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투자금 모아 '꿀꺽' 평강랜드 운영업자, 징역 25년 확정

3000명에게 투자금 돌려주지 않고
현수교 건립 사업 관계자에게 뇌물 공여 혐의
자회사인 핑크뮬리 명소 평강랜드도 회생 기로

[서울경제]

3000명이 넘는 투자자에게 30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모은 뒤 돌려주지 않은 뒤에도 신규 투자금을 또다시 유치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부업체 부부가 대법원으로부터 각각 25년, 20년의 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9일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이노에이엠씨'라는 대부업체를 운영한 피고인 부부는 경기도 포천의 한 식물원을 인수해 핑크뮬리의 명소로 유명한 '평강랜드'를 운영해왔다. 이들 부부는 "부동산 경매·부실채권 매각으로 연평균 30%가량의 높은 수익금을 지급할 수 있다"며 3000명이 넘는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모아 돌려주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진행 이후에도 또다시 신규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군부대 인근 현수교 건립사업에 관여하는 위치에 있었던 포천 군부대 여단장과 그의 배우자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1심은 남편인 정 씨에게 25년, 배우자인 김 씨에게 20년을 선고했다. 뇌물을 수수한 김 씨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심은 이들의 항소를 기각했으며,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한편 이들 피고인 부부가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지자 평강랜드는 회생 절차에 진입해 매각을 진행 중이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 회계법인으로 사전에 예비인수자를 확정해 매각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선영 기자 earthgir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