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이름 걸고 LPGA 대회 개최하는 박세리 “선수들 보니 가슴이 뛴다, 나중엔 우즈보다 잘 하고파”

김경호 기자 2024. 3. 20. 15: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를 개최하는 박세리가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회 소개와 소감 등을 밝히고 있다. |바즈 인터내셔널 제공



“코스에서 선수들을 보니 여전히 내 가슴이 뛰는 걸 느낀다. 꿈이 이뤄졌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25승을 거둔 전설 박세리가 22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인근 팔로스 버디스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리는 퍼 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의 주최자로 나선 소감을 밝혔다. “은퇴 후 8년이 지났지만 시즌 중에 코스에서 경쟁하는 선수들을 만나게 되니 다시 가슴이 요동친다”며 “내 이름을 내건 대회를 만드는게 목표였는데,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실리콘 밸리에 기반을 둔 한국의 글로벌 투자기업 퍼 힐스의 후원을 받아 대회를 주최하게 된 박세리는 “2년간 공들여 이 대회를 성사시켰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다른 나라에서 뛰는 골퍼들에게도 LPGA투어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후배들의 미국 진출 길잡이가 되고 결과적으로 한국 여자골프 발전의 기폭제가 된 박세리는 “27년 전 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거뒀다. 그땐 한국,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등을 포함해 아시아 선수는 4~5명에 지나지 않았던 때인데 지금은 수많은 아시아 선수가 뛰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은퇴 이후 삶에 대해 “대회 후원도 하고, 재단을 설립해 주니어 골프 발전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한국에서 남녀 주니어 선수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과 미국의 주니어골프협회인 AJGA도 후원한다”고 밝힌 그는 “선수시절 대회 우승이 어쩌면 주위 분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의 활동은 내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박세리 키즈’로 통하는 후배선수들을 비롯해 현재의 고진영, 유해란까지 한국선수들이 전통적으로 강한 이유에 대해 “정신적으로 매우 강하고, 열심히 훈련하는 것이 비결이었다”고 답한 그는 “나는 선수시절엔 오로지 골프만 생각하다가 깊은 슬럼프에 빠지는 멍청한 짓을 저질렀는데, 운동과 삶의 균형을 잘 맞추며 재미있게 투어생활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온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박세리의 1998년 US여자오픈 ‘맨발샷’ 추억도 소환됐다.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먼저 메이저 우승을 거뒀는데 US여자오픈이 훨씬 더 많이 화제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박세리는 “18홀 연장전을 치렀다는 사실, 그리고 공이 해저드 쪽에 떨어져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할 때 맨발로 물에 들어가 샷을 치고 우승한 장면들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엔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웠던 시기였기에 온국민이 함께 위안을 받고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었끼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LA 지역에서 자신의 대회를 열고 각종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향후 기여할 가능성을 묻는 마지막 질문에 박세리는 “난 이제 막 첫 발을 뗐을 뿐이다. 나중엔 타이거 우즈보다 더 잘 하고 싶다”고 웃으며 “위대한 선수인 우즈처럼 높은 수준은 아닐지 모르지만 아시아인으로서, 여자골프 쪽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