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천식‧비염…소아 알레르기 해법은 ‘면역치료’?

임태균 기자 2024. 3.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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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때 더 심해지는 소아 알레르기
최근 ‘면역치료’ 주목…정확한 원인 파악 필수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환경 변화에 예민하다. 특히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아이들은 더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질환은 우리 몸 속 면역체계가 꽃가루나 먼지, 애완동물 털 같은 알레르겐(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에 과잉 반응할 때 발생한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환경오염이나 다양한 가공식품의 영향으로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아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나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병하는 소아 알레르기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아토피부터 천식‧비염까지…연령 따라 달라=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연령에 따라 연이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아이가 태어나 음식을 처음 접하게 되면서 ‘식품 알레르기’를 경험할 수 있고, 먼지와 꽃가루 등으로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는 ‘아토피 피부염’이 발병할 수 있다.

돌 이후에는 ‘천명 기관지염’이 나타나고, 4세 이후에는 심한 기침으로 나타나는 ‘소아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특징을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렇게 다양한 질환이 연이어 발병하기 때문이다.

박유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경과를 겪게 되는 건 아니다”며 “환경에 따라 증상들이 시기적으로 일찍 또는 늦게 나타나기도 하고, 특정 질환이 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증상이 순차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여러 증상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아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즉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체질인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와 함께 먼지나 진드기‧꽃가루‧음식 등 환경적인 요인과의 상호작용으로 질환의 발생과 증상의 발현에 큰 차이가 나타난다.

◆늘어나는 소아 알레르기 질환…원인은 불명확=소아 알레르기 질환을 겪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서구화된 생활습관 ▲주택환경 ▲초가공식품(화학적 변형 과정을 거쳐 공장에서 생산된 식품)의 증가 ▲지구온난화 등과 함께 ‘위생 가설’이 설득력 있는 가설로 여겨진다.

위생 가설은 전에 흙을 만지며 자란 아이들, 즉 여러 가지 병을 앓고 스스로 회복했던 아이들은 면역력이 좋고 알레르기 반응이 낮아 질환이 적은 반면, 요즘처럼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그렇지 못해 알레르기 질환에 취약하다는 이론이다.

이미지투데이

소아 환자들은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에 대한 진단‧검사가 성인보다 까다롭다.

예를 들어 성인에서는 쉽게 시행되는 피부반응 검사의 경우 소아에서는 12개월(돌)이 지나야 정확하게 진단에 사용할 수 있다. 또 아이들은 피부 면적이 적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검사를 진행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소아의 경우 혈액 검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또 소아 천식은 학령기 아이들의 경우 성인과 같은 폐기능 검사와 기관지유발검사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영유아 아이들은 폐기능 검사를 시행하기 어려워 아직까지 명확한 진단법이 없는 상태다.

◆소아 알레르기 대처법은?=소아의 알레르기 질환은 처음에는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하나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치료 후 완치되기보다는 알레르겐에 따라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치료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피부염에서 천식 등으로 이어지는 등 표적 기관(폐·피부·눈 등)이 바뀔 수 있어 지속적인 경과관찰이 필요한 만성질환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소아 알레르기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은 약한 피부장벽에 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한 치료원칙이다. 이를 위해 소아과와 피부과가 협진을 통해 주로 보습과 목욕법 등 교육을 진행하며, 적정량의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를 피부에 바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할 수 있다.

또 천식은 폐기능 검사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중증도에 맞춰 흡입용 증상 조절제를 꾸준히 사용하거나 필요할 때마다 추가적으로 증상완화제를 쓰면서 폐기능이 좋아지는 것을 추적‧관찰해야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알레르기 비염은 비강 내에 분무하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동반되는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항히스타민 등 경구약물을 병용해 치료한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법 중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면역치료다. 알레르기 면역치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인 알레르겐을 점진적으로 투여하는 방식으로, 항원에 대한 내성을 유발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게 주된 목적이다.

박유미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이 만성질환이다 보니 오랫동안 약이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엄마들이 성장 저하나 부작용 걱정으로 면역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대표적인 알레르기 면역요법인 피하 주사 치료의 경우 이미 수십 년에 걸쳐 비염에 대한 확실한 효과가 입증됐고 천식과 아토피 피부염에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모들도 ‘자신도 그런 적이 있다’거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괜찮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정확한 원인도 모른 채 소아 알레르기를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제대로 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집중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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