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복무기간 줄여 농촌 기피 막아야

하지혜 기자 2024. 3. 20. 0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대형 병원에 생긴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25일까지 공중보건의(이하 공보의), 군의관 250명을 추가 차출하기로 했다.

공보의 부족에 따른 농촌 의료공백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등 농촌 의료자원 확보에 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료자원 부족탓 의존도 심화
지원 꺼려 인력은 지속 감소세
보건지소 337곳에 1명도 없어
보수 현실화 등 근본대책 필요
이미지투데이.

정부가 대형 병원에 생긴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25일까지 공중보건의(이하 공보의), 군의관 250명을 추가 차출하기로 했다. 공보의 부족에 따른 농촌 의료공백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등 농촌 의료자원 확보에 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박정현 충남 부여군수는 최근 충남도 시장군수협의회에서 관련 법 개정을 통해 공보의 의무 복무기간을 현행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더불어 공보의 보수 현실화와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군수는 “고령화로 의료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지역엔 의사뿐 아니라 공공의료인력인 공보의도 지속적으로 감소해 보건의료 질이 낮아지고 있다”며 “공보의와 다양한 의료자원이 지역에 자발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여는 다른 농촌지역과 마찬가지로 의료기관이 부족해 공보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현재 공보의수가 2020년보다 3명 줄어드는 등 감소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보의 12명이 지역 보건소·보건지소 16곳을 순회 진료하며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다. 의료인력 부족으로 보건소·보건지소 진료를 감축 운영하면서 의료서비스 질이 저하돼 민원이 다수 발생하는 데다 공보의의 휴가·군사훈련 시 대체 진료도 어려운 상황이다.

비단 부여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2013년 3876명이었던 전체 공보의수는 지속적으로 쪼그라들어 지난해 3175명을 기록했다.

이런 탓에 지난해 8월 기준 공보의가 한명도 없는 보건소는 7곳, 보건지소는 337곳에 이른다. 보건지소의 경우 배치 대상지인 1220곳 가운데 27.6%에 공보의가 배정되지 않았다. 그중 19곳은 순회 진료도 여의치 않아 아예 운영을 멈췄다.

공보의 감소의 주원인을 긴 의무 복무기간으로 지목하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현재 공보의 의무 복무기간은 육군 현역(18개월)보다 두배 긴 36개월이다. 별도로 3주 군사훈련기간도 거쳐야 한다. 월급(일반의 기본급 기준 206만원) 역시 현역병(육군 병장 기준 내일준비지원금 포함 165만원)보다 크게 높지 않은 데다 현 정부가 2025년까지 병사 월급을 205만원으로 올리기로 한 만큼 격차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현역으로 입대해 빨리 제대한 후 일하는 게 경제적 여건이나 경력 쌓기에 더 유리한 셈이다.

지난해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이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과 전공의 139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4.7%가 현역 입대 의사를 밝혔다. 이 가운데 89.5%는 “공보의·군의관 복무기간에 매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런 여론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공보의 의무 복무기간을 2년(군사훈련기간 포함)으로 줄이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논의에 진전 없이 계류된 상태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현재 의료인들이 지방 의료기관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공보의마저 제대로 확충되지 않는다면 지방 의료공백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의 이번 차출로 공보의를 지원하는 의대생이 더 감소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브리핑에서 “휴학을 선택한 의대생 상당수가 현재 공보의와 군의관이 도구처럼 마구 차출되는 현실을 보고는 현역 입대가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의대생이 모두 현역으로 입대하면 몇년 후부터는 오지와 군부대에서 의사를 만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