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탄압' 김장겸 특사로 '당선권'…與비례 '순번' 논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연상케 하는 '특사 후 공천'…"국민 눈높이 고려하면 부적절"
국민의힘 공관위원 이철규 "당 위해 헌신한 분들 배려 찾아보기 힘들어"…이견 표출
비례 1·2번에 여성 장애인 최보윤 변호사, 탈북민 출신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
국민의힘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18일 4·10 총선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엔 지난달 특별사면을 받은 김장겸 전 MBC 사장도 포함됐다. 김 전 사장은 과거 MBC에서 노동조합 활동에 부당 개입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는데, 대통령실의 특별사면 이후 1개월 만에 비례대표 '당선권' 안의 순번을 받으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35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김 전 사장은 '14번'을 배정받았는데, 통상 20번 앞뒤에서 당락이 갈리는 점을 감안하면 상위 순번이다. 유 위원장은 김 전 사장에 대해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 콘텐츠 산업 육성에 주력할 전문 언론인"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김 전 사장은 MBC 노조 활동에 부당 개입한 혐의로 지난해 말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은 바 있다. 지난 21대 총선 공천 당시에는 1심 판결이 진행된 상태였는데, 같은 논란으로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김 전 사장은 대표이사로 재직 당시 MBC 노조의 운영을 방해하고 노조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이 같은 결정 약 4달 만에 형 선고 실효 및 복권이 이뤄졌고, 다시 1개월여 만에 국회 입성 '꽃길'이 열린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 내에선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떠올리며 민심 악화를 우려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시 유죄가 확정됐지만 특별사면을 받은 김태우 전 구청장을 보궐선거에서 재차 후보로 내면서 지역구 여론이 악화하고 결국 선거는 물론 '수도권 위기론'이 거세게 일었다는 점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김 전 구청장 사례를 떠올리게 할 만한 상황"이라며 "최근 언론과 사이에서 물의를 빚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관련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 국민 눈높이에서 본다면 적절치 못한 선택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른 사안을 놓고도 공천 결과에 대한 이견이 표출됐다. 국민의힘 공관위원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미래 후보 공천 결과는 아쉬움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며 "당을 위해 헌신해온 분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두 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당의 오랜 관례는 깨지고, 그동안 당을 위해 헌신해온 사무처 당직자는 당선권에 한 명도 포함되지 못했다"며 "비대위원 2명이 비례대표에 포함되고, 생소한 이름의 공직자 2명이 당선권에 포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역 김예지 의원이 국민의힘에서 국민의미래로 옮겨와 이번에 재차 비례대표 공천(15번)을 받은 데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험지인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이 배제되거나 후순위 배치돼 실망스럽다는 점도 덧붙였다.
실제로 당선권 밖인 24번을 공천 받은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은 "오늘 국민의미래 공관위의 발표 내용을 보면 광주 배려는 아예 없었다"며 비례대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당선권에 호남 인사를 25% 우선추천하는 내용을 당규에 담고 있지만, 이번 공천에서 광주는 완전히 배제됐다"며 "시당위원장으로서 광주의 청년 당원과 정치 지망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광주의 정치 구도를 바꿔 광주 발전을 이루고자 했지만 실현하지 못하게 돼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미래는 여성 장애인인 최보윤(45) 변호사와 탈북민 출신 박충권(38)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을 비례대표 후보 1번, 2번에 각각 배치했다.
공관위는 최 변호사에 대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권경영위원으로 장애인 관련 업무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에 대해선 "탈북 공학도 출신으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과학 발전을 위해 기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최수진 한국공학대 특임 교수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진종오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장 △강선영 전 육군항공작전사령관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이 순서대로 공천을 받았다.
11번부터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한지아 을지의과대학 부교수 △유용원 전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 △강세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 돌아갔다. 또, 14번인 김 전 사장의 뒤를 이어 △비례 현역인 김예지 의원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 △박준태 크라운랩스 대표 △이소희 변호사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이 순서대로 20번 내 '당선권'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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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명지 기자 div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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