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화 대물림…부산은행 100년 은행 되기를”

최승희 기자 2024. 3. 2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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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원 BNK부산은행 상무

- 임원 22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
- 우수한 실적·세평 후배에 공 돌려
- “개인의 장점 살려 자기 몫 하길”

“50년 뒤에도 BNK부산은행이 여기 서 있었으면 좋겠어요. 후배가 후배를 키우고, 또 좋은 문화를 대물림하다 보면 ‘100년 은행’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 초석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 후배들에게 ‘BNK’를 물려주고 싶어요.”

문정원 부산은행 동부·울산 영업본부장이 임원 승진 소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내리사랑이라고 했던가. 최근 BNK부산은행 임원(상무)으로 승진한 문정원(54) 동부·울산 영업본부장의 ‘후배 사랑’은 남달랐다. 그는 임원 승진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열심히 하다 보니 후배가 밀어올리고, 세월이 밀어올린 자리인 것 같다. 기회를 준 것만 해도 정말 감사하다”며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문 본부장은 지난 1월 정기 인사에서 임원 자리에 올랐다. 여성 임원 승진은 2년 만이자 부산은행 역대 세 번째이다. 그는 “동기 가운데 남성 1명, 여성 1명 똑같이 승진했다”며 자신을 낮췄지만, 부산은행 임원 22명 가운데 여성은 문 본부장이 유일하다. 임원 승진 후 현장에서 왕성하게 뛰는 여성 임원은 그가 처음이다. 문 본부장은 현재 동부·울산지역 40여 개 영업점을 총괄한다.

임원은 실적과 세평 두루 갖춰야 가질 수 있는 자리다. 문 본부장은 본점 근무(인사부·WM 부장) 때도, 영업점 지점장으로 근무할 때도 우수한 실적으로 선두권에 서왔다. 그 공도 후배에게 돌렸다.

문 본부장은 “후배들과 재밌게 일하니까 실적도 따라왔다”며 미소지었다. 그는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권한을 많이 위임해줬다. 상을 주거나 맛있는 식사를 사주기도 하고, 때로는 같이 술잔을 기울이며 사기를 끌어올렸다”며 노하우를 전했다.

35년, 인생의 절반 이상을 바친 은행에서 그 역시 수많은 희로애락의 순간이 있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은 2004년 2월 책임자(과장)로 승진했을 때라고 했다. 입사 15년 만에 처음으로 인사부에서 사령장 수령 연락을 받고선 “가장 떨리고 즐거웠던 날”이었다고 떠올렸다. 2006년부터 맡은 SM(Sales Manager) 교육 3년은 하루하루가 고비였다. 방카슈랑스, 카드 영업 등 은행 간 세일즈 경쟁이 치열해지던 때였다.

몸도 마음도 힘든 시기였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다른 것도 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우직하게 3년을 채웠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오히려 그를 돋보이게 했다. 문 본부장은 “항상 앞에 나서는 사람은 아니었다. 일이 주어지면 묵묵하고 꾸준하게 몫을 하려고 했다. 늘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조직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려울 때마다 책에서 힘을 얻는다는 그가 요즘 주변에 선물하는 책이 있다. 하완 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이다. 그는 “내가 서있는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비전도 목표도 갖지 못한다면, 다른 곳에서도 똑같을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지금 여기서 비전을 가질 수 있을 때, 이곳을 떠나서도 또 다른 비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며 소개했다.

그는 ‘여성’이라는 타이틀에 갇히기보단 개인의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본부장은 “금융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든 이제 개인의 한계는 있어도 여성의 한계는 없다. 각자의 성향, 강점을 가지고 기량을 펼쳐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여성이라서 불편한 점도 있었다. 과거 보수적인 은행 조직과 업무 환경에선 더 그랬다. 그는 “지금은 여성 지점장이 30명 정도 된다. 동기·후배들이 정말 뛰어나다”며 “앞으로는 여성 임원의 비율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정원 BNK 부산은행 영업본부장은 1989년 부산진여상을 졸업하고 그해 바로 부산은행에 입행했다. 2004년에는 동아대 법대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2017년부터 WM사업부장, 명지지점장, W스퀘어지점장, 사직동금융센터장 등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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