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표심 변덕 심한 강원 춘천·원주…여야 '심판론' 팽팽

CBS노컷뉴스 백담 기자 2024. 3. 1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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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 엎치락 뒤치락 심한 춘천·원주
野 정권 심판 vs 與 민주당 심판 '팽팽'
수도권 근접 '춘천'은 "교통 문제해결"
원주에선 '안보' 우려 목소리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전 강원 춘천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 및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번 바람이 세게 불면 판세가 확 바뀔 수도 있는 곳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강원 춘천·원주를 찾아 민심 챙기기에 나선 가운데 이날 취재진이 만난 지역민들은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신중한 모습이었다. 특히 표심의 엎치락 뒤치락이 심한 지역인 만큼 '정권 심판론'과 '민주당 심판론'에 대한 목소리가 다양하게 표출됐다.

민주당 내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강원 지역 중 춘천과 원주는 민주당 입장에선 가장 승부를 걸어볼 만한 격전지로 꼽힌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엔 민주당 허영 의원이, 강원 원주시을에선 같은 당 송기헌 의원이 깃발을 꼽았다. 한병도 당 전략본부장은 지난 15일 총선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강원은 전체 판세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춘천과 원주에서 승리를 기대한다"고 말하는 등 당은 두 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엎치락 뒤치락' 춘천·원주… 野 정권 심판 vs 與 민주당 심판 '팽팽'

이날 취재진이 만난 시민들은 강원 춘천·원주지역이 최근 투표 때마다 결과 변동이 큰 만큼, 양당 모두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대 총선 당시 춘천갑 허영 의원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김진태 후보와의 접전 끝에 승리했고, 원주갑의 경우 지난 총선 당시 표심은 민주당 이광재 후보로 향했으나 2년 뒤 보궐선거에선 국민의힘 박정하 후보로 뒤바뀌었다.

춘천중앙시장에서 잡화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초반 여성 박모씨는 "원래 춘천이 보수세가 센 곳인데 지난 총선 때 바람이 일어서 허영 후보가 당선 된 것"이라면서 "최근에 허영 의원이 말실수 한 게 논란이 되지 않았나. 주변 사람들이 실망했다고들 말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자인 56세 남성 황찬중씨는 "지난 총선 때 상대 후보인 국민의힘 김진태 의원이 막말하면서 논란이 연달아 터지니 춘천시민들이 굉장히 거부감 들어 했다. 그 표가 다 허 후보에게 넘어가버렸다"라며 "4년간 춘천을 위해 일을 잘 해줘 이번에도 허 후보쪽으로 투표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원주갑 지역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황모씨는 취재진에 "이광재 의원이 도지사로 가버리고 대선 때 국민의힘이 이기는 바람에 국민의힘 쪽으로 바람이 휙 불었다"며 "또 최근엔 지역에서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양당이 강조하는 상대 진영 '심판론'을 두고 견해차도 드러났다.

원주 중앙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강모(65세)씨는 민주당 이 대표를 향해 "오늘(19일) 유세를 올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판 받으러 가야하는 거 아닌가"라며 이날 예정된 재판에 불출석한 것을 비판했다. 이어 "솔선수범하지 않고 사당화에 여념없는 야당을 심판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원주 중앙시장에서 만난 50대 주부 성모씨는 "원래 우리나이 또래가 다 보수적인데 요즘엔 다들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 못한다고, 오히려 민주당을 좋게 이야기 하더라"라며 "이번에는 민주당에 바람이 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근접 '춘천'은 "교통 문제해결"…원주 '안보' 우려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6일 강원 원주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박정하 의원, 오른쪽은 김완섭 예비후보. 연합뉴스

수도권과 상대적으로 근접한 춘천 지역민들은 'GTX-B'노선 확정 등 수도권 교통망 확충 문제 해결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원주에선 접경지역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안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춘천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김모(56세)씨는 "최근에 GTX-B 춘천 연장 노선이 확정이 됐다. 물론 민자 유치에서 예산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큰 발전 이룬 것"이라면서 "이런 현안들에 관심들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원주 중앙시장에 장을 보러 나왔다는 70대 여성 최은경씨는 "윤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보면 전쟁이 나도 괜찮다는 것으로 보일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이재명 대표가 전쟁은 안 된다고 말을 하더라"라며 "이렇게 위쪽에 살고 또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여전히 전쟁날까 무섭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춘천과 원주를 돌며 경제, 민생, 안보, 안전 등 전방위에 걸쳐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춘천시청 광장 기자회견에서 "경제실정, 민생파탄, 평화위기, 민주주의 파괴에 대해 심판하되 이채양명주, 즉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건, 양평고속도로, 주가조작 디올백 명품사건까지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한다"며 "4·10 심판의 날, 춘천시민 여러분과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서 윤석열 정권의 저 패악에 대해서, 실패에 대해서 확실하게 심판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주 중앙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최근 대통령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막말 논란을 직격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만약에 '5·18 민주화운동이 폭동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권력 한 번 가져보겠다면서 곤봉으로 내려치고, 총으로 쐈던 집단이 이 자리에 나타나서 '광주에서 총 맞아 죽는 거 봤지? 대검에 찔려 죽는 거 봤지? 농담이야' 이러면 그게 농담인가. 협박이다"라며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이렇게 망가졌다. 저런 소리를 하면 즉시 경질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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