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 총선거와 헌법공포 기념… 5월엔 조선 우표, 8월엔 대한민국 우표로

채민기 기자 2024. 3.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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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현대사 보물] 독자 박상순씨가 수집한 기념우표
1948년 5월 10일 자 서울 광화문 우체국 도장이 찍힌 5·10 총선거 기념 ‘조선우표’ 초일봉투(우표를 봉투에 붙이고 발행일 도장을 찍은 것). /박상순씨

“체신부에서는 5월 10일에 시행될 선거를 축하하기 위하야 2원 5원 10원 20원 50원 등 다섯가지 종류의 기념우표를 발행하기로 되였다 한다.”

1948년 5·10 총선거 기념우표 발행 소식은 그해 4월 21일 자 조선일보 2면에 단신으로 실렸다. 서울 광진구 독자 박상순(80)씨는 당시 발행된 우표를 소장하고 있다. 우표를 봉투에 붙이고 발행일의 도장을 찍은 ‘초일봉투(初日封套)’다. 다섯 종류 우표의 색깔이 각각 다르다. 액면가 2원~10원짜리엔 태극기 아래 투표용지를 든 손이, 20원~50원짜리엔 한복을 입고 투표함에 용지를 넣는 남녀가 그려져 있다. 해방 이후 처음 치르는 선거를 앞두고 투표장의 가장 상징적 장면을 도안으로 표현했다.

8월 1일 발행된 헌법 공포 기념 우표(사진)엔 ‘대한민국우표’로 표기돼 있다. /박상순씨

10대 때부터 평생 수집해온 박씨의 우표엔 정부 수립기의 정치적 이정표들이 드러난다. 제헌국회 개원(1948년 5월 31일)을 기념하는 우표엔 옛 중앙청 건물이 그려져 있다. 일제강점기 총독부와 해방 이후 미 군정청 청사를 거쳐 첫 국회의사당으로 쓰였던 건물의 역사를 말해준다. 이 우표가 발행된 1948년 7월 1일에 국회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공식 제정했다. 이때까지는 ‘조선우표’였지만 1948년 8월 1일 발행된 헌법 공포 기념우표엔 ‘대한민국우표’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발행 시기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우표는 수집 취미의 대표적 대상이다. 1970~1980년대엔 기념우표 발행일 전날부터 우체국 앞에 줄을 서는 어린이들 모습이 신문에 실렸다. 현재는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 줄어들고 우표도 ‘선납 라벨’ 스티커로 점차 대체되면서 우표 수집 취미가 예전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우취 인구(우표 수집을 취미로 하는 사람의 수)는 2012년 10만3671명에서 2022년 7만9018명으로 줄었다. 기념우표 발행량도 같은 기간 2445만장에서 1908만장으로 줄었지만, 방탄소년단(BTS), 뽀로로 등이 기념 우표로 발행되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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