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 의사 "尹정부, 숫자 문제면 의대생 10만명씩 늘리지 그랬나"

한기호 2024. 3. 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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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14만 의사 마지막 한명까지 尹정부 파시즘 횡포에 대항" 성명
"멍청한 정치인들, 필수의료가 의사 숫자로 해결될 문제냐"…라디오서 이재명 헬기 전원 꼬집기도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인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왼쪽)이 지난 3월19일 오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박민수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방문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정권발(發) 의대 대폭 증원 발표에 소아청소년과 의사 대표단체에서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란 거센 반발이 계속됐다.

'민생토론회 입틀막 퇴장 의사'로 알려진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21일 SNS 등으로 배포한 의사회 성명에서 "작금의 의료대란은 윤석열 정부가 유발했음을 분명히 한다. (지난 2월초) 정부의 일방적 발표 직전까지도 의사들은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을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임현택 회장은 "도대체 정부가 왜 이런 의료대란을 유발했는지, 의사들을 악마화 하는지 알 수 없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의사들 모두 돈에 눈이 어두워 국민을 상품화하는 악마들인가"라며 "정부의 강압은 결국 의료계에서 가장 힘든 일을 자처한 전공의들부터 필수의료 현장을 떠나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전공의를 상대로 대화는 커녕 국민 자격이 없는 것처럼 매도하고, 지속적으로 협박을 일삼았다"며 "수련을 포기하고 뛰쳐나온 후배 전공의들을 보호하려고 애쓴 의료계 대표자들에겐 오히려 집단행동을 사주·교사 했단 억지 주장으로 행정명령을 내리고, 압수수색과 경찰조사를 받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상보단 공권력으로 협박하고 처벌해 자신들의 잘못된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이런 정부는 없었다"며 "헌법에 명시된 개인의 자유를 무시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상관없단 식의 논리를 펼치며 의사들을 억압했다"면서 "총선 전 파업하게 만들겠다고 계획한 게 아니냔 억측이 생길 정도"라고 주장했다.

특히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이 멍청한 정치인들아. 이게 의사 숫자로 해결될 문제로 보인단 말이냐"며 "차라리 한해 10만 의사 양병설을 주장해 의대정원을 10만 명으로 늘려버리지 그랬나. 차라리 의대를 없애버리고, 한가정 한명씩 수백만명에 의사면허를 주는 건 어떠냐. 숫자로만 해결된다면"이라고 반문했다.

임 회장은 "전공의들이 길거리로 내몰린 상태에서 정부가 보인 행동은 단순히 의료정책 반대 싸움을 넘어 최소한의 인권보장을 위한 싸움으로까지 확대돼버렸다"며 "의사들은 현재까지 파업을 선언한 적도 없고 하지도 않았지만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철저하게 윤석열 정부에 의해 거리로 내 몰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14만 의사들은 싸울 것이다. 마지막 한 명까지, 정부의 파시스트적 횡포에 대항하여"라며 "이 투쟁은 단지 의사들만의 싸움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정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며,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싸움이다. 이 커다란 전쟁에 의사들이 선봉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서도 의대 2000명 증원 정부 발표에 "단순히 의료계 문제일뿐만 아니라 나라가 망할 일을 정부여당이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5000명도 넘게 의대로 인력이 몰린다면 나라를 먹여살릴 (이공계) 중요인력이 더 이상 없어 나라가 망할 일"이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의대 증원분 82%를 배정받은 비수도권과 수도권(18%) 간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는 질문엔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진료 받기 위해 외국만큼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의대 증원 자체가 근본적으로 필요하지 않다"며 "지금도 병·의원들이 잘 안돼 망하는 게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이다"고 반박했다.

그는 "SRT 수서역에 가시면 전국 각지 수많은 분들이 서울 큰 병원으로 진료받으러 오시는 걸 볼 수 있다"며 "지방에 부족한 게 (지방 소재 병원으로 내원할) 환자인지, 아니면 의사인지"라고 짚었다. 이어 "의사들은 (세부 정책을) 충분히 논의하자고 누누이 얘기해왔지만 피하고 일방 강행하고 있는 건 정부여당"이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임 회장은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많아질 거란 주장은 저출산 변수를 고려 안 한 연구, 사기에 가까운 가설로 의사 증원 근거가 전혀 될 수 없다"며 "제가 당선되는대로 의료체계뿐만 아니라 나라가 망할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란 정말 이상한 정책들을 완전 폐기하겠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지금 우리나라 사정에 맞게 의대 정원을 감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 대거 사직 예고에 관해선 "교수님들도 의대생이나 전공의들과 마찬가지로 뜻을 같이하겠단 말씀을 하고 계시다"며 "정권 퇴진까지도 진행해야 되는 게 아닌가 현장의 목소리가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의대 증원 요구가 있을 때마다 집단행동으로 막아온 게 기득권 지키기'란 비판에 대해선 "외국에서 살다 온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의료 서비스를 굉장히 적은 비용을 내 쉽게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없다'(는 것)"이라며 "어떤 의료서비스가 부족해서 의사를 늘려야 된다는 건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나아가 "외국은 몇달이 아니라 몇년 기다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교포들이 수술받기 위해 오는 형편"이라며 의료 인력은 단순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흉기 테러 직후 처치 가능한) 부산대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를 안 받고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것도 단적인 예"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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