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사 면허로 국민 위협 안돼···의료개혁은 국민의 명령”

강도원 기자 2024. 3. 19. 11: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무회의에서 작심하고 의료계 비판
"국민이 의사 눈치 살펴 제대로 된 나라라 할수 없어"
"2000명 급격한 고령화 추이 고려 최소한의 증원"
"미국 7000명, 프랑스 6150명, 일본 1759명 늘려"
"의사 평균 소득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 불균형"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매년 국민들이 의사들 눈치를 살피면서 마음을 졸여야 한다면 제대로 된 나라라 할 수 있겠나”며 “의대 증원을 늦추면 늦출수록 피해는 결국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제13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부여된 의사 면허를 국민을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일부 의사가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고 의사로서 스승으로서 본분을 지키지 못하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작심하고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2000명 정원 확대 역시 변화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의료개혁에 대해 서는 “우리의 과업이며 국민의 명령”이라며 강경한 어조로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께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인지를 늘 고민하면서 행동해야 한다”며 “국민께 유익한 것이라면,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끝까지 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의사 부족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도 직접 세세하게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2000년 의약분업으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의약품을 조제할 수 있게 되면서 병원 이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었고, 미용 성형 시장이 커지면서 필수 의료 분야 의사마저 빠져나가는 현상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우리 의사 수는 11만 2000명으로 OECD 기준 8만 명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의대 정원 확대 규모에 대해서는 “연간 2000명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급격한 고령화 추이를 고려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2035년 30%에 육박하는 고령인구 비중을 고려하면 의료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은 2000년 초부터 20년간 의대 정원을 1만 6000명에서 2만 3000명으로 7000명 늘렸고, 프랑스는 3850명에서 1만 명으로 6150명 느렸으며 일본도 7625명에서 9384명으로 1759명 늘렸다”며 “우리는 27년간 정원을 단 한 명도 늘리지 못했고 의약분업으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51명이나 감축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미용 성형 의료로 의사가 매년 600~700명 빠져 나간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000명 가까이 의사가 줄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처음으로 의사 소득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3년 마다 나오는 보건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의사들의 평균 소득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며 “간호사 평균 소득의 약 5배로 의료인 간 소득격차도 OECD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급여에 집중하는 의사와 필수 중증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 사이에 보상의 불균형이 존재하는 것도 알고 있다”며 “의사가 늘면 이런 불균형도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를 위해 의료계와 계속해서 대화한 점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의사 증원을 위한 논의 역시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계속해 왔다”며 “작년 1월 업무 보고를 통해 의사 양성 추진 계획을 발표했고, 의료현안협의체, 의사인력수급추계전문가포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의사인력전문위원회 등에서 수십 차례 정원 확대 방안을 협의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현안협의체는 개혁 방안을 28차례나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협회와 전공의단체에 의사 정원의 적정 규모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1월 공문까지 보냈지만, 의사 단체들은 의견은 제출하지 않고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만 되풀이 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의대 정원 증가분 2000명을 비수도권 지역 의대를 중심으로 대폭 배정해 지역 필수 의료를 강화할 것”이라며 “지역별 인구, 의료 수요, 필수 의료 확충 필요성, 대학별 교육여건 등을 감안해 권역별로 배정하고 다시 의과대학별로 나눠 정원을 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4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 대표, 그리고 전문가들과 함께, 의료개혁 과제를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건강보험과 관련해서 윤 대통령은 “국민 건강 보험료 부담만 늘릴 것이 아니라 재정도 더 투입해야 한다”며 “필수의료 중증의료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의사의 사법 리스크를 덜어주는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안△10조 원 이상의 필수의료 재정투자계획△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의료전달체계 개선과제 등 지원책도 소개했다. 이어 △지방 국립대 지역 중추병원 육성 재정 투자 계획△의료 분야 R&D 투자 확대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어제 서울아산병원에서 어린이 병동을 둘러보고 병원 관계자, 소아산부인과 의사, 간호사분들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정말 잠도 못자면서 고위험 산모와 중증 소아 환자들을 챙기는 의료진의 모습을 보고 경의를 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 곁을 떠난 의료진도 이분들과 같이 환자의 곁으로 다시 돌아와 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