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나 안판다는 에르메스 ‘버킨백’···결국 소송당했다 왜?

다른 제품 구매 후 '선택된' 소비자만
별도 공간에서 버킨백 보고 구매 가능
원고 "'연계 판매', 독점금지법 위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 ‘버킨백’. 에르메스는 버킨백을 아무에게나 팔지 않는 전략으로 소송전에 휘말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대표 상품 ‘버킨백’을 판매할 때 충분한 구매내역이 있는 소비자에게만 허용하는 전략이 위법하다며 미국에서 소송전에 휘말렸다.

2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민 2명이 에르메스에 대해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법에 집단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버킨백을 사려면 수천 달러 상당의 다른 제품을 함께 사야 한다”며 “한 품목의 판매를 다른 제품 구매와 연결함으로써 독점금지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르메스가 버킨백의 엄청난 수요와 낮은 공급이 주는 강한 시장지배력을 이용했으며, 이는 독점금지법 위반이라는 얘기다.

특히 버킨백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없으며, 매장에도 제품이 전시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매장 직원들이 버킨백을 구매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선택된’ 소비자들만 별도의 공간으로 부른 다음 제품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원고 중 한 명은 “버킨백에 대한 접근권을 얻기 위해 다른 제품들을 사도록 강요받았고 수천 달러를 썼다”며 “에르메스로부터 ‘우리 사업을 지속 지원한 고객들에게 가방이 판매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원고는 “버킨백을 사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매번 다른 품목과 액세서리를 구매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에르메스 측은 소송과 관련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버킨백은 ‘패션 아이콘’이었던 영국 출신 가수 겸 배우 고(故) 제인 버킨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든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이다. 전 세계 부유층의 지위를 상징하는 제품으로, 매장에서 10만 달러 이상의 가격에 팔리며, 중고 시장에서는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