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조성우 음악감독과 촉촉한 영화음악 콘서트
- ‘봄날은 간다’ 등 자작곡은 물론
- 모리코네 등 해외거장 음악까지
- 라이브 연주 함께하는 영화토크
- 허진호·이명세 감독 특별출연도
“한국영화음악에 관한 제 모든 작업과 경험을 영화의전당에서 쏟아내고 싶습니다. 부산 관객에게 모두 9번의 밀도 있는 만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 영화음악의 거장 조성우 감독이 오는 27일부터 11월 27일까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1시, 영화의전당(부산 해운대구)에서 ‘영화음악 콘서트’를 통해 부산 시민과 만난다. 지난 15일 서면과 전화 인터뷰로 부산 사계절을 영화음악과 철학으로 물들일 조 감독을 만났다.
조 감독은 영화 ‘약속’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만추’ 등 수많은 명작에서 선율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며 한국 영화음악의 위상을 높인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하며 아시아 유일 음악영화제의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에는 북유럽 영화음악계 최고 권위 있는 시상식인 ‘하르파 어워즈’에 아시아 최초로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화제를 모았다.
그의 음악 세계는 ‘영감’과 ‘선율’로 압축할 수 있다. 음악이 아닌 철학을 전공한 이력 덕분에 조 감독은 음악가이자 철학가로도 불린다. “(음악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서 저만의 음악 스타일을 만들어왔어요. 그건 제 음악인생에서 열등감인 동시에 장점이 됐습니다. 음악적지식이 모자랐으니 영화 대본에서 느껴지는 솔직한 감정과 영감으로 채웠고, 선율로 표현했습니다.” 그 때문일까. 조 감독의 영화음악은 관객의 감정선을 어루만지는 선율로 폭넓게 사랑과 지지를 받는다.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은 무엇일까. 그는 고민 끝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3곡을 추렸다. 우선 ‘봄날은 간다’의 메인 테마 ‘One Fine Spring Day’. 그는 “‘봄날은 간다’를 작업할 때 무척 행복했다. 개인감정이 많이 들어간 음악이라 영화음악인 동시에 나(조성우) 본질의 감성이 있다”고 답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메인 테마는 “선율이 어느 날 툭 떨어져” 만들었다. 해외 영화제에서만 상영된 허진호 감독의 미개봉 신작 ‘보통의 가족’의 ‘A Family Story’는 이번 영화음악 콘서트를 통해 초연된다.
조 감독은 특히 이명세 허진호 감독의 ‘페르소나 작곡가’로 불릴 만큼 서로 간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두 감독과 그가 만나면, 영화는 물론 영화음악까지 관객에게 함께 각인되는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조 감독에 따르면 이명세 감독은 ‘정신적 버팀목’이다. 그는 “영화음악을 하며 예술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기 어려운데, 이명세 감독 같은 특별한 사람을 만나면 일을 하면서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고 표현했다.
허진호 감독과는 단순한 감독-작곡가 관계가 아닌, 인생 동반자와 다름없다. 조 감독은 “너무 많은 추억과 취향이 서로의 인생에 침투해 있다. 잘 통한다기보다는 같은 뿌리를 공유하는 것 같다”고 했다. 동갑내기(1963년생)인 두 사람은 생일(8월)도 비슷하고 전공(철학)과 좋아하는 음식 성격 습관도 비슷하다. 이명세 허진호 감독은 각각 오는 8·9월 부산을 찾아 조 감독과 함께 영화와 철학 이야기를 관객과 공유할 예정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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