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3층, 천장엔 삼각형 …축구장 6배 공간 엔비디아 본사 건물의 비밀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4. 3. 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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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사옥 ‘보이저’의 내부 모습. 개방과 협업을 강조하기 위해 건물 안을 확 터놓은 것이 특징이다./엔비디아

19일(현지 시각) 오후 4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엔비디아 본사. 납작한 우주선 모양 쌍둥이 건물 중 2017년 먼저 완공된 ‘엔데버(Endeavor)’에 들어서자, 축구장 6.5개(4만6500㎡) 규모의 거대한 공간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뻥 뚫려 있었다. 총 3층짜리 건물이지만, 층 사이를 가로막는 구조물이 없어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졌다. 건물 곳곳에 배치된 사무 공간에서 업무를 보거나, 탁 트인 계단을 오르며 대화를 나누는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건물의 구조는 수직적 구조를 타파하자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 2024′에 참가한 취재진에 본사 내부를 개방했다. 엔비디아를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회사로 올려 놓은 첨단 반도체 연구와 실험이 진행되는 ‘AI 핵심 기지’다. 직원들은 고정된 좌석 없이 자유롭게 원하는 곳에 앉아 업무를 처리했다. 이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기술 유출 우려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엔비디아 사옥 천장에 '폴리곤' 모양의 채광창이 뚫여있는 모습.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새하얀 엔비디아 사옥 천장 곳곳엔 삼각형 형태의 구멍이 뚫여 있고, 그 사이로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이는 태양광을 활용해 건물의 전력·난방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것이다. 채광창을 어디에 얼마나 내는 게 가장 효율적인지 계산하는 작업은 엔비디아의 자체 AI가 수행했다. 채광창이 삼각형인 이유는 3D(입체) 그래픽의 기본 단위인 ‘폴리곤’의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설명이다.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처음 세상에 내놓으며 대형 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엔비디아는 삼각형에 유독 애정이 큰 것으로 유명하다.

엔데버에서 2022년 완공된 신축 건물 ‘보이저(Voyager)’로 통하는 정원 2층에는 새 둥지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목재 휴게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그 밑으론 바비큐를 구워 먹을 수 있는 파티 공간도 보였다. 엔비디아 직원은 가족을 언제든 사옥에 데려와 회사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사옥 외부에서 본 엔비디아 본사./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4층 건물인 보이저의 2층 중앙에는 대형 모니터와 무대가 마련된 ‘공연장’이 있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황 CEO가 분기마다 직원들과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황 CEO가 지키고 있는 철칙이다. 3~4층에 앉아 있는 직원들까지 합치면 1000명도 훌쩍 넘는 사람이 한번에 소통을 할 수 있다. 엔비디아에 재직 중인 제니 리씨는 “분기마다 열리는 대화 자리는 마치 콘서트 같은 분위기”라며 “황 CEO가 시간만 된다면 4~5시간씩 소통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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