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끝내주는 해결사’ 이지아 “제 발차기 시원했나요?”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happy@mk.co.kr) 2024. 3. 2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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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해결사 ‘김사라’ 역을 연기한 이지아. 사진 ㅣBH 엔터테인먼트
“제 발차기 시원했나요?”

배우 이지아(45)는 최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끝내주는 해결사’에서 이혼 해결사 ‘김사라’로 시원한 활약을 했다. 큰 형님 같은 다이내믹한 매력으로 ‘배우 이지아’를 둘러싼 선입견과 편견도 일부 날렸다.

최근 서울 강남 BH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그는 “2016년 영화 ‘무수단’ 이후 8년 만의 언론 인터뷰”라 했다.

테이블을 돌며 기자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나눈 그는 긴장할 법도 한데 “아직도 절 신비롭게 보는 분이 계시냐”거나, “여기 이혼한 분 계세요?” 돌발 질문을 던지는 등 털털하면서도 거침 없는 매력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이혼’이나 ‘논란’에 관한 다소 민감한 질문에도 “이혼이 흠이 되는 시대인가요?” “안 그래도 ‘그 기자님 드라마 안 보고 쓰셨네’ 했다”고 쿨하게 답하는 여유도 보였다.

‘펜트하우스’의 심수련, ‘판도라’의 홍태라…그간 어둡고 무거운 서사를 안은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이지아는 이번 ‘김사라’ 역에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 자신의 모습을 ‘사라’에 투영해서일까. “이 드라마 하면서 ‘잘 어울리네?’란 반응에 기분이 좋았다”며 “제가 웃기는 것에 욕심이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사라는 변호사가 아니라 해결사에요. 그런 점에 끌렸어요. 변호사가 해결할 수 없는 일도 해결해주는 사람이라 법적인 선을 넘나들어요. 현실에는 없는 판타지적 요소가 있잖아요. 히어로물의 주인공처럼 누군가를 도와주는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죠. 시원시원하게 돌진하는 추진력이 멋지고 이에는 이, 악덕에는 악덕으로 부딪치는 게 속이 다 시원했어요.”

“이쯤 되면 복수에 맛 들린 것 아니냐”고 하자, 전작 ‘펜트하우스’의 복수와는 달랐다고 강조했다. “심수련은 고도의 심리전을 이용한 복수했다면, 이번엔 물 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 복수였다. 결이 달랐다”고 비교했다.

‘김사라’는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며느리이자 최고의 이혼 변호사였으나 최악의 이혼녀가 되어버린 인물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빼앗기고 감옥까지 가게 된다. 아들과 생이별을 하고 수감 도중 어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아픔도 겪는다.

이지아는 ‘동기준’ 역의 강기영과 호흡을 맞췄다. 사진 ㅣJTBC
이지아는 “차라리 코믹물이었더라면 좀 더 수월하게 연기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여자로서의 상처, 모성애, 엄마를 잃은 아픔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도 코믹한 부분까지 가져가야 했다.

“사라의 인생 자체가 가슴 아픈 부분이 있어요. 그걸 그렇게 가볍지 않게 풀면서도 캐릭터의 아픔을 표현할 수 있을까 조심스럽긴 했죠. 복잡한 사정과 감정 연기가 어렵긴 했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했어요. 엄마의 모성애, 한 여자로서의 분노도 보여주면서 해결사로서 카리스마 있게 해결도 해야 했으니까요. 액션을 해야 하는데 갑자기 감정 연기를 해야 하고… 적당하게 수위 조절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정희선 작가는 이지아를 염두에 두고 대본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아는 “(작가님이) 예능한 것도 다 찾아보고 유심히 보셨던 것 같다”고 했다. “한번 결정하면 뒤돌아보지 않는 점은 김사라와 닮은 것 같지만, 엄청난 추진력을 가진 사라의 용기는 저보다 훨씬 강하다”고 자신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끝내주는 해결사’는 자체 최고 기록인 5.8% 시청률로 종영했다. 사진| BH엔터테인먼트
이번 드라마에서 그는 강기영과 호흡을 맞췄다. 전 남자친구이자 현 비즈니스 파트너 ‘동기준’ 역에 강기영을 직접 추천했다. 그 이유를 묻자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캐릭터인데 기영이가 해주면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첫 촬영 땐 우리 둘 다 너무 어색해했죠. ‘어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닌데?’ 했는데 차츰 촬영하면서 ‘그 사람이구나’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기대한 대로 같이 협력하면서 재밌게 찍었던 것 같아요. 연기할 때도 여러 버전을 촬영해 골랐고 아이디어도 공유했어요. 근데 멜로신에서 연인의 눈빛으로 바라봐야 하는데 기영이가 부끄러워하거나 ‘나 이런 거 안 해봤어’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애정 어리게 보라고 인마’ 하며 기강을 좀 잡았죠. 인마라는 소릴 특히 많이 했던 것 같아요.(웃음)”

이지아는 “‘이혼해도 괜찮아요. 죽지 않아요’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사진 ㅣBH 엔터테인먼트
‘끝내주는 해결사’는 지난 7일 자체 최고 기록인 5.8%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지난해 10월 ‘이 연애는 불가항력’ 종영 후 3개월여 만에 재편성된 수목 드라마였다.

이지아는 “다시 시작한 수목극 첫 타자였는데 역대 2위 시청률이라고 하더라”며 “의미가 있고 기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혼에 대해 리프레시를 할 수 있게 저희 드라마가 하지 않았나 싶다”며 “여기 혹시 이혼한 분 계신가요?” 묻기도 했다.

“요즘 이혼이 흠인 시대인가요. 오점이 되고 그런 시대가 아니잖아요. 문제적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 중에 용기 내지 못하고 사는 경우도 많잖아요? 괴롭게 사는 분들에게 ‘이혼해도 괜찮아요. 죽지 않아요’ 하고 용기를 드리고 싶었어요. 아직도 이혼하면 내 인생이 끝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작가님이 용기를 주고 싶다고 하셨는데 적어도 우리 드라마가 환기하는 역할은 하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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