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잠사' 추자현 "이무생 출연 소식에 로또 맞는 듯 기뻐, 존재감 있는 배우" [인터뷰M]

김경희 2024. 3. 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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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당신이 잠든 사이'로 돌아온 배우 추자현을 만났다. 추자현은 2011년 영화 '환상극장' 이후 오랜만의 영화에서 교통사고 이후 선택적 기억상실을 앓는 미술 강사 '덕희'를 연기하며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인물을 그려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너무 오랜만의 영화 복귀작의 개봉을 앞둔 추자현은 "너무 쑥스럽고 설렌다. 나이 마흔에 이제 막 연예계에 데뷔하는 느낌이 든다."며 인터뷰 자체도 오랜만이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멜로 장르가 너무 좋아서 하게 되었다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 대해 그는 "2년 반 전에 촬영했던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알고 있기에 영화의 재미에 빠져 보기보다는 계속 걱정을 하면서 봤다. 전전긍긍하면서 어떻게 평가해 주실지 걱정되더라"며 완성작을 본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 "A형이라..."는 추자현은 "요즘 혈액형 이야기하면 옛날 사람이라던데. MBTI는 검사할 때마다 달라지는 데다 영어 4개의 조합을 외우기 어렵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며 "워낙 의심과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뭔가를 결정하기 전까지는 너무 신중하고 오래 걸린다. 하지만 한번 결정하고 나면 앞뒤 따지지 않고 투덜댐 없이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가는 스타일이다. 후회하는 걸 너무 싫어해서 결정할 때는 신중하고 결정한 뒤에는 정말 최선을 다 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시청률, 관객수, 역할에 대해 따져본 적은 없다. 그저 지금 촬영하고 있음에 감사하고 그 과정을 즐기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려 한다"며 쉽지 않은 캐릭터였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했음을 알렸다.

촬영 기간이 짧아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추자현은 "감정 표현의 폭이 넓은 인물이었는데 기간이 짧아서 제대로 훅 치고 빠지는 느낌이 있었다. 기간이 길었다면 오히려 늘어지지 않았을까 싶더라"라며 깊이 오래 끌고 싶지 않았던 캐릭터의 감정선이었음을 이야기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 추자현이 연기한 '덕희'는 겉으로 보기엔 남편의 사랑과 가족의 사랑을 받는 아내였지만 사실 알고 보면 기억을 아예 잃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엄청난 아픔을 안고 사는 인물이었다. 엄청난 준비를 했겠구나 예상했지만 추자현은 의외로 "그냥 날것으로 하려고 했다. 일부러 리허설할 때도 동선만 정하고 그 순간 감정에 집중해서 연기를 했다."라며 현장에서의 집중력으로 감정 연기를 펼쳤음을 알렸다.

시어머니와 통화하는 장면에서 보여준 추자현의 연기는 애통함 그 차제였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그 장면에서 넋이 나가더라. 눈물도 안 나고 혼이 나가있는 상황의 '덕희'였다. 저도 우여곡절 있게 살아보니 그 감정이 어떤 건지 알겠더라. 하늘이 노랗고 억장이 무너지는 이상의 감정일 텐데 이게 어떤 감정인지는 알겠던데 어떻게 표현할지가 숙제였다. 그래서 그 상황에 집중해 봤는데 저도 제가 어떻게 대사를 했는지 기억이 안 나고 나중에는 손에 마비가 오더라. 촬영 후 내가 어떻게 했는지 살짝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그 상황에 훅 빠져들었다."라며 씬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하지만 그 외의 일상적인 장면에서는 예상 밖으로 엄청나 헤 치밀하고 세세하게 대사의 톤과 목소리, 감정의 수위를 조절하고 계산하며 연기했다고 했다. "이무생과 제가 끌고 가는 영화다 보니 두 사람의 모습과 목소리, 감정이 비슷하게 느껴질까 봐 신경 쓰이더라. 그래서 소수점자리만큼의 차이라도 주려고 했다. 그런 작업이 너무 재미있었던 작품이었다."라며 베테랑 배우다운 접근법을 밝혔다.

"너무 격앙되고 슬프고 소위 말해 이성을 잃은 연기를 표현해야 하는 건데 그러려면 제가 이성을 잃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몰입감까지 가기가 쉽지 않은데 한 번씩 그분이 들어오실 때가 있다"라며 영화의 명장면을 오히려 털털하게 이야기하는 추자현은 "40대라는 나이도 있고 자녀도 있으니까 그런 게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내 인생에서의 불행했던 요소를 끄집어 와 연기에 담아내고 하지는 않는 편이다."라며 지금까지의 인생 경험이 분명 연기에 도움은 주고 있지만 일부러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실제 삶의 경험을 억지로 기억해내려 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그러며 "함께 연기한 이무생이 너무 멋있었고 훌륭한 파트너라 저절로 연기가 나왔던 거지 그 순간 (실제 남편) 우효광을 떠올리지는 않았다"라며 이무생에 대한 칭찬을 시작했다.

