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고 가입했다간 낭패” 저가 운전자보험의 함정[머니뭐니]

“저렴한만큼 보장 미흡할 수도”
6주 미만 상해사고 보장 여부 등
소비자 꼼꼼히 확인하고 가입해야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 서울 강서에 거주하는 30대 김모씨는 교통사고로 형사책임 발생 시 운전자보험이 필요하다는 플랫폼 SNS 광고를 보고 운전자보험에 바로 가입했다. 이후 12대 중과실로 인해 사고의 가해자가 된 김모씨는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게 됐고, 변호사를 선임하고 운전자보험을 통해 선임비용을 청구했으나 보장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플랫폼으로 광고되는 저가 운전자보험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무턱대고 가입했다가 정작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플랫폼 보험 상품은 저렴한 만큼 실질적으로 꼭 필요한 보장이 미흡한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로 사망 혹은 12대 중과실 사고를 낸 경우 발생하는 형사적, 행정적 책임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가입 시 ▷교통사고 처리 지원금 ▷변호사 선임 비용 ▷운전자 벌금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 중 운전자보험의 필수 특약으로 손꼽히는 것은 교통사고처리지원금(다른 명칭은 형사합의금)이다. 12대 중과실 사고로 피해자와 형사합의를 진행할 때 가입 한도 내에서 실제 합의금을 보상받는 특약이다.

이 특약에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은 6주 미만 상해사고에 대한 보장 여부다. 과거 판매된 운전자보험이나 일부 플랫폼 운전자보험의 경우 6주 이상 중상해 사고만 보상하기 때문에 훨씬 빈도가 많은 6주 미만 상해 사고에 대한 보장이 되지 않는다.

변호사 선임 비용 특약도 살펴봐야 한다. 피해자와의 합의가 원만하게 되지 않을 경우 재판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비용을 보상해주는 특약이다.

현재 판매하는 대부분의 운전자보험은 경찰 조사 단계부터 보장이 되지만, 일부 플랫폼 운전자보험에서는 경찰조사 단계에서는 보상되지 않는 상품도 있다. 최근 경찰 조사 단계 변호인 참여 현황은 지속 증가 중으로 초기의 적절한 대응을 위해 필수가 됐다.

운전자보험을 선택할 때 특약 외에도 챙겨야 하는 부분은 보장 기간이다. 당장의 보험료는 저렴해도 1~3년밖에 보장이 안 되는 경우, 만기 이후 재가입 시 인수가 거절되거나 더 비싼 보험료로 가입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장기간 운전을 계속할 예정이라면 현재 보험료로 10년, 20년 오래 보장받을 수 있게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부가서비스 여부도 추가적으로 챙겨봐야 한다. 자동차보험을 가입한 보험사에 운전자보험을 추가 가입하면 보험료가 할인되는 혜택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또 일부 보험사는 매번 운전을 할 때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안전운전 점수만큼 포인트를 주거나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어 추가적인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운전을 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자동차보험에서 보장되지 않는 민형사적인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운전자에게 필수가 된 운전자보험을 가입할 때는 보험료, 보장내용, 기간, 부가서비스까지 꼼꼼히 알아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