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돌보다 쓰러진 요양보호사…2명에 새 삶 주고 하늘로

김한울 기자 2024. 3. 18. 09:27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뇌사장기기증으로 2명을 살린 임봉애씨의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독거노인을 돕다가 쓰러진 60대 요양보호사가 2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월 29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 임봉애씨(62)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고 18일 밝혔다.

요양보호사인 임씨는 지난 2월 11일 설 연휴 동안 홀로 지내는 한 노인의 식사를 챙기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동했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회생 가능성이 없는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임씨가 평소에 “죽으면 하늘나라 가는 몸인데 장기기증을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돕고 떠나고 싶다”고 말한 것을 떠올리며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임씨의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동시 수혜), 신장(우)이 기증돼 2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경기도 이천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임 씨는 쾌활하고 밝은 성격으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늘 베푸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또 무언가를 배우고 자기 계발하는 것을 좋아해 한식, 양식, 제빵, 요양보호사 등 10개 이상 자격증을 보유하기도 했다.

특히 오랜 시간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며 아프고 거동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등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자부심을 가져왔다.

임씨의 아들 이정길씨는 하늘에 있는 어머니를 향해 “어머니 아직 믿어지지 않아요. 아직도 어머니의 따스한 손과 안아주시던 품의 온기를 기억해요. 사랑해 주시던 쌍둥이 손자 잘 키우며, 우리 가족 모두 열심히 살게요”라며 “하늘에 별이 되신 어머니, 너무나 보고 싶고 항상 사랑으로 아껴줘서 감사해요.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아프고 어려운 분들을 도우며 살아오신 기증자와 생명 나눔의 숭고한 뜻을 이뤄드린 유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생의 마지막까지 다른 이를 돕다 떠나시고, 삶의 마지막도 다른 생명을 살린 기증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회를 더 따뜻하고 환하게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기증자를 그리워하며 아들과 며느리가 마음의 편지를 전하는 영상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김한울 기자 dahan810@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