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든 영화계②] 최민식→이도현, 10년 만·데뷔 첫 '천만 배우'를 향해

박지윤 2024. 3. 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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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명량' 이후 오랜만에 흥행작 탄생
'흥행 보증수표' 유해진…이도현, 스크린 데뷔작으로 눈부신 성과

배우 최민식 유해진 이도현(왼쪽 부터)이 '파묘'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유의미한 기록을 새기고 있다. /
'파묘'가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뜨거운 입소문에 힘입어 적수 없는 흥행 질주를 펼치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에 힘입어 뚝심 있게 K-오컬트를 판 장재현 감독은 영화계에 굵직한 획을 그었고 작품을 이끈 배우들은 필모그래피에 의미 있는 한 줄을 새기고 있다. 이에 <더팩트>는 감독과 배우들의 유의미한 발자취를 따라가고 '파묘'든 관객들과 '파묘'들 수밖에 없는 여러 요소를 제공한 숨은 공신들의 이야기까지 들어봤다.<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파묘'가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을 수성하며 고공 행진 중이다. 이에 자연스럽게 배우 최민식 유해진 이도현이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한 번 더 혹은 처음으로 거머쥘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최민식은 40년 경력의 풍수사 상덕 역을, 유해진은 장의사 영근 역을, 이도현은 경문을 외는 무당 봉길 역을 맡아 데뷔 처음으로 오컬트 장르에 도전했다. 이들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다채로운 '케미'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뜻깊은 기록을 새겼다.

최민식은 '파묘' 무대인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팬들이 선물한 귀여운 아이템도 모두 착용하며 '할꾸'를 유행시키고 있다. /쇼박스, SNS 캡처
먼저 최민식은 2014년 개봉한 '명량'으로 176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을 남겼던 때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두 번째 천만 영화 탄생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그동안 그는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등 수많은 대표작과 함께 '국민 배우'로 거듭났지만 지난해 공개된 디즈니+ '카지노'를 제외하고 약 10년간 흥행이나 화제성과 거리가 멀었다. '명량' 이후 '대호'(176만 명) '특별시민'(136만 명) '침묵'(49만 명) '천문: 하늘에 묻는다'(200만 명)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53만 명) 등 줄줄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이 가운데 최민식은 배우 생활 35년 차에 처음 도전한 오컬트물로 유의미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스크린에서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의 균형을 잡고, 무대인사에서는 남다른 입담과 특급 팬서비스로 관객들과 가까이 소통해 MZ세대까지 사로잡으며 'N번째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무대인사도 빠지지 않은 최민식은 강동원 한소희 차은우 등 후배들이 극장에 왔다고 농담하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고, 관객들이 선물한 머리띠 모자 가방 등 귀여운 아이템도 다 착용하며 '할꾸(할아버지 꾸미기)'를 유행시켰다.

특히 그는 "팬이 직접 목도리를 떠주셔서 쪄 죽어도 하고 있다"며 고양이 귀 머리띠와 분홍색 털목도리를 착용했다. 이날 무대인사에 참석한 이들의 SNS에 따르면 최민식은 행사 내내 목도리를 착용한 것으로 전해져 관객들을 더욱 감동하게 했다.

이렇게 최민식은 '카지노'와 가수 자이언티의 '모르는 사람'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힌 데 이어 '파묘'로 장르 확장은 물론 접점이 없던 MZ세대까지 제대로 공략하며 대체 불가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유해진은 '파묘'로 또 한 번 '충무로 흥행 보증수표'의 존재감을 발산했다. /쇼박스
'택시운전사'(1218만 명) '베테랑'(1341만 명) '왕의 남자'(1051만 명). 28년 동안 연기생활을 이어오며 세 개의 천만 영화를 갖고 있는 유해진은 '파묘'로 '충무로 흥행 보증수표'의 존재감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유해진은 코로나19 이후 침체기가 계속된 영화계에서도 꾸준히 작품을 내놓은 배우 중 한 명이다. 그가 주연으로 활약한 '공조2: 인터내셔날'(698만 명) '올빼미'(332만 명)는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이어 '달짝지근해:7510'(138만 명)은 수치로만 보면 아쉬운 성적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작품들이 손익분기점은커녕 100만 명도 넘기지 못하면서 줄줄이 흥행 참패를 겪었던 만큼 충분히 괄목할 만한 성적이었다.

무엇보다 유해진은 각기 다른 장르의 세 작품에서 남한 형사부터 광기 어린 인조와 천재적이면서도 순박한 연구원까지 전혀 다른 이미지를 선사하며 폭넓은 캐릭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앞서 설 연휴 극장가에 걸린 '도그데이즈'가 주춤했지만 곧바로 '파묘'로 자존심을 완전히 회복한 그는 오컬트물까지 소화하며 자신의 네 번째 천만 영화 탄생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도현은 스크린 데뷔작으로 '천만 배우' 타이틀에 가까워지며 대체 불가한 입지를 공고히했다. /쇼박스
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이도현의 존재감이다. 지난해 8월 공군 군악대로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그는 군백기(군대+공백기)를 느낄 새도 없이 연달아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스크린 데뷔작으로 '천만 배우' 타이틀까지 노리며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도현은 '스위트홈' '오월의 청춘' '더 글로리' '나쁜엄마' 등 쉬지 않고 연기 활동을 이어가며 차근차근 주연 배우로 발돋움했고, 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해 왔다. 매력적인 마스크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대세 배우로 떠오른 시점에 입대하게 돼 대중의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열일' 행보로 이런 걱정을 무색하게 했다.

입대 이후 공개된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2의 엔딩을 장식한 이도현은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한 회차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그는 온몸에 문신을 새기고 긴 머리를 질끈 묶은 채 헤드셋을 끼는 등 지금껏 본 적 없는 'MZ 무당'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극 중 이도현은 빙의부터 방대한 양의 일본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내로라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또한 화림과 봉길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를 제작해달라는 팬들의 요구까지 나올 정도로 김고은과 묘한 사제 '케미'를 완성하며 극의 색다른 재미까지 책임졌다.

그야말로 영리하게 군백기를 보내고 있는 이도현이다. 스크린 데뷔작으로 '천만 배우' 반열에 오르고 올여름 공개 예정인 '스위트홈' 시즌 3로 글로벌 인기까지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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