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핫플] 24년만에 후보 바뀐 서대문갑 "재개발 성공시킬 적임자는?"

박동해 기자 2024. 3. 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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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는 정치" 국힘 이용호 vs "尹 정권 심판" 민주 김동아
'정치 철새' 아니냐…'대장동 변호사' 신경전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충현동 언덕 일대 모습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또 어디로 쫓아내지는 않겠지…어디로 뭐 보내려나."

서대문구 충현동 금오장오거리. 마을버스에서 내린 A 씨(75·여)는 접이식 손수레에 폐품을 싣고 집으로 향하는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A 씨가 혼자 살고 있는 충현동 언덕길은 재개발 지구(북아현3구역)로 지정됐지만 십수년간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지난해부터 사업이 본격화되는 듯했지만 조합 내부의 내홍, 사업비 급증으로 인해 또다시 난관을 만났다. 인근 대학에서 청소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A 씨에게는 사업비 인상이 큰 부담이다.

눈앞에 닥친 문제에 A 씨는 당장 20일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이 바뀌어도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니까 뭐 감당을 못해"라며 "정치인들도 없는 사람들 구해내려고 힘들겠지만 혼자 힘으로는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충현동은 서대문갑 선거구에서 치러진 최근 3번의 총선 결과 여야 후보 간 격차가 가장 적게 벌어졌던 지역이다. 지난 3번 선거에서 현역의원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리 당선된 것을 감안하면 지역구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여당인 국민의힘 측에 그나마 우세한 곳이다.

주민들은 지역 최대 현안인 정비사업이 지난 몇 년 사이 구청장과 대통령이 바뀌었으니 속도를 낼 것이라 기대했지만 제대로 추진이 되지 않고 있다. 유권자들 가운데는 '정치 혐오'를 내비치는 이들도 많았다.

역시 충현동 언덕에 거주하는 박 모 씨(64) 십여년이 넘도록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며 정치인들을 '사기꾼·나쁜 놈'이라고 꼬집었다.

이용호 국민의힘 서대문갑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철새 정치인' vs '대장동 변호사' 신경전

서대문갑에 얼굴을 내민 후보들은 모두 새로운 인물들이다. 이 지역구에서는 현역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16대 총선부터 여야 양당의 후보로 나와 6차례 맞대결을 벌였다. 2000년 이후 24년간 양당의 후보가 바뀌지 않은 것이다.

이용호 국민의힘 후보는 전북 남원 출신으로 20·21대 총선에서 '남원시-순창군-임실군' 선거구에 출마해 연이어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마포갑 출마를 예고했지만 지난달 초 "당 지도부로부터 헌신을 요청받았다"며 지역구를 변경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부산 해운대구 출신으로 변호사로 일을 하다 2021년 민주당에 입당했다. 올해 평택시갑 선거구에 출마할 예정이었지만 당내 갈등을 염려해 후보를 사퇴한 뒤 다시 서대문갑 선거구 경선에 도전해 본선을 뛰게 됐다.

양측 후보는 서로 정치 배경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이 후보가 민주당 탈당-국민의당 입당-민주당 복당 시도-국민의힘 입당의 전력을 가진 것을 두고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이 후보 측은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는 김 후보가 할 말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반대로 이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을 변호한 대가로 석연치 않은 경선 과정을 통해 본선 후보가 됐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정당한 경선을 통해 당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동아 변호사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서대문갑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힘 있는 정치" vs "윤석열 정권 심판"

후보들은 모두 새롭지만 현재까지 나온 대표 공약은 큰 차이가 없다. 우선 양당의 후보 모두 지역 내 숙원 사업인 △충현·연희동 낙후 지역 재개발 촉진 △신촌·이대 상권 회복 △교통 인프라 개선 등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체적인 공약이 발표되지 않은 면도 있지만 현재까지 양 후보들은 공약 외의 것들을 강조하면서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의 경우 현역 의원으로 '일해 본 경험이 많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자신이 당선되면 지역구의원, 구청장, 서울시장, 대통령이 같은 당 출신이 되면서 지역구의 숙원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과거 민주당 대통령, 서울시장, 구청장, 국회의원이 쫙 있을 때 아무것도 못 했다"라며 "이번에는 '우리가 원팀이 돼서 일할 기회를 주시면 한번 보여드리겠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는 '청년정치인'으로 공천을 받은 만큼 '젊고 새로움'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김 후보는 '정권 심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최근 이종섭(국방부 장관) 도주 사건 등으로 정권심판론이 부각되고 있고 그런 이슈가 부각되면서 선거의 큰 줄기가 잡혀가고 있다"며 "김 후보는 자수성가한 청년 정치인으로 민생에서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대문구에서 3선 구의원을 지낸 이경선 개혁신당 후보는 양당 후보를 지역에 대한 고민 없이 출마했다며 비판했다. 이 후보는 다른 두 후보를 두고 "서대문은 모르고 정당 덕으로 정치하려는 사람들뿐"이라고 지적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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