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프릭스 물골드 "TWT 파이널에서 활약하는 꿈꾼다"

문원빈 기자 2024. 3. 1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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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패치 대비 새로운 주력 캐릭터 고민하며 실력 재정비 중

반다이남코 '철권8' 출시 이후 프로게이머는 물론 유저에게 가장 조명받은 인물은 단연 '물골드' 한재균 선수다. 

클라우디오 장인으로 유명했던 물골드는 본래 공격적인 플레이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철권8 자체가 공격적인 플레이를 강요하니까 한층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랭크는 고공행진을 그렸다. 순식간에 철권8 최고 계급 '갓 오브 디스트럭션'을 달성하며 랭킹 1위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일각에서는 프로게이머로 활동해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DRX, 광동 프릭스 외 다른 e스포츠 프로 구단에서는 철권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아 마땅치 않았다.

그러던 중 광동 프릭스에서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광동 프릭스 FGC에서 물골드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는 내용이다. 이로써 라이벌 구단인 DRX가 무릎, 샤넬, 인페스티드, 로하이로 4인 체제를 구성했다면 광동프릭스는 체리베리망고, 울산, 머일, 물골드로 전력을 맞췄다.

광동 프릭스에 입단한 물골드는 프로게이머로서 한 단계 더 발전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자신의 플레이를 점검하는 중이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흔히 '깎는다'고 표현하는데 시그니처 캐릭터인 클라우디오 운용 방법 연구에도 전념하며 아수세나 다음 새로운 주력 캐릭터를 찾고 있다.

광동 프릭스는 ATL 팀 배틀 우승, ATL 개인전 우승으로 2024년을 순조롭게 출발했다. 물골드 합류에 따라 향후 성적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프리카TV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물골드를 직접 만나 근황과 향후 목표 관련 이야기를 나눠봤다.

Q. 프로게이머를 선택한 계기는?

군 제대 후 철권 대회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평소에도 게임을 열심히 하는 편이고 철권7 후반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마침 신작 출시 소식도 들려오니까 프로게이머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Q. 철권7 당시 광동 프릭스는 TO가 없었는데 광동 프릭스를 염두에 둔 것이었나?

전혀 아니었다. 제 입장에선 행운이었다. 광동 프릭스와 같은 좋은 팀에서 제의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시다시피 TO가 없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제의를 받아 감사할 따름이다.

 

Q. 막상 프로게이머가 되니까 어떤가?

아직 입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신이 없다.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물론 아마추어 시절에도 패배하기 싫어서 연습이나 게임 분석을 철저하게 했는데 프로는 성적으로 입증해야 하니까 더 열심히 임하게 된다.

Q. 일반 랭크와 대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부담감 차이가 가장 크다. 일반 랭크는 패배해도 크게 상관 없으니까 자신 있게 큰 기술을 내지른다. 하지만 대회는 다르다. 예를 들어 나락쓸기를 사용하다가 막히면 상대에게 큰 기회를 제공한다. 라운드 하나가 매우 소중하니까 정말 신중하게 판단하며 기술을 사용한다. 

 

Q. 선수들도 소위 1도트 싸움에서 많이 긴장하는가?

프로게이머도 사람이라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단 한 방의 기술로 승패가 갈리니까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주위 집중력도 극한까지 올라간다. 누가 침착하게 그 긴장감을 잘 활용하느냐가 승패를 결정짓는다. 

 

Q. 입단 이후 광동 프릭스 선수들과의 관계가 달라졌는지 궁금하다.

서로 워낙 친한 사이였던 지라 달라진 건 없다. 다만 대회 임박하거나 대회장에서 상대의 스타일을 알려주거나 운용을 고민할 때 서로의 팁을 공유하는 등 전략적인 차이가 있다. 2024 ATL 개인전에서 전띵 선수에게 패배하고 멘탈이 흔들린 상태였는데 울산 선수의 조언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Q. 팀 배틀을 보면 시작 전에 다른 선수가 무언가 알려주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어드바이스가 실제로 도움되는가?

물론이다. 상대 캐릭터의 상대법이나 상대 플레이 패턴 중 모르는 걸 알게 되기도, 알고 있었던 내용을 다시금 상기하기도 한다. 어드바이스를 받고 플레이 자체를 크게 바꾼다는 개념이 아니다. 다만 대회에서는 특히 단판전은 딜레이 캐치 하나만으로 큰 영향을 받는다. 정보를 알면 한 번이라도 더 좋은 수를 펼칠 수 있으니까 도움이 된다.

 

Q. 철권 대회는 개방적인 공간에서 진행된다. 해설들의 목소리가 들릴 것 같은데 불편하진 않는가?

선수마다 다른 것 같다. ATL 개인전 4강에서 탈락하고 복기 방송을 진행했다. 예선 8강 결정전에서 빵쟁이 선수와 만났는데 구라 해설이 1도트 싸움에서 "물골드가 레이지 아츠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진짜 레이지 아츠를 사용해서 이겼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해설의 멘트로 도움을 받을 때가 있다. 물론 어드바이스 관점에서는 좋지만 이는 상대에게도 적용된다. 만약 상대가 모르는 기술이었는데 해설로 알게 되면 의식하고 맞지 않으니까 패널티도 있다.

