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404', '꼬꼬무'와 만난 유재석표 추적 예능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2024. 3. 1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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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사진='아파트 404' 방송 영상 캡처

tvN 금요 예능 '아파트 404'는 화제작이다.

최고 MC 유재석의 새 프로그램이자 TV 프로그램에서는 고정적으로 보기 힘든 월드 스타 제니가 6년 만의 예능 도전에 나선 작품이다. 유재석과 '런닝맨', '미추리 8-1000'(이하 '미추리'), '식스 센스'를 함께 한 정철민 PD가 연출을 맡았다.

유재석과 제니 외에 검증된 예능력이 패치된 배우 차태현 오나라와 개그맨 양세찬, 그리고 드라마 '무빙'으로 떠오르는 스타 이정하가 함께 한다. 대한민국 아파트에서 벌어졌던 실제 사건들에 기초해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추리물 포맷이다.

'아파트 404'에는 유재석과 정 PD의 예능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추리에서는 '미추리' '식스센스'의 유전자가, 액션 게임 부분에서는 '런닝맨'의 흔적이 진하게 느껴진다. 특히 가장 최근작인 '식스 센스'의 여러 요소들을 강하게 물려받았는데 그 사례는 엉뚱한 캐릭터의 오나라, 막판 반전의 강조, 힌트를 얻는 중간 퀴즈 코너 등 상당히 많다.

유재석과 정 PD 전작들을 계승해 놓은 것만은 아니다. '아파트 404'는 근래 큰 인기를 끌며 예능의 주류가 된 스토리텔링 예능을 추리물에 결합하는 시도를 한다. 스토리텔링 예능은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화제성 강한 서사를 구두 전달이나 영상물 재연 등의 포맷을 활용해 재미를 창출하는 장르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대표적인 히트작이다.

사진='아파트 404' 방송 영상 캡처

스토리텔링 예능이 가장 선호하는 서사가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이다. 시청자들이 적당히 인지는 하고 있지만 정확한 실체는 몰라 궁금증을 유발하는 그런 소재들이라 시청 유인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아파트 404'는 대한민국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 아파트 관련 큰 이슈가  됐던 실화에 기반해 추리극을 진행함으로써 추리 예능과 스토리텔링 예능을 뒤섞었다. 추리 부분은 실제 사건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후 예능적인 변용도 거치지만 해당 회차의 실제 사건은 마무리 단계에서 시사 프로그램처럼 반드시 진지하게 다뤄진다.  

그러다 보니 부유층의 불법 과외라는 반칙을 비판하고, 부패한 공무원들에 대한 풍자를 섞거나, '아파트는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살고 있는 인간의 쉼터가 되기를 바라며...' 등의 멘트로 프로그램을 정리하는 등 인본주의적이고 교훈적인 태도를 취한다.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다루다 보니 레트로한 인테리어와 소품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은 곁가지 재미로 꽤 쏠쏠하다. 추리 게임이 진행되는 아파트 내부의 전자제품이나 먹거리, 기타 가재도구들은 중장년층 시청자의 추억을 자극한다.
'아파트 404'는 즐길 거리가 꽤 풍성한 예능이다.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출연자의 캐릭터도 잘 잡혀 있다. 고통받을 때 가장 웃음을 잘 창출하는 유재석은 이번에도 다른 멤버들에 의해 스파이로 의심당하고 속임수에 휘둘리는 상황에 처하면서 프로그램의 재미를 이끈다.

사진='아파트 404' 방송 영상 캡처

이런 유재석을, 능글맞은 차태현과 양세형은 최대한 괴롭히며 웃음을 유도한다. 오나라는 허당, 이정하는 미숙한 예능 초보의 캐릭터를 잘 수행하며 틈새 재미를 책임진다. 무엇보다도 '아파트 404'는 제니가 예능인으로 확고히 자리 잡는 계기가 될 듯하다.

아이돌이 예능에 출연하는 경우 들러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니는 '젠탐정'이라는 수식어를 부여받을 정도로 남다른 추리 능력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동시에 2회 유재석을 이용해 멤버 전원을 속인 경우처럼 예능적으로 돋보이고 매력적인 활약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러 눈길을 끄는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404'는 시청률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이하 닐슨코리아)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이후 완만한 하락세로 4회 1.7%까지 내려와 있는 상태다. 아직 회차가 꽤 남아 있기 때문에 반등의 기회가 올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아쉬운 성적이다.

뛰고 속이는 예능에, 실제 사건의 진지한 스토리텔링의 결합이 낯설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어찌 됐든 '아파트 404'는 유재석과 정 PD 모두에게 유재석표 예능을 좀 더 확장하는 시도로 기억될 듯하다. 새로운 도전이 갖는 좋은 의미만큼 '아파트 404'의 성적도 좋은 수치로 마무리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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