이무생의 작품 중 '부부의 세계'를 보며 그의 존재감에 놀랬다는 추자현은 "제가 원래 존재감 있는 배우를 좋아한다. 기교보다 등장 만으로 존재가 보이는 배우들을 좋아하는데 이무생이 그런 배우였다. 얼굴이 많이 알려진 상황도 아니었고 후배 의사로 가끔 등장하지만 너무 존재감이 확 오고 연기톤이 차분해서 시선이 많이 가더라. 그랬던 배우가 이후 '서른, 아홉'에서 전미도와 멜로를 하고 '더 글로리'의 사이코패스까지 연기하는데 너무 스펙트럼이 넓은 친구더라. 그래서 멜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장르나 관계건 꼭 한번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던 배우"라며 이무생과 연기하기 전부터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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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기에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받고 가장 먼저 떠올린 배우가 이무생이었다고. "진짜 이무생이 배역을 한다고 해서 로또 맞은 것처럼 좋아했다. 실제 이무생은 엄청 순둥이다. 어떻게 이런 연기를 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착하고 예의 바르고 배려를 많이 하는 배우였다."며 연기를 보며 상상했던 것과 실제 인물 사이에는 차이가 커서 놀랬다는 말을 전했다.

추자현은 "제가 이 영화에서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되는 장면이 있다면 그건 다 이무생의 도움 덕이다. 현장에서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연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무생 덕이었고 원래 대본에 없는 감정이 올라와 저를 돋보이는 장면으로 만들어주더라. 이무생이 집을 들락날락하면서 저를 보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장면이 애드리브이었는데 그 목소리 톤에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그런 목소리 톤 때문에 눈물이 얼마나 하염없이 쏟아지던지 그 대사에 꽂혀서 흰 화면만 보고 해야 하는 연기에서도 실제 같은 감정이 나오더라. 정말 좋은 호흡이었다."며 이무생 덕에 좋은 연기적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중국에서의 오랜 활동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 추자현은 쉼 없이 다양한 작품에 도전했고 그 도전이 모두 어려운 캐릭터였다. "제가 원래 고생도 많이 하고 이미지가 어두워서 어두운 연기를 할 때 호평을 많이 받았다. 중국을 다녀왔지만 아직도 임팩트 있고 강인하고 뭔가 실마리를 잡아가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이미지라고 생각하시는지 저를 그렇게 많이 써주시더라."라는 추자현은 "옛날에는 센 이미지가 너무 싫었는데 이제는 제대로 센 것도 해보고 싶다. 지금껏 저를 잘 노출시키지 않아 왔는데 이제는 좀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릴 때가 된 것 같다."라며 앞으로는 밝은 캐릭터, 코미디 연기에도 도전할 생각이 있음을 밝혔다.

18살에 데뷔해 10년간 한국에서 활동을 하고 그 이후에는 중국에서 활동했던 그다. 어릴 때 데뷔했기에 국내에서 활동할 때도 연기를 공부하며 했어야 했는데 중국에 가서는 중국어 공부와 더불어 중국에서 원하는 연기에 맞춘 공부와 연구를 또 해야 했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달라진 한국에 적응하면서 또 변화하고 따라가야 해서 평생을 공부하고 유학하는 느낌이라는 추자현은 "그래서인지 저를 놓아야 한다는 것에 두려움은 없는 편이다. 예전에는 데시벨이나 튀는 걸로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잔잔하지만 묵직한 톤에 힘을 싣고 싶다. 그런 방향에 맞춰 연기 공부도 하고 있다."며 40대 여배우 중 믿고 보는 여배우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비결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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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현은 "매력 있는 역할, 없는 역할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연기로 인물의 매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배우의 힘이지 않을까. 내게 주어지는 게 어떤 역할이건 그걸 내 걸로 만들어 내가 갖고 있는 능력과 태도로 매력적으로 만들어 보여주는 게 내 가치고 무기라 생각한다."라며 평소 갖고 있던 연기관을 밝혔다.

그동안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았기에 방송으로 보이는 모습만 보고 추자현이라는 배우에 대해 막연한 궁금증을 갖고 있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굉장히 털털하고 솔직하고 무엇보다 참 건강한 마인드와 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이니 타국에서의 도전도 성공하고, 돌아와 한국에서의 2막도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을 앓게 된 ‘덕희’로 인해 행복했던 부부에게 불행이 닥치고, 남편 ‘준석’의 알 수 없는 행적들이 발견되면서 진실을 추적해 가는 미스터리 로맨스 '당신이 잠든 사이'는 3월 20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BH엔터테인먼트, 트윈플러스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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