Q. ATL 개인전 참가 전에 무릎 선수와의 맹훈련이 화제였다.

정말 좋은 기회였다. 세계 최고의 선수와 오랜 시간 연습할 수 있는 것만으로 행운이다. 철권7에서는 데스 문화가 있어서 간간이 연습 기회를 가졌는데 철권8에서는 그 문화가 사라졌으니까 서로 시간을 내줘야 한다.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다.

 

Q. 데뷔전을 4강으로 마무리했다. 

아쉽다. 울산 선수가 잘했다. 최근 아빠킹 야식 크래시 등 각종 소규모 대회가 자주 개최되고 있다. 이런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력을 더 끌어올릴 예정이다.

 

Q. 현재 사용하는 장비는?

스틱은 구형 레이저 판테라를 사용 중이다. 성능적인 이유는 없다. 스틱의 경우 레버나 버튼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개봉할 수 있으니까 유지 보수가 편해서 선호한다. 이상하게 스틱 고장이 대회 때 자주 발생하는데 편하게 손볼 수 있다. 레버는 무릎 레버 2와 골든 레버를 병행해서 사용한다. 텐션은 순정 그대로다. 풍신류 캐릭터 등 커맨드가 복잡한 캐릭터를 다루지 않으니까 텐션에 민감하진 않다. 

 

Q. 철권7과 철권8 물골드를 비교한다면?

플레이 스타일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속도감 있게 몰아부치는 걸 좋아하는데 철권8이 그런 플레이를 지향하니까 만족한다. 

 

Q. 지금껏 밸런스 패치를 2번 진행했다. 어떻게 보는가?

하라다 카츠히로 PD가 EVO 재팬 전까지 두 번의 밸런스 패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한 번이 현재 적용된 상태다. 유저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겠지만 솔직히 남은 한 번의 패치로 만족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결론적으로 그리 만족스럽진 않다. 다음 패치에서는 대다수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을 만한 패치를 선보이길 바랄 뿐이다.

 

Q. 리로이 스미스 2회 연속 하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괜히 너프한 것이 아니다. 사실 제 주력 캐릭터가 패치되지 않는 이상 "그럴 수 있지"라는 반응이다. 빵쟁이 선수가 리로이로 유명하지 않는가. 사실 빵쟁이 선수도 초기에는 카자마 준을 주력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철권8은 다른 유저들의 리플레이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리로이 최고 계급을 달성한 유럽 선수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봤는데 기존 철권7 운용 방식과 완전히 달랐다. 빵쟁이 선수도 그 플레이에서 영감을 받고 실력을 키웠다. 

Q. 주력 캐릭터인 아수세나 관련 논란이 많다. 

대놓고 말해서 클라우디오를 하면 답답한데 아수세나를 하면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최근 ATL 8강에서 저를 포함해 과반수 이상 선수가 아수세나를 다뤘다. 솔직히 예상 못했는데 이것만으로 그 성능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다.

마치 철권7 리로이 스미스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성능도 좋은데 운용 난도도 높지 않으니까 승리의 재미와 성적을 위해 애용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철권 e스포츠 미래와 재미를 위해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해외 대회에서 아수세나가 문제인가?

해외에서는 아직 ATL와 같이 큰 대회가 개최되지 않아서 단정지을 순 없지만 토너먼트 등 소규모 대회만 봐도 아수세나 숫자가 많다. '핀야'라는 일본 선수가 있다. 철권7에서 마스터 레이븐으로 유명했다. 물론 마스터 레이븐이 레이븐으로 바뀌었지만 레이븐 대신 아수세나를 하고 있다. 그를 보며 "다른 나라 선수들도 다 똑같은 생각을 하네"라고 느꼈다.

 

Q. 아수세나 외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 3개를 선정한다면?

요시미츠, 니나, 샤오유가 가장 강하다고 생각한다. 드라구노프도 좋은 캐릭터다. 앞서 언급한 3개의 캐릭터를 상대하느니 드라구노프가 낫다. 드라구노프는 불합리한 기술이 있을지 언정 패턴을 읽지 못할 정도는 아닌데 요시미츠, 니나, 샤오유는 정말 까다롭다.

 

Q. 니나를 언급한 선수는 처음인 것 같다.

격투 게임 승리 조건은 상대의 HP를 0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기본은 콤보 대미지다. 니나의 콤보 대미지는 가장 강한 편이다. 또한 니나는 본래 난도가 어려운 캐릭터였다. 철권8로 넘어오면서 성능은 유지되고 난도는 대폭 하향돼 시간이 갈수록 정말 무서워지는 캐릭터다.

