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심장에 암이?

2024. 3. 1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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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서울시 서울의료원장

간혹 심장에도 암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심장암은 미국의 자료에 의하면 인구10만명에 2명 정도의 환자가 있고 세계 최고의 암 전문병원인 '메이요 클리닉'에서도 1년에 단 1명의 정도의 환자만 있을 정도로 희귀하다.

처음부터 심장에서 발생한 원발성 암보다는 다른 장기에서 발생해서 심장으로 전이된 2차 암이 훨씬 많다. 주로 폐, 피부, 신장(콩팥), 임파선, 유방에서 발생한 암이 전이된다. 나이는 30~50세에서 많으며 여자가 조금 더 많이 발생한다. 특히 흡연과 AIDS가 대표적인 위험인자이다.

워낙 희귀한 질환이라 심장 초음파, CT, MRI 등의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되는데 일단 암이 생기면 혈액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심장 내부의 공간이 좁아져서 심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위치에 따라 혈액의 흐름 자체를 방해하면 좀 더 심각해진다. 즉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심부전 즉 심장 기능 상실이 발생하여 호흡이 짧아지고 극도로 피곤해지게 된다.

그 외에도 부정맥, 가슴 통증, 실신 등의 증상이 가능하다. 또 암세포 일부가 떨어져 나와 뇌 혈관을 막아서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장을 싸고 있는 막인 심낭도 잘 침범한다.

심장에서 처음 발생한 원발성 암은 특이한 면이 있다. 대부분의 암은 주로 임파선을 통해 전이되며 간혹 혈액으로도 전이된다. 그러나 원발성 심장암은 신경을 통해 전이되므로 뇌와 척수신경을 잘 침범한다.

따라서 심장과는 관련 없는 증상 즉 만성적으로 허리가 아프거나 정신이 혼란해지고 기억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후는 매우 나빠 수술을 안 하면 대부분 6개월 이내에 사망하며 수술을 해도 1년 생존율은 50% 정도 밖에 안 된다. 수술과 항암치료 및 방사선 치료를 다해도 평균 수명은 1년에서 3년 정도에 불과하다. 때로는 수술치료가 곤란한 상황에서 암조직이 심장 내부의 혈액흐름을 차단하는 것을 막아 증상을 호전시켜서 일상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수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심장 역시 암보다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양성 종양이 더 흔하다. 주로 점액종이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점액종은 인구 1만명 당 3명 정도의 환자가 있다. 여자가 남자보다 1.8배 많고 30~60세에 주로 발생하지만 특히 50세에 많다. 환자의 10% 정도에서 가족력이 있는데 이 때는 젊은 나이에서도 많이 발생하므로 '가족형 점액종'이라고 한다. 특히 점액종은 75% 정도가 좌심방에서 발생하며 특히 좌심방 중에서도 우심방과 좌심방을 나누는 중격 부위에서 발생한다. 진단은 암과 마찬가지로 심장 초음파, CT, MRI를 하게 되며 필요하면 혈관조영술을 하기도 한다. 관상동맥 혈관조영술을 하게 되면 종양의 혈관 분포와 범위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양성 종양은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지만 심장의 경우는 다르다. 심방은 정맥에서 혈액을 받아 저장하고 있다가 빠른 시간 내에 심실로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우선 심방 내의 공간이 감소하여 혈액 저장을 충분이 할 수 없다. 그리고 심방에서 심실로 혈액이 이동하는 통로를 차단하게 된다. 즉, 혈액 순환을 막고 심장 기능을 저하시키며 부정맥이 오기도 한다.

가장 큰 특징은 중격에 붙어있는 종양이 자세에 따라 움직이면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은 눕거나 잘 때 호흡곤란이 오게 된다. 가슴 부위의 통증이나 쪼이는 느낌을 가지게 되고 어지럼증이 오고 때로는 실신하기도 한다. 운동할 때는 호흡이 짧아지면서 숨이 찬다. 이는 폐에서 좌심방으로 온 혈액이 좌심실로 제대로 이동하지 못하면서 폐의 혈관이 확장되어 폐가 붓는 폐부종이 발생하고 점액종이 계속 판막의 움직임을 막아 판막의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하지 않으면 부정맥, 폐부종, 심장 판막 손상 및 말초혈관이 막히는 등의 합병증이 오게 된다. 또 점액종 일부가 떨어져 나가 말초혈관을 막기도 한다. 그러나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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