니는 환승 버스를 놓치고 승차권을 구입할 돈이 없어서 걸어가려 했다고 한다”며 “승차권을 구입해 할머니가 안전하게 논산으로 가실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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