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어려운 김 양식용 폐그물, 농촌 야생동물 퇴치 활용 '눈길'

박하늘 기자 2024. 3. 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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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지역 농촌에서 재활용이 어려운 김 양식용 폐그물발을 야생동물 퇴치에 활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천안 아우내농협(조합장 이보환)에 따르면 아우내농협은 지난 2020년부터 조합원들에게 야생동물 퇴치그물을 공급하고 있다.

이보환 아우내농협 조합장은 "밭에 둘러놓은 김발에 고라니가 걸려 죽은 것을 보았다"며 "폐그물을 싼 값에 구할 수 있다고 해서 다른 농협을 통해 그물을 매입해 농가에 지원하게 됐다. 야생동물 퇴치에는 가장 탁월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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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내농협 2020년부터 2000농가 지원
농가 호응 높아 천안시 전체 확대 검토
천안시 병천면 용두리의 한 밭에 김 양식용 폐그물발이 둘러쳐져 있다. 천안 아우내농협이 지난 2020년부터 야생동물 침입을 막는 용도로 활용키 위해 농가에 폐그물발을 보급하고 있다. 박하늘 기자

[천안]천안지역 농촌에서 재활용이 어려운 김 양식용 폐그물발을 야생동물 퇴치에 활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천안 아우내농협(조합장 이보환)에 따르면 아우내농협은 지난 2020년부터 조합원들에게 야생동물 퇴치그물을 공급하고 있다.

아우내농협은 천안 병천면, 동면, 수신면을 아우른다. 산골짜기가 많아 고라니, 멧돼지 등 야생동물 피해가 특히 심한 지역들이다.

김구회 아우내농협 지도과장은 "농작물을 심어놓으면 고라니가 어린 잎을 다 뜯어먹는다는 하소연이 많았다. 멧돼지는 논에서 뒹굴며 여기 말로 '운동장'을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우스 비닐을 찢어놓는 일도 잦았다.

농가들은 야생동물을 쫓아내기 위해 경광등을 설치하거나 시중에서 파는 그물망을 치기도 했지만 동물들의 공격에 쉽게 망가졌다.

아우내농협은 야생동물 피해를 줄일 방법을 고심하다 김 양식장에서 버려지는 그물발을 떠올리게 됐다. 이보환 아우내농협 조합장은 "밭에 둘러놓은 김발에 고라니가 걸려 죽은 것을 보았다"며 "폐그물을 싼 값에 구할 수 있다고 해서 다른 농협을 통해 그물을 매입해 농가에 지원하게 됐다. 야생동물 퇴치에는 가장 탁월했다"고 했다.

농가에서 사용했던 그물망은 쉽게 삭는데 비해 김 양식용 그물발은 7~8년동안 사용가능하다. 높이는 150∼180㎝ 정도로 동물이 뛰어넘기도 힘들다. 게다가 저렴하다.

조합원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아우내농협은 첫 해인 2020년 시범사업으로 45∼60m 길이 폐그물 500개를 120농가에 공급했다. 이듬해부터는 매년 2500개씩 지원했다. 지금까지 2000여 농가가 폐그물을 설치했다. 올해도 아우내농협은 6000만원을 투입해 폐그물 공급을 이어간다.

천안시는 아우내농협의 폐그물 공급사업을 천안지역 전체로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박종갑 천안시의원은 "자원순환 측면에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돼 검토 중인 단계"라며 "천안에 과수농가도 많아 농가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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