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뚝이는 아기 고양이, 무릎 위로 '폴짝'…새 가족이 생겼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제는 소중한 가족이 된, 유기동물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 드립니다.
4개월 된 까만 새끼 고양이가 주차된 차 밑에 숨어 웅크려 있었다.
갑자기 새끼 고양이가 폴짝, 뛰어 올랐다.
한참을 힘들어했던 터라, 고양이를 가족으로 맞았다가 또 그걸 겪는 게 자신이 없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쩌지' 하고 있을 때, 거짓말처럼 무릎으로 뛰어 올라와…함께 따뜻한 집으로
다리 부러져 유기된 걸로 추정, 수술비 130만원 들여 치료 후 잘 뛰어다녀
"미돌이 떠나보낸 뒤 펫로스 또 두렵지만, 서로에게 오래 기쁨이 되길 바랄
[편집자주] 이제는 소중한 가족이 된, 유기동물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 드립니다. 읽다 보면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가면 좋아지고, 그리 버려진 녀석들에게 좋은 가족이 생기길 바라며.

컴컴했던 겨울밤. 2020년 1월, 새해였고 연휴였다. 가족들이 모처럼 모여 연결되는 날. 따뜻한 명절 음식을 나누고 정겹게 대화하는 날. 불빛이 별처럼 총총 켜져 있던 아파트 단지 안.

그러나 그 온기가 모든 존재에게 동일한 건 아녔다.
까만 고양이가 그랬다. 영문도 모른 채 길바닥에 버려졌다. 별안간 홀로 살아남아야 했다. 차 아래에서 눈만 열심히 굴리며 덜덜 떨었다.
누군가 이 작은 고양이를 보았다. 다행히 마음이 고운 사람이었다. 추운 날 굶주렸을 생(生)을 지나치지 못했다. 그러나 옴짝달싹 안 한 채 떨고만 있던 고양이. 그러니 어찌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그 때 까만 고양이를 두고 고민하던 사람을 보았다. 뭘 먹이려, 건어물을 들고 와 주려 해도 차 밑에서 나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미래씨 부부도 거기로 다가갔다. 함께 쪼그려 앉아 차 아래를 바라봤다.

그때였다.
꿈쩍 않던 고양이가 슬금슬금, 신형씨 앞으로 다가왔다. 아, 됐다 하며 건어물을 주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새끼 고양이가 폴짝, 뛰어 올랐다. 올라간 곳은 쪼그려 앉아 있던 신형씨의 무릎과 팔 위였다. "이리 와"하며 손을 내밀고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그리 안긴 거였다. 미래씨가 당시를 회상했다.
"건어물을 주려던 순간에 자연스레 올라와 버렸지요. 내려놓을 수 없어 그대로 들고 올라간 거예요."

사람 손을 탄 것 같은 아이. 어쩌면 잃어버렸을 수도 있단 생각에, 일주일 동안 주인을 찾아주려 백방에 알렸다. 그러나 아무런 소식이 오지 않았다.

그 사이 정이 들었다. 남편 신형씨는 이미 이런 생각을 품고 있었다. 미래씨에게 말했다.
"우리가 가족으로 품어줬으면 좋겠어."

미래씨는 두려움이 컸다. 반려견 '미돌이'와 15년을 함께하고 무지개다리로 떠나보낸 경험이 있었기에. '펫로스 증후군'. 그 상실과 힘듦에 우울증까지 왔었다. 한참을 힘들어했던 터라, 고양이를 가족으로 맞았다가 또 그걸 겪는 게 자신이 없었다.
그러니 작은 고양이를 보면서도 걱정이 됐다. 정이 들까 싶어 이름도 지어주지 않았다. 네 발 달린 녀석이 집 안을 돌아다니는 것. 그걸 보며 예쁘기도 하고, 미돌이 생각도 나서 별수 없이 엉엉, 울음을 터트렸단다.

그러면서 금세 정이 들었다. 무릎에 폴짝, 풀쩍, 너무나 잘 올라오는 고양이. 흔히 말하는 개냥이(개+고양이, 사람에게 친근한).
그리 가족으로 맞게 되었다. 이름도 '용식이'라고 지어주었다. 뭔가 촌스러운 한글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는데, 당시 드라마 '동백꽃 필무렵' 주인공 이름이 용식이었다고(이름 후보엔 덕배, 용철이도 있었다).


"마음이 정말 복잡하더라고요. 만약 사람이 데리고 있다가, 그 이유로 버린 거라면 정말 나쁜 사람이잖아요. 다신 반려동물을 그가 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도 했지요."

다리는 수술을 해야 했다. 날짜를 잡고 치료했다. 수술비는 130만원이 나왔다. 이야기를 들은 미래씨 지인이 선뜻 큰돈을 보태주었다. 지인이 이리 말했단다.

"원래는 작년에 스스로에게 줄 선물을 위해 모은 돈이야. 그런데 연말에 특별히 뭘 살 게 없더라고. 근데 용식이 수술 이야기를 들으니, 그 돈을 나누고 싶었어. 부담 갖지 말고 받아줘. 누나가 얼마나 큰 결심을 한 지 아니까. 얼른 잘 시켜주자."

미래씨는 그때 또 엉엉 울음을 터트렸다. 감격과 놀라움, 안도감이 교차했다.
용식이 다리는 수술 후 완쾌해 튼튼해졌다. 지금은 온 집안을 열심히 뛰고 누비고 할 정도로.

에필로그(epilogue).
용식이가 오기 전까지, 미래씨는 한 번도 떠나보낸 강아지 이름을 입 밖에 내본 적이 없었다.
"말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히거나 눈물부터 나서 그랬지요. 무려 3년이나 그랬던 거예요."
그런데 용식이가 오고 나서 강아지 이름도 자연스레 꺼내게 되었다. 볼 순 없고 만질 수 없지만, 가슴에, 곁에, 여전히 사랑스럽게 머물러 있는 강아지 '미돌이'.

미돌이는 하얀 말티즈, 용식이는 까만 고양이. 대조적인 모습이란 것도 재밌단다.
용식이와 함께한 날이 벌써 5년. 지금도 떠날 때를 생각한다고 했다. 미래씨가 말했다.
"아마 그때가 되면, 저는 다시 무척 아프고 힘들 거예요. 지난번보다 더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대책이 없지요. 있는 순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것밖에요."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혜리 "결별기사 난 뒤 더 얘기해보자고 대화 나눴는데…" - 머니투데이
- '난치병' 굽은 허리 이봉주에 전 국민 충격…꼿꼿이 다시 선 근황 - 머니투데이
- '50억 강남 건물주' 임하룡…"30여년 전 4억대에 샀다" - 머니투데이
- 초고속 결혼 이정민 "♥의사 남편과 결혼 후 충격·공포"…왜? - 머니투데이
- '레깅스 시구' 전종서, 일본서도 극찬했다 "섹시하고 깜찍한 미녀" - 머니투데이
- "10분당 1만원" 밥값보다 비싼 주차비…맛집 갔다 8만원 날렸다 - 머니투데이
- "남의 업적 뺏고 자랑, 일본이랑 똑같아"...하영 증조부, 거짓 이력 파묘 - 머니투데이
- "신혼집 마련할 돈 날렸다"...해외서도 놀란 코스피 개미 잔혹사 - 머니투데이
- 서경덕·송혜교, 광복절 맞아 '만세운동 간호사' 박자혜 알린다 - 머니투데이
- 광복절 연휴, 남해안·지리산에 '최대 250㎜'...밤·새벽 '물폭탄' 예고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