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대마도 정벌군이 출발한 나루, 두뭇개[이기봉의 우리땅이야기]

2024. 3. 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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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이 교차하는 곳에 옥수역이 있고, 바로 옆 안쪽의 두뭇개나루터공원에는 울창한 느티나무가 넓은 그늘을 제공한다.

태종과 세종은 서울 한강가의 가장 큰 나루 삼개도 아니고 전국의 세곡선이 모이던 나루 용산도 아닌 두뭇개의 백사장에서 왜 대마도 출정식을 거행한 것일까? 비밀의 열쇠는 세 가지다.

첫째, 오가는 길이 험해서 물자를 나르기는 어렵지만, 경복궁과 창덕궁에서 걷거나 말과 가마를 타고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한강가의 나루가 두뭇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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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이 교차하는 곳에 옥수역이 있고, 바로 옆 안쪽의 두뭇개나루터공원에는 울창한 느티나무가 넓은 그늘을 제공한다. 그 아래 ‘기해동정’ 기념비가 서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자 문구를 한글로만 써놓으니 무슨 뜻인지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 한자까지 써보면 己亥東征(기해동정)으로, ‘기해년인 1419년 동쪽의 일본을 정벌하다’는 뜻이다. 설명문에는 세종실록 1419년 5월 18일자에 기록된 ‘상왕(태종)과 임금(세종)이 두뭇개(豆毛浦) 백사장에 거둥하여 이종무 등 여덟 장수를 전송하고, 상왕이 친히 여러 장수에게 술을 하사하여 군관마다 술을 줄 때 환관 최한에게 술을 돌리게 하고, 여러 장수에게 활과 화살을 주었다’는 내용이 맨 앞에 나온다.

태종과 세종은 서울 한강가의 가장 큰 나루 삼개도 아니고 전국의 세곡선이 모이던 나루 용산도 아닌 두뭇개의 백사장에서 왜 대마도 출정식을 거행한 것일까? 비밀의 열쇠는 세 가지다. 첫째, 오가는 길이 험해서 물자를 나르기는 어렵지만, 경복궁과 창덕궁에서 걷거나 말과 가마를 타고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한강가의 나루가 두뭇개였다. 둘째, 두뭇개 앞에는 홍수 때면 물에 잠겨 사람이 살지 않아 대규모 출정식을 할 수 있는 엄청난 크기의 모래섬 저자도가 있었다. 셋째, 저자도와 두뭇개 사이에는 수많은 병선이 거슬러 올라와 정박할 수 있는 호수같이 넓고 잔잔하며 깊은 동호(東湖)가 있었다. 다 참가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병선 270척, 병사 1만7000여 명을 동원한 대규모 정벌군의 출정식을 거행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갖춘 한강가의 나루는 찾기 어렵다.

1569년 음력 3월 5일, 퇴계 선생의 마지막 귀향길을 배웅하기 위해 궁궐과 관청을 비우고 따라 나온 고위 관리들과 대규모 이별식을 거행한 곳도 저자도였다. 선조 임금의 배려로 퇴계 선생은 두뭇개 나루에서 배를 타고 충주를 향해 출발했다.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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