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로잡은 ‘가치소비’

정유미 기자 2024. 3. 1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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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FnC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 홈페이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한 비닐 쇼핑백 재활용 작품. 롯데백화점이 현수막과 보랭가방을 재활용해 선보인 피크닉 가방과 매트(왼쪽 사진부터).
코오롱FnC, 업사이클링 ‘래코드’
재고 의류 새롭게 디자인해 ‘각광’
종합 건자재 기업 현대L&C는
PET 재활용 각종 가구로 재탄생
롯데백화점, 현수막·보랭백 모아
친환경 ‘피크닉 세트’ 상품 인기

직장인 최모씨(32)는 봄을 맞아 코오롱몰에서 재활용 에코 가방을 3만9000원에 구입했다. 작은 흠결 때문에 자동차 에어백으로 쓰지 못하는 폐원단으로 제작한 한정판 가방이었는데 꽤나 만족스러웠다. 최씨는 “자동차 에어백 소재는 워낙 튼튼해 가방으로 오래 들고 다닐 수 있다”면서 “디자인도 예쁘고, 소장 가치도 있고, 지구 환경도 살릴 수 있어 왠지 뿌듯했다”고 말했다. 버려지는 소재를 이색 아이템으로 재활용한 한정판 상품이 MZ세대에게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지구를 살리자는 캠페인이 아닌 ‘가치소비’에 동참할 수 있어서다.

18일 패션·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오롱FnC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는 폐기 직전인 재고 의류를 전혀 다른 디자인으로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래코드는 2012년 패션을 가치소비할 수 있다는 뜻을 담아 론칭한 재활용 전문 브랜드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3년차 재고 의류를 전면 해체한 뒤 기존 브랜드 로고나 주머니 등은 그대로 살려 본래 어떤 옷에서 파생됐는지 보여주는 제품들이다. 또 3년차 재고 의류 중 단추, 지퍼, 라벨 등을 따로 분리해 기본 티셔츠나 포켓 등으로 ‘디테일’을 살린 상품도 각광받고 있다.

에어백, 카시트 등 산업 자재나 친환경 원단을 재사용한 가방류 등도 잘 나간다. 퀼팅백인 캔디백은 2021년 첫 출시 이후 누적 7000개가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로 등극하기도 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나만의 한정판 패션 상품을 소장하고 싶다는 트렌드에 가치소비가 더해져 마니아층이 따로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건자재 기업 현대L&C는 재활용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소재를 가구용 데커레이션 시트로 개발해 눈길을 끈다. 주방가구, 책상, 서랍장, 신발장, 침대 프레임 등 가정용 가구 대부분에 쓰이는 3중 구조 시트로 피부가 닿지 않는 중간층에만 재활용 PET를 사용해 거부감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L&C 관계자는 “재활용 PET 가구용 데커레이션 시트는 폐페트병 등 재활용 원료 함량이 최대 80%에 달해 기존 PET 필름 대비 20% 정도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버려지는 비닐 쇼핑백을 소파, 파라솔, 비치볼, 튜브, 바닥재 등 다양한 오브제와 가구로 재탄생시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업계 최초로 친환경 종이 쇼핑백을 도입하면서 폐기할 수밖에 없었던 기존 비닐 쇼핑백을 고온·압축 가공해 가죽이나 패브릭과 유사한 소재로 변환시켜 친환경 상품으로 내놨다.

롯데백화점는 ‘리얼스(RE:EARTH)’ 상품을 선보였다. 백화점 외벽에 설치된 현수막과 명절에 사용되는 보랭가방을 업사이클링한 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22년 총 17개의 외벽 현수막과 설 명절에 회수된 보랭가방 3000여개를 활용해 ‘피크닉 보틀백’과 ‘피크닉 매트’로 제작해 고객 감사품으로 전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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