 

Q. 그 중에서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캐릭터도 있는가? 

요시미츠가 가장 까다롭다. 최근 요시미츠 블레이드가 하향됐지만 그 기술의 존재만으로 심리전에서 큰 이익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ATL 팀 배틀에서 아이뮤지션 선수 요시미츠가 혼자 10킬을 달성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개인적인 티어가 더 올라갔다. 

Q. 밸런스 패치를 대비해 새로운 주력 캐릭터도 생각 중일 것 같다.

어떤 캐릭터가 조정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시그니처 캐릭터인 클라우디오의 운용을 날카롭게 깎으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다뤄보고 있다. 염두에 두고 있는 캐릭터라면 '펭 웨이'가 있다. 토너먼트 8강에 많이 등장하지 않아서 패치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시그니처 캐릭터인 클라우디오 평가는?

캐릭터 자체는 좋은 성능을 갖고 있다. 철권7보다 좋아졌다. 충분히 대회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다. 하지만 최상위 캐릭터들이 너무 강하다.

 

Q. 클라우디오는 초보자 추천 캐릭터로 많이 언급되는데 공감하는가? 추가로 운용 팁을 공유한다면?

맞다. 철권7에서 클라우디오를 경험한 유저가 그 경험을 그대로 철권8에서 이어갈 수 있다. 팁이라면 히트 발동 시 스타버스트가 무한 지속된다. 특히 6APAP와 철권8에서 추가된 1AP가 스타버스트 상태에서는 딜레이 캐치가 없다. 해당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좋다. 히트를 켰다면 최대한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클라우디오의 강점이다.

클라우디오의 히트 스매시는 하단 판정에 대미지도 꽤 높은 편이다. 히트 게이지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사용하면 초보자들은 대부분 맞는다. 반대로 상대가 히트 스매시 하단 판정을 알고 있다면 히트 스매시를 의식해 앉을 것이다. 이를 역으로 이용해 중단 띄우기 기술로 낚아내는 심리전이 유용하다. 

- 물골드 선수 클라우디오 플레이 [출처: TEKKEN REPLAY]

Q. 초보자는 철권8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은가?

게임을 시작하고 흥미를 느끼려면 이겨야 한다. 패배하면 결국 삭제할 것이다. 쉽고 좋은 캐릭터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기술 몇 개만 사용해도 승리를 챙길 수 있는 '날먹' 캐릭터들이 있다. 그런 방식으로 승리를 챙기면서 커맨드를 손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 개념을 익히기 전까지 예를 들어 중단 3번, 하단 1번 자신만의 패턴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Q. 광동 프릭스 선수를 제외하고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DRX의 로하이 윤성웅 선수다. 워낙 실력이 뛰어난 선수인데 대회에서는 더 무서워진다. 철권8 출시 이후 본인은 잘 적응하지 못한다고 한탄했지만 대회장에서는 집중력이 남다르다. ATL을 포함한 국내외 대회에서 계속 만날 텐데 로하이 선수가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Q. 유튜브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일단 유명 선수들과의 대결 영상이나 각 캐릭터 팁과 운용 방법을 생각 중이다.  

 

Q. 최근 선수들이 BJ들과 합동 방송을 하면서 알려주고 있다. 이런 활동에는 관심이 없는지 궁금하다.

기회가 있다면 흔쾌히 임하고 싶다. 울산 선수는 오늘도 혜밍 방송에 출연할 예정이다. 이전 방송을 봤는데 혜밍의 철권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클라우디오를 하는 BJ가 없어서 아쉽다. 철권7에서는 꽤 많았는데 철권8에서는 더 쉽고 강한 캐릭터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Q. 프로 구단에 입단한 만큼 목표도 새롭게 정했을 것 같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해외 대회를 자주 나가지 못했다. 특히 유럽이나 북미 대회는 참여한 적이 없다. 프로게이머로 입단했으니까 해외 대회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프로게이머라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TWT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TWT 파이널이나 EVO에서 활약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Q. 해외 선수와 한국 선수의 차이가 있는가?

캐릭터 선택 폭이 다르다. 대표적으로 한국에서는 풍신류 인기가 상당하다. 무릎, 쿠단스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도 풍신류를 애용한다. 해외는 풍신류 비중이 상당히 낮다. 비주류 캐릭터들이 더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유럽 상위권에서는 니나, 샤힌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Q. 철권 프로팀에는 감독, 코치가 없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원한다. 게임 플레이 내용을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봐 주면 큰 도움이 된다.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다. 특히나 철권은 캐릭터도 많고 그만큼 기술도 다양하다. 선수가 이를 다 챙길 수 없는데 코치진이 이를 짚어주면 게임 플레이 전개 방식이 다채로워질 것 같다.

 

Q. 앞으로의 활약 기대하고 응원하겠다. 끝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프로 입단 전에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가 "물골드가 주말을 즐겁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TWT 대회가 보통 주말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제 프로가 됐으니까 각종 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성원과 응원에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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