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에 영화해” 천만 직전 ‘파묘’ 장재현 감독, 中 조롱엔 “관심 감사”(종합)[EN:인터뷰]

배효주 2024. 3. 2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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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현 감독
장재현 감독
장재현 감독
영화 ‘파묘’ 스틸
영화 ‘파묘’ 스틸
영화 ‘파묘’ 포스터

[뉴스엔 배효주 기자]

장재현 감독이 '파묘' 천만 돌파를 앞두고 "전혀 기대하지 않던 스코어"라면서 "앞으로 영화를 더 잘 만들어야겠단 부담이 생긴다"는 소감을 밝혔다.

영화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은 3월 2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1천만 관객 돌파를 앞둔 소감 등을 밝혔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다.

최민식은 조선 팔도 땅을 찾고, 땅을 파는 베테랑 풍수사 '상덕'으로 분했다. 김고은은 원혼을 달래는 무당 '화림'으로, 유해진은 전직 대통령의 염까지 한 장의사 영근', 이도현은 야구를 하다 신병에 걸려 그만두게 된 '봉길'을 연기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파묘'는 누적 952만2,759명을 기록, 28일째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1천만 돌파까지 불과 48만 명만이 남았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런 흥행을 전혀 예상하지 못해 실감이 안 난다"고 말문을 연 장재현 감독은 "아직 젊은데..앞으로 영화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든다"고 1천만 돌파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어 "'파묘'는 마니아를 위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만든 작품인데,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 '더 잘 만들걸' 하는 자괴감도 든다"고 말하며 "주변에선 살면서 이런 순간이 다시는 안 올 수도 있다고 해서,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흥행 후 달라진 점이 있나. 가족들 반응은 어떠냐"는 질문에는 "가족 단톡방이 활발해졌다. 원래는 단톡방이 리스트 저 밑으로 내려가 있었는데. 가족들이 저를 그렇게 사랑하는지는 몰랐다"고 말하며 웃었다.

전작에 도움을 준 무속인들로부터도 축하 연락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 '파묘'에 함께 했던 무속인들이 각자 다른 분들인데 응원 전화를 해주셨다. 고맙다"면서 "특히 '파묘'에 도움을 준 무속인 분은 일주일에 5번, 6번은 파이팅을 해주신다. 영화 N차 관람도 많이 하셨다. 자주 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묘'의 어떤 점이 1천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거라 생각하냐는 말에 장재현 감독은 "배우들의 포텐셜,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캐릭터의 페이소스를 잘 살려준 것 같다"고 말하며 출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제작사, 투자사, 홍보사, 배우분들 분위기가 좋으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고 '파묘' 팀의 훈훈한 분위기를 전한 그는 "특히 최민식 선배님이 '이 맛에 영화 하는 거 같다' 하시더라. 오랜만에 극장에 사람이 꽉 차니까 좋아하셨다. 다른 배우들 역시 와글와글한 상영관에서 열기를 느끼면서 오랜만에 행복을 느끼시는 거 같았다"고 귀띔했다.

군대에 가 있어 흥행을 함께 즐기지 못한 이도현에게는 "요즘은 군대에서도 핸드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틈틈이 스코어를 보내주고 있다"면서 "군대에서도 '파묘' 이야기 밖에 안 한다고 하더라. 영화 데뷔작인데 같이 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조만간 면회 한 번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주연배우 4인방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린 후속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관심도 뜨겁다. 장재현 감독은 "캐릭터들만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가 쉽지가 않다. 무덤이야 또 파면 그만인데.."라면서도 "이 캐릭터들로 더 좋은 이야기를 하면 얼마나 좋겠나. 저도 그랬으면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감독판 계획도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면서도, "사용하지 않은 장면은 블루레이가 나올 때 따로 넣을 생각이 있다"고 귀띔했다.

등장 인물들의 이름을 독립운동가로 짓는 등, N차 관람을 통해 '파묘' 속 이스터 에그를 찾는 것도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로 꼽혔다. 장재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관객들이 너무 빨리, 많이 알아냈다"면서 "제가 좀 변태스러운 구석이 있어서 조금만 알아냈으면 좋겠는데, 빨리 알려진 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터 에그들은 서사에 도움이 되도록 고심고심한 것들"이라며 "캐릭터 이름을 생각하는데도 몇 달이 걸린다. 마치 자식 이름을 짓는 것처럼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썼다"고 전했다.

'파묘'가 특히 중장년층의 관심을 받은 것에 대해 장재현 감독은 "타겟층을 생각하고 연출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찍으면서 중장년층이 강시 영화에 대한 향수가 있을 거란 생각을 하기는 했다. 그 느낌이 나오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팬데믹을 겪은 후 관객들이 '왜 극장에 가야 할까' 그 이유를 찾게 됐다고 본다. 저도 그 점을 고민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내가 지금 극장에 앉아있다고 생각하고, 극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감안하며 그 점에 집중했다. 극장용 영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 1세대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을 연출한 김덕영 감독이 '파묘'가 흥행하자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반일주의를 부추긴다"며 공개 저격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당 발언을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는 질문을 받은 장재현 감독은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 여러 이야기가 나오게 됐는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파묘'에는 어떠한 이데올로기가 있다기 보단, 한국사람들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이나 가치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장재현 감독은 "저는 영화를 만들 때 메시지나 사상은 우선하지 않는다. 오히려 숨기려고 하지,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 편이다. 제가 첫 번째 관객이란 생각으로 장르적으로 재밌는 영화를 만드는 게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 얼굴 축경 문신을 두고 "얼굴에 한자를 새기는 행위는 모욕이고 굴욕"이라며 조롱을 하는 사건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중국서 개봉도 안 했는데 리뷰를 하는 등 '도둑 시청' 논란도 불거졌다.

장재현 감독은 "(얼굴 문신은)의도한 게 아니라 큰 생각은 안 했다"면서 "영화에 관심을 가져줘서 오히려 괜찮다. 의도해서 연출한 것이 논란이 되면 생각할 여지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파묘'를 불법 시청한 것을 두고 "곧 '패왕별희'가 재개봉하는데..갑자기 이 이야기를 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웃으며 말한 그는 "중국에서도 한국 영화를 자유롭게 개봉할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 우리는 중국영화 사랑하는데"라 말하기도 했다.(사진=쇼박스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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