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부산에 뜬 미식의 별, 미쉐린 부산 첫 공개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2024. 3. 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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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또의 주요 메뉴. /사진=미쉐린가이드
지난 2월 한국의 새로운 미식 명소를 담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4'가 공개됐다. 미쉐린 가이드는 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레스토랑과 호텔 평가서로 국내는 2017년 서울판을 시작으로 올해 8번째 발간을 맞이했다.

올해는 부산 지역의 식당들이 함께 선정되는 첫해다. 그동안 식당 리스트가 다소 고착화돼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었던 만큼 부산 지역에서 새롭게 선정될 리스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특히 전국 각지의 식문화가 집결된 서울을 떠나 새로운 도시로 향한 만큼 지역의 향토성이 리스트에 얼마큼 반영되는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피오또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4 그린스타 레스토랑 수상 현장. /사진=미쉐린가이드
부산 지역 식당은 총 43개소가 이름을 올렸다. 현지인보다는 '해외 관광객의 시선'에서 선호할 만한 곳이 주로 발굴·선정됐다는 평이다.
서울을 벗어난 첫 선정 지역인 만큼 부산만의 식문화 특색이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주로 해안가에 인접한 남구, 동부산권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점과 향토성이 강한 식당이나 음식들은 현저히 부족해 미쉐린 가이드와 지역민들의 식당 선호 기준에 다소 차이가 있음을 드러냈다. 그중 미쉐린 별을 받은 소위 '스타 레스토랑'은 총 3곳이었고 모두 1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의 스타 레스토랑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았던 레스토랑을 꼽자면 바로 '피오또'일 것이다. 업계를 선도하며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레스토랑에 수여하는 미쉐린 '그린스타'를 동시에 수여한 국내 유일의 레스토랑이다. 그린스타에 선정된 국내 레스토랑은 총 세 곳으로 훌륭한 요리 솜씨와 뛰어난 친환경적 노력을 겸비한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이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들은 대체로 재배자와 농부, 어부와 직접 협력하고 자연에서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재료를 채취하거나 직접 농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피오또는 부산 해운대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달맞이고개에 자리해 관광객들의 접근성도 매우 훌륭하다. 부부 셰프가 함께 운영하는 공간으로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채소와 과일의 80% 이상을 경북 영천에 위치한, 셰프가 부모님과 함께 운영하는 선원농장에서 조달하고 있다. 화학조미료와 공산품이 아닌 자연으로부터 얻은 전국 각지의 재료를 기반으로 영감을 얻은 요리를 추구한다. 재료 본연의 맛을 내는 것에 집중하되 그 안에서 셰프의 메시지와 독창성을 반드시 담고자 노력한다. 그렇기에 파스타에 집중한 코스를 선보이지만 단조롭지 않고 재료 하나하나에 이야깃거리들이 넘쳐난다.

피오또의 주요 메뉴. /사진=미쉐린가이드
기본적으로 파스타 단일 코스로 진행하되 다양한 자가제면 파스타와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제철 식재료의 어울림, 지역 돼지를 이용해 직접 숙성한 샤퀴테리, 농장과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유제품, 발효 식초 등으로 풍미와 감칠맛에 색다른 변주를 주고 있다.

메뉴판을 살펴보면 셰프의 지역 식재료에 대한 애정과 진심이 오롯이 전달된다. 지리산 우리밀, 제주 흑돼지 뒷다리살로 익힌 햄, 선원 농장의 토종 단호박과 호박씨 오일, 경남 고성의 생대구 등 요리에 쓰인 식재료를 세세하게 표기했다. 자칫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재료들의 쓰임과 근원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음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선원농장의 수박무와 노지 냉이, 파꽃, 마늘쫑, 활 도다리를 활용한 3월의 디시에는 이미 봄이 한가득이다. 흑마늘 소스, 복숭아 나무에 훈연한 제주 흑돼지를 조화시킨 토종 단호박 밀푀유, 드라이에이징한 나주의 오리와 오리뼈를 고아 만든 소스, 선원농장의 매실과 가지가 곁들여진 메인 요리, 선원농장의 골드 키위 젤라또와 곶감, 제주 목초유 리코타 등 코스의 작은 터치 하나에도 다양한 조리 기법과 시간이 깃들어 있다. 모든 메뉴는 계절이나 재료 수급에 따라 변경된다.

피오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콤부차 페어링'이다. 주류를 즐기지 않는 이들도 음식과 함께 음료 페어링을 즐길 수 있다. 코스의 변화에 따라 발효 강도와 향, 당도를 조절해 선보이고 있어 이 특별한 경험을 위해 주류를 마다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미식은 문명화된 사회에서 누릴 수 있는 상징적인 행위지만 이 또한 결국 자연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음을 자연스럽고 유려하게 전달하면서 부산이 미식 도시로서 발돋움하는데 분명한 존재감으로서 기여하고 있다.

◆모리

모리의 은어한우채끝 숯불구이. /사진=미쉐린가이드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가이세키 요리 전문점. 일본에서 수학하고 도쿄 미쉐린 2스타 긴자코쥬를 거친 김완규 셰프와 일본인 아내가 함께 운영하는 공간이다. 계절을 담은 정갈한 정통 가이세키 요리를 선보이며 해안 도시인 부산의 신선한 해산물과 제철 채소를 활용한 정갈한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사려 깊은 접객 서비스로도 정평이 나 있다.

◆팔레트

팔레트의 주요 메뉴. /사진=미쉐린가이드
접시를 캔버스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곳. 부산이 고향인 김재훈 셰프가 이끄는 이곳은 이기대공원을 지척에 두고 용호만 부두와 광안대교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어 지리적으로도 부산을 경험하기에 최적이다. 안정감 있는 프렌치 요리를 베이스로 하고 있으며 계절에 따라 식재료의 쓰임이 다채롭고 직접 구운 사워도우 빵과 다시마 버터의 조합, 흥미로운 주류 페어링은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차오란

차오란의 인기 메뉴. /사진=차오란
해운대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 시그니엘 부산 5층에 위치한 차이니스 다이닝. 매장은 화려하게 번영하였던 1920년대 홍콩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으며 정통 광둥식 요리와 함께 낮에는 딤섬과 차를, 저녁에는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광동식으로 조리된 차오란 만의 시그니처 메뉴인 '차오란 덕'과 홍콩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으로 꼽히는 '꿀소스 바비큐'와 바삭한 '크리스피 삼겹살' 등이 시그니처 요리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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