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례 전면에 최보윤·진종오·인요한... 이철규 "실망" 반발에 당내 갈등 점화?
당선권 내에 '국방·외교' 인사 4명 배치
이철규, '비대위원 2명' 당선권 문제시
尹 측근 주기환, '24번' 반발하며 사퇴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4·10 총선에 출마할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여성 장애인인 최보윤 변호사를 낙점했다. '사격 황제' 진종오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4번,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8번을 받으며 당선권에 전면 배치됐다.
당내에선 반발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한동훈 비대위 출신'인 김예지(초선·비례) 의원의 비례대표 당선권 연속 포함에 대한 지적과 호남 출신 인사들의 후순위 배치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것이다. 이번 비례대표 공천이 또 다른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번은 '여성 장애인'... 국방·외교 대거 배치
유일준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장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총선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명단에서 당선권으로 분류되는 20번 내 후보의 평균 나이는 50.6세였고, 여성은 딱 절반을 차지했다. 지역구 공천에서 부족했던 청년, 여성을 비례에서 늘리겠다는 그간의 약속을 어느 정도 지키려 한 것이다. 전날 오전 기준, 여당 지역구에서 공천을 받은 후보의 평균 연령은 58.2세, 여성 비율은 12%였다.
비례 1번 후보는 최 변호사에게 돌아갔다. 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과 마찬가지로 '여성 장애인'에게 국회 입성의 기회를 준 것이다. 2번과 3번에는 각각 '탈북 공학도' 박충권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과 최수진 한국공학대학교 특임교수가 배치됐다. 환경 분야의 김소희(50)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7번),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8번), '인요한 혁신위원' 출신 이소희(37) 여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19번) 등도 당선권에 들었다. '용산 출신' 안상훈(54)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16번을 받았다.
국방·외교 분야 인사가 특히 눈에 띄었다. 5번과 6번은 '여성 첫 육군 소장'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차지했다. 12번과 20번엔 유용원 전 조선일보 국방전문기자와 남성욱 통일융합연구원장이 낙점됐다. 민주연합의 당선권 내 외교 관련 인사는 '북핵 전문가'로 통하는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가 유일했다.
논란이 예상되는 후보도 여럿 포함됐다. 9번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2021년 말 '술 먹는 이대남'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14번 김장겸 전 MBC 사장은 노동조합 운영을 방해하고 노조원에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지난해 말 유죄를 확정받았다. 한 달 전 설 특별 사면을 받기는 했지만,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진양혜 전 KBS 아나운서 등은 배제됐다.
'친윤' 이철규 반발... 당내 갈등 불씨?
당내에선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일부 제기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이자 당내 대표 '친윤석열(친윤)계'인 이철규 의원이 앞장섰다. 그는 명단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당을 위해 헌신해온 분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며 지도부의 재고를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특히 당선권인 15번을 받은 당 비상대책위원 김예지 의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야권 위성정당 6번 용혜인(초선·비례) 의원과 함께 이례적으로 '비례대표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두 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오랜 관례가 깨졌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인 한지아 의정부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의 11번 낙점도 "비대위원 2명이 포함됐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생소한 이름의 공직자 2명이 당선권에 포함된 상황에서 온갖 궂은일을 감당한 당직자들이 배려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당내에선 13번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과 17번 이시우 전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 서기관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호남 기반 정치인'의 후순위 배치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날 당선권에 든 호남 인사는 인 전 위원장(8번)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전남도당위원장을 지낸 김화진(65) 후보와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주기환(63)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에게는 22번과 24번이 각각 돌아갔다. 주 전 위원장은 항의 차원에서 이날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했다. 이 의원 역시 "당을 위해 헌신해온 동지들이 소외된 데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바로잡으라"고 촉구했다.
당내 해석은 엇갈린다. 이 의원이 비례대표 명단이 '친한동훈(친한)' 인사로 채워진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단순히 자신의 의사가 명단 확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 제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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