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1000만 시대, 10% 이상에게 노인 일자리…경로당 식사 제공 확대

세종=손덕호 기자 2024. 3. 21. 12: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리시설 없는 경로당 4만곳 설비 확충
노인 운동 참여하면 포인트 주고 병원서 쓸 수 있게
실버타운 입주해도 주택연금 받을 수 있게 예외 인정
무주택 노인가구 위한 고령자 복지주택 연 3000호 공급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설 명절을 앞둔 7일 서울 강북구의 한 미등록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2.7/뉴스1

정부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아 10% 이상에게 노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로당 식사 제공을 확대한다. 서민·중산층을 대상으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을 다시 도입하고, 어르신과 가족의 간병·돌봄 부담도 줄인다.

보건복지부는 21일 강원 원주시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22번째 민생토론회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에서 이 같은 정책을 발표하고,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달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은 981만명이다. 내년에는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20.3%(1051만명)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인구 중 노인 비율은 2030년에는 25.3%(1298만명), 2040년에는 34.4%(1715만명)으로 높아진다.

◇폐지수집 노인 월 15만9000원 벌어…올해 전수조사 실시

정부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 노인일자리를 전체 노인의 10% 이상에게 제공한다. 올해 노인 일자리는 총 103만개로, 지난해보다 14만7000개 늘었다. 일자리 보수도 공익형은 월 27만원에서 29만원으로, 사회서비스형은 월 71만3000원에서 76만1000원으로 올렸다. 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노인의 경력화 활동 역량을 활용해 지역사회 돌봄이나 안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다. 정부는 사회서비스·민간형 일자리를 전체의 40% 이상으로 확대하고,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공익형 일자리는 60% 수준을 유지한다.

폐지수집 노인은 올해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지난해 폐지수집 노인 10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전국에 폐지수집 노인은 4만2000명으로 추정됐고, 평균 연령은 75세였다. 1주일에 32.4시간 일해 한 달에 15만9000원을 벌었다. 정부는 전수조사 후 맞춤형 노인 일자리와 보건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2022년 4월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물상. 한 노인이 폐품, 폐지 등을 손수레에 싣고 고물상으로 들어가고 있다. /조선DB

경로당에서 노인들에게 제공하는 식사도 확대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체 경로당 6만8223개 중 42%(2만8620개)에서 평균 주 3.6일 식사가 제공되고 있다. 식사를 마련하는 비용은 정부·지자체가 지원하는 양곡비로 충당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노인 일자리를 활용해 현재 식사가 제공되고 있는 경로당은 횟수를 확대하고, 조리시설이 없는 경로당 4만개는 설비를 확충한다. 복지부는 단계적으로 경로당에서 주7일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는 식사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추진한다. 노인 맞돌봄 등과 연계해 올해는 12곳에서 ,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한다. 또 노인이 충실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지역 내 급식소에서 필요한 반찬을 조리해 공급하는 서울 마포구 ‘효도밥상’ 모형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아파트나 일반 주거지에서 본인이 부담하는 방식의 식사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충남 천안과 경남 김해 아파트에서는 입주민에게 5000~6000원 정도를 받고 한 끼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집에서 의료 서비스 받을 수 있게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전국 확대

노인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집으로 찾아오는 의료·요양 서비스를 구축한다. 어르신이 병원이 아닌 집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중증환자 방문진료 환자 부담을 현행 30%에서 15%로 인하한다. 가정간호·방문간호 등을 통합 제공하는 재택간호 통합센터도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어르신과 가족의 간병·돌봄 부담도 줄인다. 4월부터 요양병원 간병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중증 어르신 중심으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확대 제공한다. 의료·요양·돌봄 필요도에 대한 통합판정체계를 도입하고, 시·군·구에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하여 필요한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연계한다.

노인이 집 밖에서 운동을 하며 여가를 즐기면서 건강을 유지하도록 스포츠도 활성화한다.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는 올해 8곳을 지어 총 11곳으로 늘린다. 탁구, 배드민턴, 골프연습장, 게이트볼장 시설과 물리·재활치료가 가능한 메디컬룸을 갖춘 시설이다. 1곳당 4년간 건립비를 30억원 지원한다.

‘대통령기 전국 노인파크골프대회’ ‘대통령기 전국 파크골프대회’ 같은 대회 개최 지원을 지속해 파크골프를 활성화한다. 각 지자체는 파크골프장을 확충한다. 올해는 울산시와 경북 경산시 등 6개 지자체에서 9곳을 신설하다.

노인이 운동에 참여하면 인센티브 포인트를 주고, 민간 보험료와 진료비(건강보험 본인부담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노인 걷기법·체조법 등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하이엔드 실버타운 '더클래식 500'의 메디컬 서비스 공간 전경. 이곳은 건국대학교병원 교수진으로 구성된 전문의 자문과 전담 건강 관리팀(의사, 간호사, 운동 처방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등)이 개인별 맞춤 건강·운동·영양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더클래식 500 제공

◇분양형 실버타운, 89개 인구소멸지역 한정해 다시 도입

정부는 식사와 여가를 결합해 제공하는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을 다시 도입한다. 실버타운은 아파트처럼 개인에게 분양하거나 임대주택처럼 집을 빌려 살 수 있었으나, 불법 분양 등의 문제가 있어 2015년부터 분양형은 금지됐다. 내년부터는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에 한정해 실버타운을 분양할 수 있게 된다.

실버타운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도 바꾼다. 위탁 운영은 리츠사, 장기요양기관, 호텔·요식업체, 보험사 등 다양한 기관이 맡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 실버타운에 입주한 경우 주택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실거주 예외 사유로 인정한다.

무주택 노인가구를 위한 고령자 복지주택 공급도 연 1000호에서 3000호 수준으로 확대한다. 고령자 복지주택은 무장애 설계(배리어 프리)가 적용된 임대주택으로 복지관을 함께 넣어 식사와 여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후 임대주택을 리모델링할 수 있도록 해 도심지에도 공급한다.

중산층 고령가구를 대상으로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실버스테이’ 도입도 추진한다. 동작감지기를 설치하고 단차를 제거해 노인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한다. 경기 화성시 동탄2지구 내 부지는 국내 최초의 ‘헬스케어리츠’ 방식으로 개발해 실버타운을 공급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