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자동 번역…영어 못 해도 외국 명문대 강의 듣는다

박지영 기자 2024. 3. 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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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에듀테크 시장 어디까지 왔나
게티이미지뱅크

“생성형 인공지능 등장으로 학사 학위 이상 고임금 노동자들도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능력을 ‘업스킬링’(up-skilling·직무 혁신을 위한 기술 교육)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프 마지온칼다 코세라 최고경영자)

지난 12일 미국 교육 플랫폼 기업 코세라(Coursera)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국외 대학 강좌를 한국어로 번역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 기업은 2012년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 교수이자 딥러닝(인공지능 심층학습) 창시자 앤드류 응과 다프네 콜러가 창업했다. 이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학습에 보편적인 접근 방법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코세라를 세웠다고 한다.

이날 한국에서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연 코세라는 “인공지능의 힘을 활용해 4천개 이상의 강좌를 한국어로 번역함으로써, 한국 수강생에게 전례 없는 접근성과 유연성을 제공하고,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디지털 기술을 함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영어로만 제공됐던 미국 미시간대의 ‘모두를 위한 프로그래밍’, 아이비엠(IBM)의 ‘데이터 과학이란 무엇인가요?’ 등의 강좌들을 한국어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국 교육 플랫폼 기업 코세라(Coursera) 기자간담회에서 제프 마지온칼다 최고경영자가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자신이 영어로 말하는 영상을 한국어로 곧바로 변환한 영상을 소개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이날 제프 마지온칼다 코세라 최고경영자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자신이 영어로 말하는 영상을 한국어로 곧바로 변환한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 영어 음성을 한국어뿐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등의 언어로 변환시키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제공하게 될 서비스는 단순 번역을 넘어 음성까지 자동으로 번역하는 것”이라며 “아직 많은 컴퓨팅 비용이 필요하지만, 조만간 전 세계 모든 학생이 모든 강의를 자국어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세라는 인공지능 번역을 위해 오픈에이아이의 지피티-3.5 터보와 구글의 제미나이 프로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등 교육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코세라는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1억4200만명의 등록 학습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코세라는 “국내에서는 72만1천명의 등록 학습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세라는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세대, 성균관대, 포항공대 등 국내 대학이 제공하는 강좌를 21개 언어로 번역해 제공한다. 마지온칼다 최고경영자는 “과거에 다른 언어로 번역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한 과정 한 언어당) 드는 비용이 1만달러 이상에 달했다”며 “이제는 인공지능을 사용해 20달러면 번역이 완료된다. 많은 학습자가 인공지능 기능이 적용된 코세라를 통해 균등한 배움의 기회를 얻어 불평등의 간극을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코세라와 같은 교육 전문 플랫폼 외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들도 ‘에듀테크’ 경쟁에 뛰어 든 상황이다. 에듀테크는 교육과 기술의 합성어로, 교육에 인공지능·클라우드·증강현실·웨어러블·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학습 환경과 교육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초·중·고 학습관리 프로그램인 구글 클래스룸(Google Classroom)과 마이크로소프트 에듀케이션(Microsoft Education)은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으로, 학습자와 교사에게 다양한 교육 도구와 자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 서비스다.

수학 등 분야별 특화 인공지능 교육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케이티(KT)로부터 100억원의 투자를 받은 에듀테크 스타트업 콴다는 모르는 문제 사진을 찍으면, 한국어와 수식을 동시에 인식하는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이 판독해 맞춤형 풀이와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지난 8일 콴다는 이공계·경영학 분야 등 미국 대학생들의 시험 준비를 돕는 웹 기반 서비스 ‘프렙파이’(Prep.Pie)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콴다는 “영어권 국가 중 가장 큰 사교육 시장을 가진 미국에서 사용자 트래픽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하고, 거대언어모델(LLL) 학습에 가장 효과적인 영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축적하여 모델의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에듀테크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달 14일 삼일피더블유시(PwC)경영연구원이 발간한 ‘초개인화 학습의 혁명이 시작된다: 에듀테크’ 보고서는 전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향후 6년간 연평균 15%씩 성장해, 2030년에는 8천억달러(106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또 국내 에듀테크 시장은 2021년 7조3천억원에서 2025년에는 10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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