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트래블 체크카드 시장, 지주계 카드사 전쟁터 되나

이선영 2024. 3. 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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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공항라운지 무료 혜택 vs 하나, 환전 수수료 무료 기간 연장
출혈경쟁 불가피하단 시각도

지주계 카드사들이 줄줄이 환전 수수료 무료 마케팅 등으로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해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뉴시스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연이어 해외 이용 특화카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가 우위를 선점한 가운데 신한카드, 국민카드 등도 줄줄이 환전 수수료 무료 마케팅으로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해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시장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신한은행과의 협업으로 '신한카드 SOL트래블 체크(신한 쏠트래블체크카드)'를 지난달 14일 출시했다. 전 세계 30종 통화 100% 환율우대와 해외결제 및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를 연회비 없이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쏠트래블체크카드는 출시 한 달만인 지난 15일 발급 30만장을 돌파했다. 전 세계 1200여 공항라운지를 상, 하반기 각각 1회씩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해외 사용과 관련해 신한카드와 신한은행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총망라한 상품인 만큼 고객들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이 상품 홍보에 직접 나서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행장은 "신한 쏠트래블 카드는 10년 내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으며 문 사장도 "존재하는 카드 상품 중에서 쏠트래블 체크카드만한 상품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가 '평생 무료 환전 외환 서비스'를 내건 외화통장을 올해 1월 선보이면서 무료 경쟁에 불을 붙인 모습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1월 17개국 통화를 24시간 수수료 없이 실시간 환전할 수 있는 외화통장을 선보였다. 출시 3주 만에 가입자수가 60만명을 돌파했으며 일평균 신규계좌 개설은 약 2만8500좌로 집계됐다.

신한 쏠트래블체크카드는 출시 한 달만인 지난 15일 발급 30만장을 돌파했다. /하나카드·신한카드

해외 이용 특화카드 시장의 선두주자는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다. 2022년 하나카드가 선보인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달러, 엔화, 유로, 파운드 등을 비롯해 총 26종의 통화에 무료 환전 혜택(환율 100% 우대)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하나카드도 토스뱅크의 평생 환전 수수료 무료 상품을 의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3월까지 운영 예정이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의 세계 26종 통화 환전 수수료 무료 기간을 올해 12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트래블로그의 성장세는 매섭다. 트래블로그는 서비스 가입자 수 400만명을 돌파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월 해외체크카드 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13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초 20% 중반대로 시작한 점유율도 올해 초 39.2%까지 올랐다.

이에 지주계 카드사들이 줄줄이 환전 수수료 무료 마케팅 등으로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KB국민은행과 협업해 오는 4월 중 해외 이용 특화카드인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카드는 환전수수료와 해외가맹점 이용수수료, 해외 ATM 인출수수료 면제를 비롯해 KB Pay 이용 시 추가 할인 등 혜택이 포함될 예정이다. NH농협카드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해당 상품을 검토 중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하나카드가 선도해 시장을 개척했지만 지주계 카드사들이 참전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엔 타 카드사들도 은행과 협업해서 시장에 들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카드나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들은 시장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주계 카드사는 같은 계열의 은행과 협업으로 무료 환전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반면 기업계 카드사는 서비스 기반이 없어서다.

환율 100% 우대, ATM 출금 무료 등의 서비스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에 비해서는 환전 서비스 기반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역마진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나오는데 (트래블 카드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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