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英서 월드컵 첫 트로피 ‘쥘리메컵’ 도난… 애완견이 찾아[역사 속의 This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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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트로피는 역대 우승국 선수 및 국가 원수,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 등 극히 제한적인 이들만 만질 수 있다.
FIFA 규정에 따른 것으로, 지난 2022년 월드컵 트로피가 한국을 찾았을 때 우리 축구 관계자들은 눈으로 보기만 하고 만지지 못했다.
이런 엄격한 규정이 생긴 건 월드컵의 첫 우승 트로피였던 '쥘리메컵'의 도난 사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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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트로피는 역대 우승국 선수 및 국가 원수,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 등 극히 제한적인 이들만 만질 수 있다. FIFA 규정에 따른 것으로, 지난 2022년 월드컵 트로피가 한국을 찾았을 때 우리 축구 관계자들은 눈으로 보기만 하고 만지지 못했다. 이런 엄격한 규정이 생긴 건 월드컵의 첫 우승 트로피였던 ‘쥘리메컵’의 도난 사건 탓이다.
1966년 3월 20일 잉글랜드 월드컵 개막을 넉 달 앞두고 첫 번째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중앙홀에서 전시 중에 감쪽같이 사라져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영국 경찰이 수사력을 총동원했으나 행방을 알 수 없던 쥘리메컵은 일주일 뒤 런던 근교에서 주인과 산책 중이던 강아지 ‘피클스’가 찾아냈다. 신문지에 돌돌 말려 버려진 트로피를 발견한 피클스는 영웅견이 됐다.
이후에도 쥘리메컵의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3회 우승을 하면 영구 소장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1970년 멕시코 대회에서 세 번째 정상에 오른 브라질이 쥘리메컵을 소유하게 됐으나 브라질 축구협회 사무실에 보관 중이던 트로피는 1983년 12월 또다시 사라져 지금까지 종적이 묘연하다. 도난 당시 펠레는 “월드컵 트로피를 돌려주기 바란다. 돈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쥘리메컵은 월드컵을 창시한 쥘 리메 FIFA 3대 회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프랑스 조각가 아벨 라플뢰르가 디자인했으며 높이 35㎝, 무게 3.8㎏으로 승리의 여신 니케가 팔각형의 컵을 들고 있는 모양으로 제작됐다. 이 트로피는 최초의 월드컵이 열린 1930년 주최국이자 우승국이었던 우루과이에 돌아갔다. 1938년 월드컵 우승팀인 이탈리아가 쥘리메컵을 가지고 있었을 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약탈을 우려했던 이탈리아 축구협회 부회장이 트로피를 구두 상자에 넣어 침대 밑에 감췄고, 이어 전쟁이 끝날 때까지 땅속에 묻어두며 지켜내기도 했다.
1970년 브라질이 쥘리메컵을 가져가면서 두 번째 우승 트로피인 ‘FIFA컵’이 제작돼 1974년 서독 월드컵부터 사용하고 있다. 두 사람이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형상으로 18캐럿 금으로 만들어졌으며 하단에는 우승국의 이름이 새겨진다. FIFA는 쥘리메컵 도난 이후 우승컵에 보험을 들었고, 3회 우승해도 영구 소장하지 못하게 했다. 2006년부터는 우승국이 4년간 보관하던 방식이 바뀌어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수여하고 끝나면 바로 회수한다. 대신 우승국에는 도금한 복제품이 주어진다. 스위스 FIFA 본부에 보관 중인 우승컵은 2년 앞으로 다가온 2026 북중미월드컵의 새로운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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