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카페 알바·기자생활 창업에 도움… 카페 무인화 시대 선도할 것"

김수연 2024. 3. 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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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만월경 대표
'The whale' 개인카페로 시작
직영점 8개 포함 278개로 확장
연평균 수익률 46% 승승장구
10월경에 일본시장 진출 계획
"수많은 정보들을 '목록화'하고
우선순위 정하는 것 가장 중요"
김재환 만월경 대표. 만월경 제공

"건설부동산 기자 시절, 인테리어 학원에 다니며 건축학교 수료증을 딴 경험, 대학 때 5년 간 카페 알바를 뛴 경험이 창업을 훨씬 수월하게 해준 것 같습니다. 창업하기까지 두 달 정도 걸렸네요."

웃는 얼굴을 타고난 것일까 싶을 정도로, 밝은 얼굴을 한 청년 창업가 김재환(31·사진) 만월경 대표는 90년대생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말투로 18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직접 커피 한 잔을 뽑아 기자를 맞아주었다.

고등학교 3학년 2학기를 마치자마자 시작한 다이소 알바에서부터 카페 알바, 언론사 입사 후 기자생활까지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온 그는 카페 무인화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무인카페 프랜차이즈 만월경을 창업했다.

그는 기자 생활은 5년차에 그만뒀지만, 사업을 영위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인데, 호기심을 직업적으로 풀 수 있다는 점에서 기자 생활은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무엇보다 정보를 수집하고 그 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능력을 습득할 수 있었는데, 지금하는 사업에 있어서도 직원들로부터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들을 빠르게 목록화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더라"고 했다.

수많은 무인카페 브랜드가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 지난 3년 간의 시간 속에서 김 대표가 이끄는 만월경은 연평균 수익률 46%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작은 2021년 2월, 집 앞에 간판을 내걸고 시작한 작은 개인카페인 'The whale(현 만월경 녹천점)'이었다. 그 해 9월에 상호를 지금의 만월경으로 바꿨고, 가맹사업 전개를 위해 법인으로 전환했다. 2022년말 직원수 9명으로 본격 가맹사업을 시작한 만월경은 지난 3월 기준 58명으로 식구가 늘었고, 점포 수는 직영점 8개를 포함해 278개로 확장됐다. 1호점을 연지 2년만에 이룬 성과다.

김 대표는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는 비결은 높은 상품성으로 투명하게 경영하기 때문"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점주들한테 만월경이 얼마를 벌고 있는지 매출 집계치와 수익을 다 공개할 정도로 투명하게 경영하고 있다. 수익률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21년 5월에 차린 직영점인 구미점의 경우, 2023년 3월 ~2024년 1월까지의 수익률이 65%에 달한다. 이런 높은 수익률은 김 대표 스스로와 만월경 법인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 한 비결이다.

그는 무인카페 붐이 형성되고 있는 지금이 가장 경계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김 대표는 "창업접근성이 좋다는 잇점으로 수많은 무인카페 브랜드가 생겨났지만 이제는 2~3곳으로 옥석가리기가 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도 커피 기계를 들여놓기만 하면 무인카페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말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수많은 브랜드 중에 남아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면서 "커피음료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면 같은 기계, 같은 재료를 써도 맛있는 커피는 나오지 않는다. 사람을 교육하고 사람이 커피 기계를 제어해 줘야만 품질이 유지되는 것이다. 무인카페에서 점주가 해야할 영역은 굉장히 작은데 그것조차 안하면 품질 유지가 안 돼고 고객은 떠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눈길가는 인테리어, 좋은 입지에 기계만 들여놓으면 성공하는 게 무인카페라는 생각은 바보같은 편견이라는 것이다. 매일 품질관리와 매장 체킹을 해주는 수고가 무인카페에도 필수라는 얘기다.

그는 직영점 알바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단톡방을 직접 보여주며 "매일 알바생들이 크레마(에스프레소 커피 표면에 떠 있는 부드러운 갈색 거품) 상태를 사진으로 올려주고 있다"며 "국제 바리스타 자격증을 발급하는 SCA(Specialty Coffee Association·스페셜티 커피협회)에서는 숙련된 바리스타가 이상적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 농도를 8~12%로 본다. 이 범위의 에스프레소 농도면 차거나 따뜻한 물 위에서도 아름다운 윤기를 두른 갈색 크레마가 생긴다. 이 크레마가 2~3㎜ 두께로 1~2분가량 유지돼야 고품질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알바가 할 수 있을 정도로 관리는 쉽다. 항상 품질이 일정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돌아가게 만든 게 우리의 경쟁력이다. 그 매뉴얼과 시스템을 만드는데 2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커피의 상품성을 더 높이기 위해 전자동 커피머신 제조사인 릴리즈테크를 60억원에 인수했다. 김 대표는 "릴리즈테크는 제가 요구하는 스펙(사양)에 맞는 기계를 개발하기 위해 그간 합을 맞춰온 업체"라며 "모든 것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할 수 있어야 고품질 커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개발을 의뢰했었다. 이제는 릴리즈테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함께 하게 됐고, 우리의 자회사가 됐다. 개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인수했으며, 해외 개발자들을 뽑고 있다. 우리가 카페시장 무인화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까다로운 품질관리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만월경이지만, 김 대표는 여기서 만족하기엔 자신이 너무 젊고, 세상은 넓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김 대표는 "2030년까지 직영점 2400개 지점, 가맹점 980개 지점을 내는 게 목표"라며 "지금은 직영이 8개뿐이지만 앞으로는 가맹점 중심이 아니라 직영점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 사업성에 대해 그만큼 확신있기에 그렇다. '수익률이 좋으면 너네가 하지'라고 해서 저희가 하려고 하는 거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본 시장에 올해 10월경 만월경 1호점을 내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기계 반입을 하기 위한 심사를 받고 있고, 진출 지역은 오사카 등 대도시 위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라이선스 수출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베이커리 업체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무인 베이커리 카페'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무인 베이커리 카페는 4월말이면 매장 만들기 시작해 6~7월이면 1호점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름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만월당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월경의 로고 속 달빛아래 대양을 유영하는 고래처럼, 호기심 많은 90년대생 김재환 대표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 큰 돛을 올리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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