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닭강정’은 ‘웃참 챌린지’ 연속…당분간 ‘웃기는 연기’ 쉽니다” [SS인터뷰]

함상범 2024. 3. 21. 09: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류승룡. 사진 | 넷플릭스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베우 류승룡은 OTT 플랫폼 연착륙의 주역이다. 넷플릭스는 ‘킹덤’ 시리즈로 한국 시장에 스며들었고, 위기였던 디즈니+는 ‘무빙’(2023)으로 다시 점프했다. 새로운 플랫폼과 이야기에 도전을 이어갔던 류승룡이 코미디 장르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을 통해서다.

아무도 손대지 않았고, 손댈 수 없었던 동명 웹툰을 이병헌 감독이 각색했다. 도전보다는 실험에 가까운 작품이다. 닭강정이 된 딸을 아버지와 그녀를 좋아했던 사원이 힘을 합쳐 찾아 나가는 이야기다. 애초에 류승룡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다.

‘닭강정’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류승룡은 19일 서울 종로구 한 커피숍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어느날 이 감독이 슬그머니 ‘닭강정이 된 딸의 아버지’라는 얘기를 꺼냈는데 혼란스러웠다. 실없는 농담을 했나보다 했는데, 그게 대본으로 나타났다. 대본 받기 전에 웹툰을 봤고, 대본을 봤을 때는 무난했다. 새로운 도전 같아서 좋았다”고 밝혔다.

◇“성장판이 열려 있다면, 안재홍이 되고 싶어”

‘닭강정’은 2019년을 강타한 영화 ‘극한직업’과 많은 시청자들이 인생작으로 꼽는 JTBC ‘멜로가 체질’(2019)의 류승룡과 안재홍이 뭉친 작품이다. ‘말맛 장인’ 이 감독이 짜놓은 판에 웃기는 것으로 도가 튼 두 배우가 호흡을 맞추면서 대중의 기대가 높아졌다.

“‘닭강정’은 진입장벽이 높은 작품이에요. 아마 다른 배우들도 좋아했을 거 같아요. 당황스러운 측면도 있지만 재미와 가족애, 로맨스가 있잖아요. 부성애와 인류애도 있고. 웃기려고 하면서 제 눈동자에는 딸 민아(김유정 분)가 보여야 했어요. 이렇게 연극적이고 독특한 연기는 오랜만인 것 같아요.”

류승룡. 사진 | 넷플릭스


‘극한직업’은 이하늬와 진선규, 공명, 이동휘의 티키타카가 압권인 작품이다. 다섯 배우는 쉴 새 없이 리허설을 하며 합을 맞췄다. 반대로 ‘닭강정’은 류승룡과 안재홍의 버디물에 가깝다. 주로 둘이 대화를 주고받았다. 류승룡은 ‘존경’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안재홍을 단 한 번도 후배나 동생으로 생각한 적이 없어요. 성장판이 안 닫힌다면 안재홍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몰입도와 캐릭터를 구현하는 수준이 남달라요. 쭉 보면 사랑스러워요. 혹시 웃을까 봐 촬영 전에 말도 거의 하지 않아요. 미리 리허설도 안 했어요. 카메라 켜지면 그때 몰아쳐요. 탁구를 하듯이 딱딱 맞았어요. 이런 상대를 만난 건 행운이죠. 존경하는 배우예요.”

◇“코미디는 늘 스트레스, 만드는 사람들은 정말 진지해”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을 시작으로 ‘류승룡 코미디’는 하나의 장르가 됐다. ‘염력’(2018), ‘극한직업’(2019), ‘장르만 로맨스’(2021), ‘인생은 아름다워’(2022)를 통해 스크린에서 그의 유머가 펼쳐졌다. 상황이나 캐릭터에 맞게 늘 새로운 웃음을 줬다. 코믹 연기의 대가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항상 고민하고 스트레스받아요. 다른 장르 연기할 때보다 피로감이 크고 싫증도 많이 나요. 막 웃기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안 웃으면 따귀 맞는 느낌이에요. 우리끼린 엄청 진지해요. 감독님이나 재홍이나 내성적이에요. 웃음의 누수가 나지 않게, 마치 크리스탈 다루듯이 예민하게 있어요. 그래야 촬영 때 한 번에 터져요. 라바와 BTS 같은 외계인들도 진지했어요. 환갑 앞두고 웃음 때문에 정말 힘들었어요.”

코미디의 대가라고 하지만, ‘닭강정’ 현장에선 류승룡도 위기였다. 코미디 현장은 ‘웃참 챌린지’의 연속이다. 웃지 않고 진지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류승룡은 괴로움을 호소했다.

류승룡. 사진 | 넷플릭스


“곧 있으면 환갑인데, 라바가 몸을 뒤틀고 있어요. 그걸 참으라니요. 미사일까진 참을 만했는데, 핵에서부터 뭔가 올라오더니 사슴에선 무서웠어요. 나도 진지하지만, 그들도 진지해요. 대본에 쓰여 있긴 한데, 구현되는 건 상상이 안 돼요. 힘든 거 아는데 후반부까지 꼭 와주세요. 정말 재밌어요.”

‘킹덤’과 ‘무빙’으로 OTT 플랫폼이 한국 시장에 발을 디디는데 견인차 역할을 한 류승룡은 여전히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증이 크다. ‘닭강정’ 역시 실험적인 도전정신에 반해 출연을 결정했다.하지만 그는 앞으로 코미디 장르는 줄여가겠다고 선언했다.

“발 빠르고 민첩하게 다양성을 고민한 게 이러한 평가를 받는 기반이 됐어요. 도전적인 작품이 저를 불러줘서 감사하죠. 독특한 것에 주저함이 없긴 해요. 아직 개봉하지 않은 ‘아마존 활명수’라는 코믹영화를 끝으로 당분간 코믹 영화는 출연을 자제하려고요. 사람들이 ‘왜 류승룡 코믹영화 출연 안하냐’고 할 때까지. 그만큼 ‘닭강정’에 너무 많이 쏟아부었던 것 같아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