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나이키 만들겠다”...윙스풋, 美 시장 출사표
제작부터 유통까지 한 번에
멀티숍 ‘와이컨셉’도 순항
자체 브랜드로 미국 진출 나서
“年 4만켤레 이상 공급 예정”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김영천 윙스풋 회장(사진)은 “오랜 기간 신발 유통사업을 영위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네트워크, 브랜딩, 상품 디자인, 기획력을 바탕으로 신발만이 아니라 의류, 가방, 모자 등 종합 패션 글로벌 회사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시잠 점유율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역으로 한국 브랜드의 볼모지인 해외 패션시장에 ‘K브랜드’로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윙스풋은 유통 채널과 자체 브랜드를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신발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를 창업한 김 회장이 신발이라는 한 우물을 파기 시작한 것은 1978년 미국으로 건너가면서다. 국제상사 미국지사에서 근무하던 김 회장은 국제상사가 사라진 뒤 미국 뉴저지에서 플리마켓(벼룩시장)을 시작했다. 이후 리테일 스토어에 뛰어들어 미국 현지에서 ‘휠라’ 브랜드의 디자인 개발과 판매를 주도해 대박을 냈다. 1988년에는 미국 NBA 선수 패트릭 유잉의 이름을 걸고 만든 브랜드 제품의 디자인과 생산, 글로벌 유통을 총괄하며 유명세를 탔다.
2010년에는 기존 풋락커 프랜차이즈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신발 멀티숍인 ‘와이컨셉(Y.concepts)’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독점 라이선스 브랜드(베어파우), 해외 직접 매입 브랜드(폴로), 자체 상표권 보유 브랜드 제품(윙스풋)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며 풋락커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상품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윙스풋은 자체 브랜드 제작 기술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랜 기간 신발 유통사업을 하면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직접 기획과 제작, 마케팅,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자체 브랜드 ‘윙스풋’, ‘슈랄라’, ‘마르코폴라’가 대표적이다. 힘겹게 손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신을 수 있는 ‘터치프리’ 신발은 윙스풋 브랜드를 상징하는 전매특허다. 윙스풋은 이들 브랜드를 와이컨셉을 통해 온라인, 오프라인, 홈쇼핑에서 판매하고 있다.
유통업계를 흔들어놨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윙스풋이 적자를 피해갈 수 있었던 비결은 10여 년 전부터 다져둔 유통망 다변화에 있다. 김 회장은 “윙스풋은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홈쇼핑, 홀세일, 수출을 비롯한 다양한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발 유통 전문회사로 국내에서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것은 이 회사가 최초다. 김 회장은 국내 자본시장이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같은 산업만 우대하는 분위기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국내에선 유통회사라고 하면 저평가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시가총액이 200조원에 이르는 나이키처럼 한국에서도 윙스풋의 신발 유통사업이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윙스풋은 캐나다에 소재한 현지 유통기업 ‘F’사와 홀세일(도매) 공급 계약을 최종 협의 중이다. 김 회장은 “회사의 우수한 제품 기획력과 브랜딩 능력, 디자인 역량을 높이 평가받아 업계 관계자로부터 이번 계약을 먼저 제안받았다”며 “계약이 체결될 경우 연간 4만족 이상의 제품 공급이 예상되기 때문에 큰 폭의 매출 확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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